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농어촌 버스'타고 떠나요~ 느림이 주는 선물, 의성 탑리여행

안녕하세요~

의성군블로그기자단 이수이입니다. ^^

“할머니, 어디 가세요?”

“탑리”

“어디 다녀오세요?”

“병원 가서 약 타고 국시 한 그릇 사 묵고 집에 가지.”

버스정류장에 앉은 할머니는 오래간만에 동네 젊은이들이랑 읍에 나왔다고 합니다.

젊은이?

6~70대가 할머니에게는 ‘젊은이’였습니다.

“아지매는 어데 가요?”

“저도 탑리 가려고요.”

지난 1월 1일부터 의성군의 농어촌버스 노선이 전면 무료화가 되면서 집에만 있던 어르신들이 시장이나 목욕탕 등 읍내 나들이가 잦아졌다고 합니다.

아울러 중앙선의 완전 개통과 의성역의 신축 이전은 의성으로의 관광객들도 늘면서 자연스레 농어촌버스 무료승차의 탑승이 유도되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효과를 얻어 갈 것이라고 하는데요~

누구든지 농어촌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지역민의 이동 편의성을 높이고, 지역 상권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농어촌버스 이용객이 늘면서 전통시장이 활성화되는 등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주게 될 것이라 여겨집니다!

의성읍 시외버스 터미널 앞 버스승강장에는 버스 노선 시간표와 버스, 도착시간 안내가 잘 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목적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탑리행 버스가 도착, 의성읍의 시내버스 무료 승차는 지역 주민은 물론 외지인들도 모두 무료라 교통카드를 찍을 필요도 없습니다.

자그마한 버스에는 승강장에서 만난 할머니와 그 동네 즈음으로 가는 어르신들이 함께 소풍 가듯 쏠쏠한 집안 얘기며, 지난 명절날 만난 자식들의 이야기, 그리고 아랫마을, 윗마을 동무와 마을 사람들의 안부가

오갑니다. 어찌나 재밌던지 금세 탑리역 앞입니다.

“할머니, 안녕히 가세요.”

“기사요, 고맙소~~”

“아지매도 잘 가소.”

그렇게 저는 뚜벅뚜벅 걸으며 탑리리 감성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의성읍에서 농어촌버스를 타고 30여 분 남짓이면 도착하는 금성면은 작은 시골마을로 마을 구경이 참 재밌는 곳입니다. 마치 어릴 적 살았던 적이 있는 동네 같기도 하고, 천천히 걸으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

해서 언제나 즐겁습니다.

금세 도착한 추억을 담는 곳, 탑리역 폐역입니다.

2024년 12월 20일에 중앙선 철로를 이전하면서 폐역으로 역사 속에 잠들었습니다.

금성산을 본떠 설계하여 건축했다는 탑리역은 마치 성곽을 쌓아놓은 듯한데 인적이 끊겨버린 탑리역엔 어느 곳에도 들여다볼 구멍 없이 전부 막아버려 너무 아쉬웠는데요.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찾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

자박자박 걷는데 담장에도 벽화가 그려졌습니다.

‘청년이 숨 쉬는 문화거리’. 제법 요즘 그림이라 밝습니다. 요즘 트렌트가 잘 조화된 밝고 생기 돋는 뉴트로한 분위기의 거리라 발걸음도 가벼워지듯 합니다.

나의 학창 시절이 그리워지는 만원 버스. 교복 입고 만원 버스에 매달려 콩나물시루 같던 통학버스를 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요즘은 상상도 못할 그 시절의 추억이 묻어나는, 1954년 문을 연 금성(탑리)버스터미널은 1970년대 당시에는 하루 1천 명의 승객들이 오가며 붐비던 호황을 누리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