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가을축제 무섬외나무다리 축제 후기
🏠주소 : 경북 영주시 문수면 무섬로 234번 길 31-12
☎️전화번호 : 054-634-0040
🅿️주차장 : 있음
🚻화장실 : 있음
가을이면 생각나는 무섬외나무다리 축제
영주 무섬외나무다리 축제 후기
아름다운 뭍의 섬 무섬은 마을 전체가 대부분 고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빈 고택이 아니라 주민들이 보존하며 거주하고 있는 고택입니다.
마을을 돌다 보면 먼 과거로 여행하는 듯한 느낌, 그 느낌의 끝에는 언제나 추억의 외나무다리가 있습니다.
초가을로 접어들면 상사꽃이 마을 앞 둑에 피어 목을 길게 빼물고 여행자들을 부르고 또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움이 조금씩 짙어지는 무섬의 가을입니다. 구름이 붓질해 놓은 하늘은 목을 길게 뺀 상사화의 모습을 절절한 기다림으로 형상화하기에 너무 잘 어울리는 모습이지요.
오늘은 무섬마을 외나무다리축제가 있는 날, 무섬외나무다리축제에는 특별한 퍼포먼스가 있습니다.
그중 첫날 퍼포먼스는 전통혼례식 시연입니다. 먼 옛날 꽃가마 타고 외나무다리를 건너 시집오던 여인들의 혼례를 축제일에 맞춰 퍼포먼스로 보여주는 날인데요, 먼저 풍물단의 흥겨운 놀이로 분위기를 한껏 북돋워 줍니다. 가마꾼들이 든 가마를 탄 새색시가 외나무다리 건너 시집을 옵니다.
축하객들이 뒤를 잇고, 마을 사람들은 새색시 구경을 왔네요. 수줍음에 살포시 고개 숙인 새색시의 모습에 괜히 제 가슴이 두근두근 설렙니다.
가마꾼들이 마을에 도착하면 이제 혼례가 치러집니다. 서로 마주 선 신랑과 신부는 평생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서로를 존경하고 사랑하겠노라는 맹세를 하며 서로에게 예를 갖춥니다. 제 어린 기억에도 이런 장면이 낡은 필름처럼 남아있었는데, 가슴 뭉클하고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시집온 새댁은 가난도 감사하며 가족들을 위해 희생과 겸손으로 평생을 살았습니다. 외나무다리 건너 멀리 친정이 있는 새댁은 친정 나들이도 자주 못하면서 뭍의 섬 무섬에서 한 생을 바치고 삽니다.
어느 날 새댁도 할머니가 되어 이제 이 세상을 하직하게 됩니다. 마지막 가는 길, 가장 화려한 순간이지요. 평생 가족을 위해 발이 부르트도록 일하고 쫓아다녔는데, 오늘은 발을 바닥에 닿지 않아도 호사하며 마지막 길을 떠납니다.
스무 명이 넘는 가마꾼들이 이끄는 꽃상여를 타고 시집오던 새댁이 이제 할머니가 되어 죽어서 외나무다리를 건너 뭍으로 돌아갑니다.
구슬픈 장송곡을 들으며, 애끓는 상주의 곡소리를 들으며 이승과 저승 사이의 강을 건너 가시문을 엽니다. 상주의 곡소리와 상여를 이끄는 분의 곡이 얼마나 구슬픈지 지켜보는 내내 마음이 울컥해서 눈시울이 자꾸 붉어지곤 했습니다. 참 경건한 행렬이었습니다.
상여가 도착한 곳에서 이제 땅으로 돌아가는 의식을 치릅니다. 무덤을 파서 관을 묻고 상여꾼들이 땅을 다지고 무덤을 씁니다. 상주는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는 고인을 두고 더 애절하게 곡을 합니다. 그렇게 한 사람의 인생이 저승강을 건너 가시 문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장례가 끝나고 이제는 빈 상여만 돌아가는 길, 흥겨운 음악과 함께 상주와 상여꾼들이 춤을 추며 돌아갑니다. 퍼포먼스라 훈훈하게 마무리하는 줄 알았는데 옛날에도 호상일 때는 상주들이 산에서 돌아갈 때는 즐겁게 노래하며 춤을 추며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 돌아가신 분이 이승에 대한 걱정을 덜고 더 환한 저승길로 가실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합니다.
슬펐던 시간이 흥겹게 마무리되는 설렘과, 슬픔과, 감동과 재미가 있는 아주 멋진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축제였습니다.
그 이외에도 여러 가지 체험 부스가 설치되어 재미있는 체험을 할 수 있었는데요, 특히 인상이 깊었던 것은 옛 무섬마을에는 우물을 파 놓고 물을 길어 먹었다는, 우물을 만들어 놓았길래 체험을 해봤습니다. 무거운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물을 여 날랐을 아낙들의 노고를 체험한 날이기도 했어요.
매년 10월 초에 열리는 무섬마을 외나무다리축제에 꼭 한 번 가을여행 오세요. 아름다운 장면과 가슴 뭉클한 장면을 보시게 되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무섬마을 외나무다리를 너무나 사랑하는 제 자작 시조 한 편을 소개합니다.
무섬
- 전영임 -
한 폭의 수묵화 해 지는 뭍의 섬
도도한 강물 소리 현을 타듯 노래할 때
점점이 흩는 모래알
깊은 잠을
뒤채요
별을 따러 가려는가 피라미도 자맥질
지치지도 않는지 온몸 던져 밤을 세지만
만만한 세상은 없지
너무 멀어 섧고요
꽃가마 타고 오던 향기로운 봄날은 짧아
자옥하게 서린 정 홀연히 사라져도
한 생이 또 다른 생을
품어 주는 그리운 강
* 무섬 : 경상북도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 소재, 마을 3면이 물로 둘러싸여 있는 물돌이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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