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떠나는 세월이 녹아 있는 '신대동 벽화 골목'

요즘 오래된 구형 디지털카메라로 사진 찍는 것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항상 들고 다니던 풀프레임 카메라는 두고 오래전에 사용하던 디지털카메라만 들고 대덕구 신대동 벽화 골목을 취재 다녀왔습니다.

사실 보조용으로 옛 카메라를 항상 같이 가지고 다니지만, 사진의 품질을 의식하다 보니 신형 풀프레임 카메라로만 찍게 됩니다. 눈 질끈 감고 구형 카메라로만 촬영했는데, 우려했던 것 보다 사진이 괜찮게 나와서 다행입니다.

제법 더운 날씨지만, 그늘은 제법 시원하게 느껴져서 앞으로 더 더워지면 자전거 타기 힘들 것 같아 용기를 내 자전거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신대동 벽화마을로 가는 도중 대덕구 읍내동과 신대동을 경계로 하는 '당산' 아래에 '현감한공성보몰세불망비'라는 비지정 문화제를 발견하여 사진으로 기록하였습니다.

자연석인 바위에 뚜렷하게 새겨진 암각비로 옛날에는 이곳에서 배를 탔었던 기록이 전해지고 있었고, 이곳에서 동춘당 송준길과 우암 송시열 선생이 이곳에서 배를 탔던 기록이 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비지정문화제로 남아있지만, 주변 도로공사와 암각에 페인트 등이 뿌려져 있는 것을 보니 혹시 훼손되지 않을까 염려되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리랑로 25번 길을 따라 길게 다수의 시멘트 공장과 자동차 폐차장, 사료 공장 등이 줄지어 있어서 먼지가 많아 목이 컬컬한 기분으로 약 2km 남짓 도로를 달려 도착한 곳은 신대천이 흐르는 벽화 골목입니다.

녹색을 기본 바탕으로 한 파스텔 톤으로 칠해진 벽에 다양한 화분이 그려진 골목으로 옛 60~70년대의 골목 분위기가 남아있는 곳입니다.

전체적으로 빈티지해진 느낌의 벽화가 정겹고 매력적으로 느끼게 되는 골목으로 차분한 화분 그림이 마음을 편하게 해줘서 신대동에 올 때마다 가장 먼저 들리게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세월이 흘러 페인트도 조금씩 벗겨지고 있지만, 오히려 그 느낌이 사진 찍는 사람으로서는 더욱 멋있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옛 향수도 불러와 더욱 좋아하게 된 곳입니다. 이곳의 위치는 <대전광역시 대덕구 신대동 502-20 공영주차장> 앞에 있습니다.

그리고, 약 540세대의 '신대주공아파트'로 이동하면 또 다른 분위기의 벽화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새롭게 들어선 신형 아파트와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오래된 골목이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곳 ​대덕구 회덕로 14번 길 일대는 대덕구 와동 초등학교와 신대 주공아파트, 신대 노인복지관이 인접해 있어 평소 어린이나 노약자의 통행이 잦은 곳입니다.

다소 어둡고 후미진 골목이었지만, 2017년 4월 말에 법사랑 위원 '대덕구 지구협의회'와 뒷골목 벽화 그리기 행사를 통해 음침하게 느껴졌던 골목을 밝고 화사한 벽화 골목으로 재탄생시켜 범죄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곳 신대동 벽화 골목을 거닐다 보면, 어릴 적 다양한 추억들이 생각납니다. 대부분 호기심이 많아 골목과 옆 동네를 누비며 참 많은 재미있는 놀이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서 절로 미소가 지어진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 중 하나를 이야기 하자면, 눈 내린 한 겨울 골목 공터에서 다 땐 폐연탄으로 두 개의 성을 짓고 각자의 성을 점령하기 위해 눈싸움하던 장면은 아직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지 못하고 있는 재미있는 추억입니다.

이제 이곳 신대주공아파트 주변도 재개발 논의가 간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소문입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세상의 변화는 당연하지만, 자주 보고 친숙해진 오래된 어떤 것들이 없어질 때는 마음이 후련하기보다 아쉬움이 더 큰 기분입니다.

그렇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혼란스럽습니다.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장마 소식이 전해오고 있습니다. 더위 조심, 장맛비로 인한 피해 예방에 신경 써야 할 때입니다. 올해 여름도 안전하고 평화롭게 지나게 되길 바라는 마음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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