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전
한국의 카타콤바 신리성지와 순교 미술관
한국의 카타콤바 신리성지와 순교 미술관
이제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되어서 아침저녁으로는 차갑기도 하지만 낮에는 따뜻한 햇살이 내려와 여행하기 좋습니다. 작년 서해선과 서해 순환선이 개통되고 인근 서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되어 사통팔달이 된 당진도 여행하기 좋습니다.
충남에는 성지가 많이 있는데 당진에 제일 많이 있습니다. 당진은 성지순례 1번지가 되었습니다.
당진에는 솔뫼성지를 비롯해서 원머리성지, 신리성지와 황무실 성지 그리고 합덕성당과 신평 성당까지 있어 순례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당진에 있는 성지를 찾는 것은 천주교 신자들에게는 순례의 길이 되지만 일반인에게는 역사적인 사실을 알고 주변 경관을 보면서 당진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여행지가 되고 있습니다.
신리성지 주변에는 너른 들판에 있고 논농사를 짓는 풍요로운 곳으로 봄에 모내기를 하면 여름에는 초록빛 세상이 가을이 되면 황금물결이 일렁이는 곳입니다.
바로 그 가운데 신리성지가 있습니다.
신리성지는 다블뤼 주교, 오메트르 신부, 위앵 신부, 황석두 등이 체포되어 순교한 곳으로 손자선을 비롯한 천주교의 성인 5명이 관련된 유적지이기도 합니다. 주차장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안으로 들어가면 성스러운 성지가 펼쳐지는 모습입니다.
성지 안에는 들어가면서 왼쪽으로 초가집이 한 채 있었는데 공주 황새바위에서 순교한 손자선 성인의 생가이면서 성 다빌뤼 신부의 비밀성당이자 주교관이었습니다. 그 앞에는 순교복자기념비가 서 있고 옛날에 종으로 사용했던 것도 보입니다.
신리성지는 당진시 합덕읍 너른 들에 있는데 1860년대의 기록에 따르면 신리 일대는 온통 습지였다고 합니다. 잘 조성된 신리성지는 정말 아름다워 사진작가들이나 사진 애호가들이 사진을 찍기 위하여 몰려드는데 잠시 이곳에 머물러보면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신리는 천주교 탄압기 동안 조선에서 가장 큰 천주교 교우마을이었으며 선교사들의 비밀 입국처이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천주교 전파에 중요한 역할을 한 곳입니다.
‘조선의 카타콤바(로마의 비밀교회)’라는 별칭으로도 불릴 정도로 믿음이 강한 교우들의 마을로 형성되었던 곳입니다.
신리성지는 제5대 조선 교구장이었던 마리 다블뤼주교가 1845년 10월 김대건 신부와 함께 입국하여 1866년 병인박해로 순교하기 전까지 천주교 서적을 저술하고 한글 번역 작업을 하면서 은둔하며 21년 동안 머물렀던 곳이기도 합니다.
다블뤼 주교는 병인박해 때 체포되어 1866년 서울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1866년 3월 30일 보령 수영 근처의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죄인의 목을 베어 높은 곳에 매달아 놓는 군문효수형(軍門梟首刑)을 당했습니다.
다블뤼 주교는 제5대 조선교구장으로 신리공소는 실질적인 조선교구청이었습니다. 공소 건물은 원래 손자손의 생가로 보수공사 때 확인된 건축연대는 1815년이었는데 1964년 새롭게 복원되었고, 병인박해 때 순교한 32인의 순교자가 안장되어 있습니다.
성지에는 신리성지성당, 순교자기념관, 다블뤼 주교 유적지, 성인들의 경당 6곳이 조성되어 있다. 2017년에는 우리나라 유일의 순교자기념관에 순교미술관이 개관하였으며 순교 기록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순교미술관의 작품은 일랑 이종상 화백이 순수한 믿음으로 재능기부를 하여 3년 동안 작업을 거쳐 교회에 봉헌하였습니다. 신리 다섯 성인의 영정화와 13점의 순교기록화가 전시되어 있는데 기록화를 보면 뭉클해집니다.
이곳을 방문한 신앙인들은 영정화와 순교 기록화를 통해서 신리의 다섯 성인과 선조 신앙인들의 믿음과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신앙의 공간이고 방문객들은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의 한 페이지를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는 다섯 성인들에 대한 기록이 자세하게 되어있고 한국천주교회사, 성경이나 손자선의 족보 등 관련 유물이 전시되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가면 주변을 전망할 수 있습니다.
이곳 전망대는 눈이나 비가 오고 강풍이 불 때는 안전상의 이유로 하늘 전망대에 올라갈 수 없습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신리성지가 내려다보이고 인근 평야가 평화롭게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성당에 잠시 들어가 머리를 숙입니다. 숙연해지는 분위기 속에서 순교자들을 생각해 보면서 밖으로 나와 십자가의 길을 걸어보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성지를 걷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한쪽에는 카페가 있어 돌아보면서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습니다. 차 한 잔 마시면서 잠시 쉬어가도 좋은 곳입니다. 이번 봄에 신리성지가 위치한 곳 전원의 멋진 풍경과 함께할 수 있는 신리성지를 찾아보아도 좋습니다.
신리성지
주소 : 충청남도 당진시 합덕읍 신리2길 21
전화 : 041-363-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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