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캠핑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

대한민국 국가대표 카라반 전용 캠핑장

강호에 병이 깊어 자연에 눕고 싶은 사람들은 지리산을 찾아가야 합니다.

불가에서 득도하는 것을 돈오(頓悟, 갑자기 한순간에 깨우침)라 하지만, 지리산 뱀사골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면 정말 내가 마음에 병이 있었던 사람이었나 의심이 갈 정도로 찰나의 순간에 모든 걱정과 근심이 날아가 버리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뱀사골 계곡의 모습과 소리는 강렬했습니다. 보자마자 스트레스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멀리 수도권에서도 이곳으로 캠핑을 오나 봅니다. 운전을 오래 해도 이곳에 오면 하나도 피곤해지지 않으니 말입니다.


초여름 산내 그리고

지리산 뱀사골 계곡

마을에 돌아다니는 강아지보다 수달을 더 자주 볼 수 있다는 산내(山內面)의 모내기가 막 끝났을 무렵.

하늘은 맑고 마을은 평화로웠습니다. 길가 민박 펜션 마당에는 주말 손님을 위해 장작을 정리하고 나물을 삶아 말리느라 바빴습니다. 얼마 만에 다시 온 지리산인지 모르겠습니다. 차창을 자동으로 열게 됩니다. 그리고 이윽고 뱀사골 입구에 들어서자 계곡 물소리가 달리는 차 소리보다 더 크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의 해는 따가운데 하나도 덥거나 후텁지근하지 않고 상쾌한 기분이 드는 것은 지리산 뱀사골에 들어와 있기 때문입니다. 터미널 앞 다리 위에 서서 뱀사골의 모든 것을 내 몸에 다 들였습니다. 햇빛도 소리도 향기도. 너무 좋았습니다. 30년 전에 이곳에 처음 와서 느꼈던 그 느낌 그대로입니다. 산도 물도 향기도 변하지 않았는데 내 머리 위에만 서리가 내렸습니다.

뱀사골 터미널에서 계곡의 상류 쪽, 국립공원 관리소를 지나 오른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오늘의 목적지 학천야영장이 나옵니다. 이곳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최근 캠핑 트렌드를 반영하여 만든 카라반 전용 캠핑장입니다. 2020년 오픈했습니다. 우리나라에 단 두 곳뿐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월악산에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 가려져 있다가 최근 들어 다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단 두 곳만 있는

국립공원 카라반 전용 캠핑장

지리산 학천야영장

지리산 뱀사골과 달궁계곡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과 계곡답게 멋진 비경을 따라 많은 국공사립 캠핑장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국공립 캠핑장만 하더라도 뱀사골 1, 2 캠핑장, 덕동 야영장, 달궁 오토캠핑장 등등 최근 깨끗이 정비를 마치고 캠퍼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 학천야영장은 카라반 전용이기 때문에 더더욱 각광(脚光)을 받고 있습니다.

캠핑 사이트는 총 27자리가 있으며, 그중 4자리는 캠핑카 없는 가족들을 위해 풀옵션 캠핑카를 들여놓았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편하게 캠핑할 수 있습니다. 모든 자리에는 기본 테이블과 전기, 수도, 오수 장치가 마련되어 있어 그야말로 카라반 캠핑하기 너무 좋습니다.

가운데 공용 공간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자리가 되어 있습니다. 어느 자리나 달궁계곡의 물소리와 반야봉의 바람 소리가 그윽하게 들립니다.

캠핑장 한편에는 화장실과 샤워장 개수대와 식수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샤워장의 경우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면 온수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으며, 바비큐를 즐기는 가족들을 위해 남은 재를 처리하는 장소도 있습니다. 캠핑장에서 작은 길만 건너면 멋진 계곡도 즐길 수 있습니다. 계곡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만한 곳도 있고, 강심장이라도 보면 떨리는 깊은 곳도 있습니다. 캠핑장 위로 올라가면 더 멋진 계곡도 볼 수 있습니다.


캠핑카가 없어도 OK

멋진 풀옵션 카라반을 이용할 수 있어

카라반 전용 캠핑장이라고 꼭 카라반을 가진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곳에 있는 풀옵션 카라반은 정말 반짝반짝한 새 카라반입니다. 단돈 몇만 원으로 1박 2일 멋진 카라반 캠핑을 할 수 있습니다. 카라반에는 정말 없는 것이 없습니다. 취사도구와 냉난방 시설은 물론 화장실, 샤워기, 2층 침대, TV는 물론이고 바비큐 그릴도 있어서 개인 세면도구와 침구, 그리고 요리 재료만 준비해 가면 환상적인 캠핑을 즐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어린아이들이 너무 좋아합니다.

캠핑카 바로 옆에는 나무 데크로 멋진 공간을 꾸며놓았습니다. 바비큐 화덕, 4인용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멋진 그늘이 공간을 마무리해 놓았습니다. 가족 위생을 위해 석쇠는 따로 준비해 가는 게 좋고, 숯도 별도로 준비해 가면 됩니다. 캠핑 갈 때 아이들 때문에 짐이 너무 많아 힘들어했던 가족들에게는 정말 신세계입니다. 비록 네 자리밖에 없어서 예약 경쟁은 치열하지만 이 정도 환경과 조건이라면 정말 정신 바짝 차리고 도전해 볼 만합니다. 그리고 직원분 말이 가끔 취소되는 것도 있다고 하니 대기라도 걸어 놓고 기다려 봄직도 합니다.

