2024 해움, 새들 입주작가 프로젝트 이세준, 최희정 작가의 첫 번째 전시

고양시 호수공원 안에는 고양시 예술창작공간 해움이 있습니다. 2022년 문을 연 해움은 지역 시각예술인의 창작 공간이자 지역민의 예술 쉼터로, 지역의 시각예술 진흥을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곳에 입주하여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하고, 창작활동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받습니다. 또한 시민은 이와 연계하여 다양한 문화 향유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데요. 예술창작공간 해움은 명실상부한 고양시 시각예술 창작 및 네트워킹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해움, 그리고 또 다른 예술창작공간인 새들에서 8월부터 12월까지 2기 입주작가의 창작 과정 또는 성과를 발표하는 프로젝트가 순차적으로 개최됩니다. 첫 번째 순서로 이세준 작가의 <랍스터 편지>, 최희정 작가의 <우리의 코러스>가 해움에서 8월 6일부터 8월 18일까지 열리고 있다고 해 찾아가 보았습니다.

전시가 진행되는 해움은 고양국제꽃박람회가 열렸던 고양꽃전시관 옆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꽃박람회 때의 북적임과는 다르게 평일 오전의 호수공원은 고요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해움터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호수로71번길 114-9

건물을 들어가기 전, 외부에서도 관람이 가능한 그림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이세준 작가의 작품들이었습니다. 특이하게 캡션이 외부에 부착되어 있었는데 건물 내부에서는 디테일하게, 외부에서는 전체적으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점이 포인트라고 합니다.

여러 작품들 중에서 저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품은 9개의 독립적인 그림이 모여 하나의 큰 그림을 구성하고 있는 <가능세계의 그림들>이었습니다. 작가는 각 그림의 위치를 퍼즐처럼 바꿀 수 있는데요. 이렇게 그림의 위치를 바꾸는데도 하나의 완벽한 그림으로 완성되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이를 통해 관람자는 같은 내용의 그림을 다르게 인식하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팸플릿의 그림과 전시된 그림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또 <써클>이라는 작품은 2021년에 그렸던 그림들을 새로운 그림의 재료로 이용하였습니다. 이 또한 새로운 방식으로 도상 읽기를 요구하는 작품입니다.

건물 안에는 최희정 작가의 개인전이 개최되고 있었습니다. <갈라테이아>라는 작품이 전시장 곳곳에 설치되었고, <오랜만에 내 그림자를 보았다>라는 제목의 비디오가 상영 중이었습니다. 최희정 작가의 작품에는 해움 봄 교육 프로그램 <접힘과 펼쳐짐> 참여자와 함께한 사운드 설치가 함께 전시됩니다. 시민이 즐긴 예술이 작가의 창작 작품에 녹아든 시각예술 네트워킹의 하나의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희정 작가는 소외되는 것과 주류가 되지 못한 것, 그리고 주류였다가 외면당하는 대상들에 끈질긴 관심을 둡니다. 그리고 인간으로서 외면하기 힘든 ‘그림자’ 영역에 몸집과 의미를 부여하는데 현재 전시 중인 ‘갈라테이아’는 작가가 이것의 연결고리로 즐겨 차용하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작품에 있는 수많은 주름은 작가가 외면하고 싶지 않아 하는 개개인의 서사를 상징합니다.

보통 현대미술은 어렵다고 느껴지곤 합니다. 아마도 작가의 철학이 많이 담겨 있기 때문일 텐데요. 접근하기 어려울 수 있는 현대미술이지만 예술창작공간 해움에서 내가 직접 참여한 프로그램이 예술의 일부로 나타나는 경험, 그리고 이렇게 지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양질의 전시회를 통해 현대미술과 조금 더 친숙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2월까지 계속된다고 하니 2024 해움, 새들 입주작가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https://haeumsaedeul.modoo.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