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24 울주블로그기자단 오준서입니다.

11월 중순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항상 이때쯤 되면 빼먹지 않고 가는 곳이 있는데 바로 해마다 억새평원 절경이 펼쳐지는 울주 간월재입니다.

특히 우리 블로그를 통해 간월재를 소개해보고자 올해도 변함없이 간월재에 다녀왔습니다.

이른 새벽 동틀 무렵, 좀 더 일찍 그리고 좀 더 빨리 간월재에 오르고파 일찌감치 출발했습니다.

간월재에 오르는 탐방로는 여러 군데 있습니다만 저 처럼 산을 간혹 타신다거나 아예 등산 초보라 하시는 분들은 간월재 사슴농장 코스라하여 바로 이곳 배내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한 뒤 정리 잘 된 임도를 따라 약 1시간 50분에서 2시간 정도 오르면 아주 쉽게 간월재에 당도할 수 있습니다.

또 이 코스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덕분에 이곳이 간월재 신불산 등산로 입구라는 안내표지도 크고 친절하게 잘 되어 있기때문에 누구나 부담없이 가볍게 산책한다는 마음으로 충분히 올랐다 내려올 수 있습니다.

새벽시간 산에 오르면 가장 설레이고 기분좋은 순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어둑어둑 햇살 없는 산 길을 걷다가 나도 모르게 언제부터인가 햇빛 스며들어 주변이 금세 환히 밝혀진 순간인데요.

근데 하나 놀라웠던 것은 제가 간월재에 오르기 시작하고 몇 분 뒤 벌써 내려오시는 분들이 더러 계셔서 놀라웠습니다.

아마 전날 간월재에 가셨다 하루 머물다 오셨거나 아님 정말 일찍 올라가서 일출 보고 내려오셨겠죠?!

저 또한 간월재에서 일출을 보고 내려온 경험이 있는지라 간월재에서 본 일출은 간절곶 일출 만큼이나 멋지고 굉장했습니다.

제가 작년 겨울께 간월재에 다녀온 후 약 1년 만에 다시 찾은 간월재 사슴농장 코스인데요.

약간의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렇게 중간중간 틈틈히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도록 마련된 벤치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간월재 사슴농장 코스가 임도인지라 항상 찾을 때 마다 잠시 앉았다 갈 수 있는 벤치 같은 게 있었음 참 좋겠다 했거든요.

아니나다를까 이번에 다시 찾은 간월재 사슴농장 코스에서는 예전보다 훨씬 더 많아진 쉼터들이 눈에 띄게 많이 설치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힘들면 잠시 쉬어가세요!

간월재 사슴농장 코스는 보시다시피 여느 다른 산이나 탐방로와는 달리 약간의 오르막 내리막의 연속으로 대부분 모두 평지길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는 코스입니다.

주말이면 가족단위의 방문객들로 하여금 아이들과 함께 오른다거나 친구들 그리고 이웃, 연인들 심지어 반려동물과 함께 가벼이 산책이나 운동하러 나온듯 찾는 분들이 많으며 특히 조금만 늦게오면 주차할 공간이 없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찾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제가 방문한 날은 기상예보 상 올 가을들어 가장 추웠던 날이었다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오르면 오를 수록 곳곳에 물이 얼어 고드름이 맺혀있는 진풍경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간월재는 가을의 억새풍경도 멋지지만 겨울의 설경 또한 멋진 곳인데요.

아직 겨울의 설경은 한 번도 보지 못했으나 이번에 오르며 맺혀있는 고드름을 보고 있자니 올 겨울만큼은 설경 구경하러 한 번 더 올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앞서기도 했습니다.

어서 빨리 더 추워지기를 바라봅니다.

'아는 맛이라 더 무섭다'는 말이 있듯이 '아는 길이라 더 설렌다'라는 말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해마다 오르는 간월재라 이제 저 모퉁이만 돌아서면 간월재가 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 '고생 끝에 낙이 온다'라는 말이 있듯이 '고생 끝에 간월재 보인다'라는 말도 한 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간월재 억새평원 근황을 말씀드리면 올 가을은 가을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날이 많이 더웠잖습니까.

그런 덕분인지 '이제 시작이다'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로 아직까지는 간월재 억새평원 특유의 은은한 물결을 감상하기에는 조금 일러 보였습니다만 앞으로 날이갈수록 좀 더 추워지면 은은한 빛도 한 층 더 해 가겠죠?

간월재 억새평원, 신불산 억새평원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신불산 능선을 따라 3km의 억새평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봄에 새순이 피어올라 요즘과 같은 가을에 은빛 물결 찬란한 하늘억새길이 열리는 명소입니다.

또한 울산 12경에 속해있으며 하늘 아래 가장 아름다운 사색, 소통, 치유, 자유의 길로 전국 최대 규모의 평원으로도 꼽힙니다.

아울러 간월재는 영남알프스의 관문이기도하며 삶의 길이기도 합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간월재 인근 배내골에 살았던 사람들 그리고 소금장수, 소장수, 장꾼들이 줄을 지어 이곳을 넘었고 특히 이곳 주민들은 시월이면 간월재의 억새를 베어다 날으며 다발로 묶어 소 질매에 지우고 지게에 한 점씩 지고 내려와 억새지붕을 이었다 전해집니다.

간월재와 관련된 시문도 있습니다.

시인 최병암 선생이 지은 '신불산 간월재'라는 시문입니다.


신불산 간월재


혹시 폭염에 지친 어느 여름날

구름아래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숨막히듯 힘겹게 느껴지시거든

이 곳 신불산 간월재에 올라오시라.

올라와 세상 가득찬 운무를 밟고 서서

찬란한 태양과 새파란 하늘을 맞으시라.

또 지척 오만 평 억새밭에 너울대는

고된 생을 진 짐꾼들의 떠도는 영혼을 만나시라.

혹시 비바람 몰아치는 어느 궂은날

비구름에 둘러싸인 세상일들이

두렵고 원통하게 생각되시거든

이 곳 신불산 간월재에 올라오시라.

올라와 저아래 왕방곡 죽림굴 숫막터

새 하늘과 새 땅 그리던 민초들을 생각하시라.

또 조국의 운명을 놓고 좌우로 갈라져

목숨을 들풀같이 태운 저 젊은 전사들을 기억하시라.

혹시 날도 저물고 밤안개 어스름한 날

삶의 의욕이 안개처럼 흩어지고

남은 삶 갈 길 몰라 문득 공허하시거든

이 곳 신불산 간월재에 올라오시라.

올라와 잃어버린 주인 한없이 기다리는

갈색 개 한마리의 순진한 눈망울을 마주보시라.

또 수많은 인생들의 소원 가득 품고 우렁차게 흐르는

파래소 폭포 그 맑고 힘찬 물소리를 듣고 가시라.

시문에서처럼 찬란한 태양과 새파란 하늘을 맞으며 지척 오만 평 억새밭에 너울대는 고된 생을 진 짐꾼들의 떠도는 영혼을 만날 수 있으며 저아래 왕방곡 죽림굴 숫막터 새 하늘과 새 땅 그리던 민초들을 생각하며 조국의 운명을 놓고 좌우로 갈라쳐 목숨을 들풀같이 태운 젊은 전사들을 기억하고 잃어버린 주인 한없이 기다리는 갈색 개 한마리의 순진한 눈망울을 마주보며 수많은 인생들의 소원 가득 품고 우렁차게 흐르는 파래소 폭포의 맑고 힘찬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신불산 간월재에 오셔서 떠나려는 가을, 다시 찾아드는 겨울 만끽해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해당 내용은 '울주 블로그 기자'의 원고로 울주군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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