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종가와 김장생 선생 묘소 일원 역사 산책-논산시 연산면 고정리
최근 겨울같지 않게 날씨가 많이 포근해졌습니다.
춥지 않을 때 야외 김장생 묘소 일원으로 가보았습니다.
김장생 묘소 일원 앞에는 고가가 있는데, 바로 사계종가입니다.
사계고택은 계룡시에 있고, 이곳은 사계종가라고 되어 있습니다.
사계 선생의 재실 염수재인데, 현재 사계 김장생 선생의 종손이 살고 있어서 종가라고 합니다.
김장생 선생은 서울 정동에서 태어났고 논산의 연산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논산시 연산면의 사계종가 대문 앞에는 붉은 기둥의 홍살문이 맞대어 있습니다.
이렇게 된 경우는 처음 봤는데, 홍살문에는 '효자' 글자가 있는 것을 보니 효자 정려로 보입니다.
별도의 정려각을 세우지 않고 대문 기둥에 밀착된 모습입니다.
내용을 읽어보니 효자는 김재경이란 분입니다.
자료를 검색하니 김재경은 김장생의 후손으로, 광산김씨 7대조에게 자손이 없어서 양자가 됐는데, 나중에 양어머니가 3형제를 두면서 구박을 받았지만 양어머니에게 효도를 다했다고 합니다.
1864년에 효자 명정을 내렸고 별도로 정려각을 세우지 않은 채 고종1년(1874년)에 김장생의 재실인 염수재 정문에 붙여서 명정 현판을 걸어 둔 것이라고 합니다.
150년 된 조선 후기의 정려입니다.
대문은 열려있고 사람의 자취는 들리지 않는데, 강아지 한 마리가 짖지도 않고 귀엽게 쳐다봅니다.
사계종가 앞에는 비가 하나 있습니다.
처음에는 '우당'으로 읽었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왕당'으로 읽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 글자 尤는 '더욱 우'이기도 하지만 '절름발이 왕'으로도 읽는데, 왕당 김용승 선생의 비입니다.
왕당 김용승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조선총독이 사계 재실인 염수재를 방문하여고 할 때 가로막았는데 그것을 기념하는 비라고 합니다.
내용읽지는 못했지만 아마 뒷면에 자세히 새겨놓았을 것입니다.
대문에서 옆으로 돌아가면 주차장에서 들어가는 쪽문에도 '사계종가' 현판이 있고, 이 쪽문으로 들어가면 고택 찻집 '동행'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찻집 '동행'은 3월1일까지 임시 휴업이라고 차를 마시지는 못했습니다.
사계종가이면서 재실인 염수재 흙돌담을 따라 남천이 여러 그루 있고 남천의 빨간 열매가 빛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뿌연 겨울의 모습에 활기를 줍니다.
흙돌담 너머로 보니, 작은 문을 지나 사당이 보입니다.
사당으로 들어가는 문이 참 소박합니다.
사계종가이면서 염수재를 둘러싼 흙돌담은 마치 해자를 둔 것처럼 담을 빙 둘러서 과수원을 만들고 연두색 울타리를 둘러서 접근하지 못하도록 벽을 한겹 더 만든 모습입니다.
다른 곳에서 보지 못한 모습이라 재미있기도 합니다.
기록을 찾아보니 이 과수원 울타리는 아마도 2018~9년 사이에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계백 장군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길이 솔바람길이라고 합니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 둥글 둥글 무덤이 보입니다.
이곳은 논산시 연산면 고정산 자락인데, 서쪽으로 소나무로 아늑하게 둘러서 동남향으로 무덤을 만들었습니다.
몇년 되지 않은 산뜻한 검은색 '김장생 묘소'안내판 옆으로 낮은 검은 비가 있는데, 광산김씨가 이곳에서 번성하게 된 어머니, 양천허씨의 이야기를 새긴 비입니다.
양천허씨는 김장생 선생의 7대 조모라고 합니다.
김장생 선생 묘소-논산시 연산면
사계 김장생 선생의 묘는 제일 위에 돌담을 두른 묘입니다.
좌우로 문인석, 무인석이 있고 무덤 앞에는 상석, 혼유석 등 석물이 있는데, 망주석이나 장명등은 보이지 않습니다.
김장생 선생은 1631년 8월 3일(음력)에 계룡시 사계고택에서 돌아가셨는데, 고택 뒤에 있는 영당에서 78일 동안 시신을 모셨다가 10월 19일에 출상해서 진잠 성북산에 안장했는데 1641년 10월 9일(음력) 이곳 연산면 고정리 고정산 자락으로 이장했다고 합니다.
여름인데 시신을 영당에 78일 동안 어떻게 모셔두었는지 궁금한데, 당시 왕은 150일 후에 출상하고 사대부는 90일 후에 출상하는 제도를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김장생 선생은 봉분 앞에서 아랫쪽을 바라보니, 앞으로 편안하게 탁 트인 모습이라 풍수지리 문외한의 눈으로 봐도 '참 좋은 자리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장생 선생 묘 바로 앞에 있는 것은 선생의 7대 조모인 양천허씨늬 무덤입니다.
양천허씨의 무덤에는 망주석도 갖추고 있습니다.
김장생 선생 7대 조모, 앙천허씨 묘소-논산시 연산면
김장생 선생 묘소 일원에는 목사공 김공휘와 숙부인 단양우씨의 묘, 감찰공 김철산(양천허씨 아들)과 부인 안동김씨의 묘, 김선생과 부인 진주강씨의 묘 등이 같은 묘소 일원에 함께 있습니다.
김선생의 묘
그리고 약간 떨어진 곳에 김겸광(1419~1490) 선생의 묘 외에 몇 기의 묘가 같이 있습니다.
김겸광은 논산 출신의 문신으로 김장생의 5대조인 김국광의 동생입니다.
논산시 연산에는 광산김씨 집성촌이었던 곳이라 광산김씨 문중과 관련된 문화재자료가 많습니다.
위아래가 헷갈려서 자료를 찾아가며 족보를 따져봤는데요~^^
다음과 같습니다.
김겸광의 묘
김약채(양천허씨 시아버지, 광산김씨 논산 입향조라고 하지만관직 때문에 개성 근방에 근거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묘소도 경기도 양주에 있었지만 유실됨)-김문(양천허씨 남편. 일찍 세상을 떠나서 양천허씨는 17세에 홀로 됨)-유복자로 태어난 김철산-김국광(전라남도 광주 출생, 동생 김겸광)-김극유(김국광 장자, 김장생 4대조)-김종윤(김장생 3대조, 진산군수)-김호(김장생 조부)-김계휘(김장생 부)-김장생-김집~~~
김장생선생묘소 일원-논산시 연산면
이 내용을 보니, 논산의 연산면에서 광산김씨가 번성하게 된 것은 실질적으로 양천허씨 할머니 덕분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연산면에서는 양천허씨 관련 문화재가 특히 많은 것 같습니다.
이름을 알고 싶은데 그저 양천허씨로만 알려진 것이 아쉽습니다.
필자처럼 포근한 겨울날, 필자처럼 산책을 나온 분들이 보입니다.
김장생 묘소를 떠나오는 길 옆으로 사계 신도비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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