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없는 여름, 냉면 말고 막국수 어때?
여주시민기자단|박지우 기자
시원하게, 새콤달콤하게 입맛 돋우는 막국수 먹으러 ‘천서리 막국수촌’으로 출발
여주시 대신면 천서리는 이포나루의 강북 마을로, 강원도 사람들이나 목재를 실은 트럭이 경기도나 서울로 나가기 위해서는 이포나루를 이용하느라 천서리로 몰려 들었다. 이 마을의 유명한 음식인 천서리 막국수는 처음에는 칼국수 형식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동치미 육수를 부어 내는 물막국수, 양념장을 듬뿍 끼얹고 육수는 취향에 따라 부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비빔막국수로 구별해서 내놓고 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메밀은 성질은 차고 맛은 달아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해준다고 기록되어 있는 식물이며 또한 본초강목에서도 위를 실하게 하고 기운을 돋고 오장의 찌꺼기를 없애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지역의 대표 음식답게 대신면 천서리에 가면 막국수촌이 형성돼 있다. 금사면 이포리의 옛 이포나루터에서 이포대교를 건너면 막국수 간판이 곳곳에 내걸린 작은 거리가 나온다. 한때는 30곳이 넘는 막국수집들이 운집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현재는 그 수가 많이 줄었다.
그러나 기본 30~40년씩 된 노포가 많으며 대부분 자녀들이 비법을 전수 받아 운영하고 있다. 주말이면 막국수촌을 찾은 차량들로 주차장이 꽉 차서 이포대교 사거리까지 차가 막히는 모습을 보면 막국수촌의 명성은 규모와 상관없이 여전한 것을 알 수 있다.
올여름 긴 장마와 무더위로 인하여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달콤한 휴가 시즌이 시작되었다. 휴가 떠나는 길이나 돌아오는 길에 천서리 막국수촌에 잠깐 들려 시원한 동치미 육수의 물막국수, 달콤새콤 비빔막국수 한 그릇 맛보는 건 어떨까?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는 막국수집은 천서리막국수, 홍원막국수, 봉춘막국수, 강계봉진막국수, 봉황막국수 등이 있다. 기자가 막국수촌을 찾은 날, 봉춘막국수는 내부 수리 중으로 문을 열지 않아 나머지 식당 중 어디로 갈까,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다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각 막국수집마다 육수부터 비빔장까지 각기 다른 비법으로 미묘한 맛의 차이를 내니 발길 닿는 곳 어디를 가더라도 특색있는 막국수 맛을 볼 수 있다. 이날 기자의 선택은 홍원막국수였다.
비빔막국수와 물막국수를 주문해 놓고, 음식이 나오기 전 따뜻한 육수로 속을 달랬다. 사골국물처럼 구수하고 짭조름한 육수 맛이 일품이다. 막국수는 따로 판매하는 수육과 함께 백김치에 싸서 먹기도 하는데, 그 맛이 담백하고 깔끔해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홍원막국수 김광우 대표는 “3년간 간수를 뺀 천일염과 국산 태양초 고춧가루, 직접 짠 참기름, 국산 냉장 삼겹살 등 재료와 양념 하나까지도 타협하지 않고 고집스러운 선택을 하고 있다”라며 “고명으로 올라가는 김 가루도 직접 손으로 부수어 만드는 정성으로 음식을 대접하고 있다”라고 오랫동안 맛집으로 사랑받는 비결을 밝혔다.
막국수라는 이름의 유래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막(금방) 만들어 막(곧바로) 먹는 국수라는 의미와 과거에는 메밀의 껍질을 분리하지 않고 맷돌에 마구 갈아 국수로 만들어 먹었는데 ‘막’ 갈아서 국수를 만들어 먹었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유래가 어떻든 막국수는 누구에게나 편안하고 소탈하게 다가오는 대중적인 음식이다.
모두의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시기, 가족 또는 연인끼리 점심으로 간단한 막국수를 추천한다. 시원한 막국수를 먹고 바로 앞에 있는 이포보를 한바퀴 돌아보거나 이포대교 아래 당남리 자연학습장에 내려가 그늘에 앉아 강가를 바라보는 여유를 누려보는 것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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