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거닐며 면천 문화재 깊이 들여다보기

충남 당진시 면천면 성상리 930-1


당진 시립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2024 길 위의 인문학 사업 '시간 속 쓸모를 찾아서'의 일정에 합류해 역사와 문화의 고장 당진시 면천을 다녀왔습니다.

박 수밀 교수님과 마을 해설 사가 동행해 면천면 문화재를 깊이 들여다 볼 수 있어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동 경로는 객사-> 군자정-> 그 미술관-> 향교-> 골정지 입니다.

9월 7일(토) 오후 1시 30분에 참여를 신청하신 분들이 면천 객사에 모였습니다. 가을 초입도 무색하게 오후의 땡볕에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올라 객사 안 지붕 밑에서 더위를 식히며 오래된 터가 갖고 있는 서사에 귀를 기울입니다.

조선시대 관사였던 면천 객사는 과거에 면천 공립 보통학교가 있던 자리로, 면천 국민학교에서 면천 초등학교로 명칭이 바뀐 후 1972년 면천읍성 복원사업으로 면천 초등학교가 이전하자 그 자리에 면천 객사가 복원되었습니다. 현판에 새겨진 '조종관'의 뜻은 강물이 흘러 바다로 들어간다는 의미로 면천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과거 객사의 역할은 상급 관청에서 온 관원이나 사신들이 머물면서 회의, 행정 업무, 숙식을 했던 곳으로 규모나 명칭으로 볼 때 옛 면천군의 위상이 어느정도 인지 짐작 가능하며 행정 교통의 중심지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객사 옆에는 천연 기념물로 지정된 1100년 은행나무 두 그루가 위용을 자랑하며 서 있습니다. 나무에 얽힌 설화가 전해지는데 고려의 개국 공신 복 지겸 장군이 나이 들어 낙향 후 병이 들었는데 영랑이라는 딸이 아미산에 올라 정성껏 백일 기도를 드립니다 .마지막 100일 째 되는 날 , 신선이 나타나 은행나무 두 그루를 심고 진달래를 따 안샘 물로 술을 담아 3개월 후 드시면 병이 낫는다 하여 그렇게 했더니 병이 씻은 듯 나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영랑이 담은 술이 지금도 유명한 '두견주'입니다. 해마다 마을 주민들은 은행나무에 모여 목신제를 지냅니다.

객사 위쪽으로 조금만 걸으면 군자정이 나옵니다. 목조 기와 지붕의 팔각형 정자인데 1803년 당시 면천 군수 유한재가 면천 객사 연못 안에 조그만 섬을 만들고 정자를 지었다는 기록이 전해집니다. 이곳에서 군자의 도를 닦는 선비들이 모여 학문과 시를 짓고 토론도 하며 술도 한잔 기울이고 풍류를 읊던 장소지요.

사방이 확 트여 풍광이 좋으며 위쪽에 영랑 효공원이 있습니다. 봄이면 벚꽃이 떨어져 수면 위가 핑크로 물들어 감상하거나 사진 찍기에 좋은 곳입니다.

그 미술관은 기존 면천 우체국을 리모델링한 미술관으로 1층은 우체국 업무를, 2층은 전화 교환원이 근무하던 교환실, 뒤편엔 우편물을 구분하는 집배실과 국장 관사가 있었습니다. 2017년 지역 문화사업을 사랑하는 미술가에 의해 미술관으로 개관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지역 작가 발굴과 그림을 통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복합 예술 공간으로 사랑 받고 있습니다.

전시실에는' WIT WIT WIT'라는 주제로 권 동혁 작가의 작품이 전시 중입니다. 전시 기간은 9.1일 부터 9.29일 까지 한 달 간 입니다.

작가 노트를 인용하면 '이번 전시는 단청이나 민화에서 나올법한 색과 형식을 그림에 적용해 생동감을 주었으며 자연과 사람을 통한 감성과 해학, 신명을 더한 작업이다. 우리 주변에 흔하게 볼 수 있는 일상과 위트를 공감하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작가 님께서 직접 작품 해설을 해 주셨는데 '꽃 장화 컬렉션'이라는 작품이 산뜻해 눈길이 갔습니다. 작가 님 할머니가 농사를 지으시는데 장화를 이렇게 세워 놓아야 벌레나 뱀 그 외 시골에 서식하는 다른 것들이 장화 속으로 들어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조선 시대 지방 교육기관인 면천 향교입니다. 건립 시기가 정확하지 않지만 1392년에 창건 된 거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건물 배치는 앞쪽에 명륜관 ( 유생들이 공부 하는곳)이 있고, 양옆으로 학생들의 기숙사인 동재와 서재, 뒤쪽에는 공자와 여러 성형들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대성전이 있습니다. 음력 2월과 8월 두 번 제사를 지냅니다. 내부 공사 중인 관계로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어 아쉬웠어요.

'여민동락 연암로 '라고 새겨진 도로를 따라 골정지로 향합니다. '여민동락 '이라는 뜻은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 한다는 뜻으로 맹자에서 유래된 사자성어입니다.

연암 박지원 선생님의 애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새겨 놓은 듯 합니다.

골정지는 1797년 면천군수로 부임한 연암 박지원이 마을에 가뭄이 심해 만든 연못으로 중앙에 섬을 만들어 정자를 세웠는데 봄에는 벚꽃이 멋지고 여름엔 연못 가득 연꽃이 장관을 이룹니다. 고려 때는 벽골지로 불리다 조선 중엽 이후 골정지라 불렸으며 못 가운데 육각형 건곤일초정이 있습니다.

건곤일초정은 '하늘과 땅 사이에 하나의 초가 지붕 정자'라는 뜻으로 방문객에게 시원한 그늘을 선사 해 쉬어가기에 좋습니다.

역사 문화 마을 면천을 둘러보며 문화재들의 쓰임을 이해하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더불어 문화재를 발굴 보존 유지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면천읍성

충남 당진시 면천면 성상리 771-2

○ 취재일: 9월 7일 (토)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단지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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