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원도심에서 가볼 만한 곳, 동헌 및 내아
많은 인파들이 모여 있는 성남동에서 조금만 걸으면 만날 수 있는 동헌에 다녀왔습니다. 복잡한 도심 속 작은 휴식 공간과도 같은 이곳은 초록빛 잔디와 나무들로 가득한 곳이라 한여름에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 소식이 있어 날씨가 꿉꿉한 날 들러 봤는데 곳곳에 놓여 있는 벤치에 앉아 잠시 쉬어갈 수 있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동헌 앞마당에서는 문화마당이라는 이름 아래 10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소규모 콘서트, 토크 콘서트, 연주회 등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 달 마지막 주 토요일인 29일에는 영남판소리보존회와 울산 중구 문화 예술진흥회에서 준비한 공연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관심 가져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동헌 앞에서 우연히 보게 된 마음 안심 버스 정류장입니다. 마음을 찾아가는 집이라는 뜻의 마음 찻집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이 자리하고 있었는데요. 정신건강상담을 위한 이동차량인 마음 안심 버스의 정류장이었습니다. 저처럼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 동헌에 관한 포스팅을 하면서 같이 언급하게 되었습니다.
울산 동헌을 들어서자마자 반가운 얼굴로 반겨주는 큰애기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울산 중구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큰애기는 만날 때마다 단짝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게 느껴집니다. 큰애기가 즐겨 입는 빨간색 원피스와 초록빛 동헌의 어우러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가학루로 올라가는 문이 잠겨 있어 올라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예전에는 열려있어 자유롭게 올라갔었는데 좀 아쉬웠습니다. 가학루는 울산 동헌의 고각루로 시간과 유사시 긴급 상황을 알리는 기능을 하였다고 합니다. 팔작지붕의 중층 누각으로 2익공 양식의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규모이며, 모로 단청을 올린 형식입니다. 2층 누마루에 대북이 설치되어 있고, 가학루 현판은 발견된 사진을 전사하여 그대로 제작된 것이라 합니다.
예전에 열렸을 때는 저기로 올라가서 북도 쳐보고 했었는데 아쉽더라고요...
동헌으로 올라가는 길 양쪽에는 초록빛 나무들로 잘 꾸며져 있습니다. 길이 반듯하게 잘 정리되어 있어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한여름에도 동헌을 찾게 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동헌 바로 옆에는 울산 시립미술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시립미술관도 여러 차례 방문했었는데 울산에서 다양한 전시를 만나볼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동헌이랑 연결되는 길이 잘 갖춰져 있어 동헌을 보고 미술관에 다녀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술관을 가는 길에 아까 만난 큰애기가 서 있어 찾기가 더 쉬운 것 같습니다.
조금 걷다 보면 오른쪽 편에서 문화 관광안내소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올해 11월까지는 울산의 문화유산 동헌과 학의 이야기를 활용한 역사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사또를 퇴근시켜라, 동헌에 살으리랏다, 돌아온 장터길, 안녕하세요 동헌씨, 달빛 산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문화 관광안내소 앞쪽에는 평소 보기 힘든 꽃나무 한 그루가 있었습니다. 꽃나무 이름은 모르겠지만 색깔이 곱고 처음 보는 종류라 사진에 남겨 봤습니다. 동헌을 한 바퀴 돌아 봤는데 이런 꽃나무는 문화 관광안내소 앞에만 있었습니다. 언제까지 꽃이 피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보시고 싶으신 분은 동헌을 가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울산 동헌은 옛 울산읍성 안의 중심 건물로 울산도호부의 수령이 공무를 처리하였던 곳이고, 내아는 수령이 살았던 살림집이라고 합니다.
동헌은 1681년 울산 부사 김수오가 지었고, 1763년 울산 부사 홍익대가 다시 지어서 반학헌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 이후에는 울산 군청 회의실로 사용하다가 1981년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하였다고 합니다.
내아는 온돌방 4칸, 대청 2칸, 부엌과 누마루 각 1칸씩을 둔 ㅅ자형 건물입니다. ㄱ자형 평면은 조선시대 울산지역 상류주택의 ㅡ자형 안채에 사랑방과 누마루를 덧붙인 형식으로 안채와 사랑채가 1동의 건물로 이루어진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동헌에서 만나본 신기한 벤치입니다. 요즘 같은 여름에는 필수일 것 같은 벤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앉는 자리 중간중간에 컵을 놓을 수 있는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동헌에서 난생처음 보는 꽃나무에 이어 난생처음 보는 벤치까지... 새삼 동헌이 새롭게 느껴지는 하루였습니다.
그 옛날 울산 부사로 내려오셨던 분들의 공덕을 기리기 위한 비석입니다. 이거를 공덕비라고 하는데요.. 참 많이 있었습니다.
울산 태화사지 십이지상 사리탑도 자리해 있었습니다. 1962년 태화동의 반탕골에서 발견되었으며, 종 모양의 탑신으로 앞면에 감실을 설치하였습니다. 표면에서 볼 수 있는 12간지에 나오는 12마리 동물을 돋을 무늬로 새겨 놓은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동헌 안쪽에 자리해 있는 오송정입니다. 이른 아침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없었는데, 이곳은 원래 어르신분들이 삼삼오오 앉아서 장기나 바둑을 두시고 계시는 곳입니다.
동헌 안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 편에 효자 송도 선생 정려비가 자리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조선 초기 울산에 살았던 효자인 송도는 울산 최초의 생원으로 병든 부모를 정성껏 간호했다고 합니다. 당시 불교식 장례가 일반적이었는데 송도는 사당을 세워 신주를 모시는 유교식 예법을 따랐다고 합니다.
정려비 앞면은 "효자성균생원 송도지려"라고 적혀 있으면 뒷면에는 송도의 효행을 기록하였다고 합니다. 정려비 왼편에 자리해 있는 깨진 비석은 "강희임진팔월"이란 구절이 보이며, 숙종 38년에 세웠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울산 원도심에서 가볼 만한 곳, 동헌 및 내아.. 잘 보셨나요??
이번 주말에 시간을 한번 내셔서 원도심 구경도 할 겸, 동헌 구경도 하고, 바로 옆에 있는 시립미술관 구경도 하시면 시간이 아주 잘 지나갈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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