이 캠핑장의 가장 큰 장점은 주변 환경이 너무 좋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멋진 하늘과 숲, 그리고 기가 막힌 계곡 가에서 캠핑하는 것도 좋은데 모든 것을 국립공원에서 관리해 주고 보호해 주니 정말 마음 탁 놓고 편하게 쉴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라 모든 시설이 새것 같은 것도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캠핑장 위아래로 마을과 식당이 많이 있어서 번거롭게 음식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니다. 캠핑 초보 가족들이나 캠핑 권태기에 빠진 가족들에게 너무 좋은 조건입니다.

이렇게 좋은 캠핑장을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습니다. 앞으로 이런 공공 캠핑장이 많이 들어섰으면 좋겠습니다.


⁂ 캠핑장 주변에서 놀기

✓ 계곡에서 놀기

캠핑장 주변이 모두 계곡입니다. 아이들이 놀 수 있을 정도로 잔잔하고 얕은 곳도 있고, 강심장이라도 무서울 것같이 깊은 곳도 있습니다. 수온이 굉장히 차기 때문에 아무리 용감한 사람이라도 1분 이상 발을 담그기 힘들 정도입니다. 계곡 가에 앉아 기가 막힌 물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시원한 바람과 함께 날아와 얼굴을 적시는 미스트를 받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됩니다. 계곡이 좋기 때문에 이 캠핑장에 오는 것입니다. 꼭꼭꼭!!! 계곡에 가 보세요.

✓ 멋진 계곡길 걷기 (계곡 트레킹)

캠핑장이 있는 달궁계곡, 바로 근처에 있는 뱀사골 계곡 모두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그야말로 지리산 계곡입니다. 모든 길을 국립공원에서 관리하고 있어 항상 안전하고 깨끗하고 편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간단한 식수나 간식만 가지고 가면 하루 종일 걸어도 지루하지 않고 힘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거의 전 구간이 해를 볼 수 없는 깊은 숲길이어서 너무 좋습니다.

워낙 넓은 지역이기 때문에 산책을 가기 전에 관리소에 꼭 문의하시고 관리소 전화번호를 저장하는 게 좋습니다. 예쁜 길 안내를 받을 수 있고, 안전 관련 주의 사항도 전달받을 수 있습니다.


⁂ 캠핑장 밖에서 놀기

✓ 인월 오일장

인월 읍내에 서는 인월장은 매 3일과 8일로 끝나는 날에 열리는 산골 오일장입니다.

다른 산골의 오일장들은 많이 사라지거나 규모가 축소하는 반면 인월 오일장은 다행히 아직 매번 북적입니다. 지리산 주변의 약재와 산나물은 물론 다양한 농수축산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경남 함양과 전북 남원이 만나는 곳이다 보니 시장을 돌아다니면 경상도와 전라도 사투리 모두 자연스럽게 들리는 재미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학천야영장에 자리를 잡았으면 군내버스를 타고 시장에 들러 재미있는 구경과 맛있는 먹거리를 사서 캠핑장으로 돌아와 편하게 먹을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어물전에 들러 자반고등어를 사서 캠핑장에서 숯불에 구워 먹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오리알도 사서 아침에 버터와 함께 스크램블 해 먹으면 너무 맛있습니다. 풍미 자체가 일반 계란과 많이 다릅니다.

✓ 실상사

실상사는 천년 고찰입니다. 지리산 천년의 시간을 고스란히 담은 절입니다. 산내면 소재지, 지리산 연봉들이 잘 보이는 넓은 땅에 절집이 있습니다. 이곳의 철불(鐵佛, 철제여래좌상)은 국난 극복을 위해 만든 작품 중의 작품입니다. 아침 일찍 가거나 해 질 녘에 가면 분위기가 너무 좋습니다. 시원한 샘물도 좋고 절 안의 공기도 바깥과 다릅니다. 절 안뜰을 걸으면서 곳곳에 있는 문화재를 감상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학천야영장 이용정보📍

• 주소(내비게이션) : 전북 남원시 산내면 덕동리 16

• 전화 : 063-630-8950 (뱀사골 분소)

• 입/퇴실 시간

A 구역 (카라반 전용 야영지) : 오후 2시 ~ 익일 오전 12시

B 구역 (카라반) : 오후 3시 ~ 익일 오전 11시

• 예약 : 국립공원공단 통합예약 시스템에서 예약

* 경쟁이 치열하니 최소 한 달 전부터 접속하여 일정 확인하고, 이미 예약이 차 있더라도 대기를 꼭 걸어 두세요. 자세한 내용은 시스템에 접속하여 얻을 수 있습니다.


📍지리산 학천야영장📍

이용 시 알아두면 좋은점


글, 사진=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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