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단위로 돌아보기 좋은 견훤왕릉과 백련사

이제 망종이 지나고 여름이 되어 세상은 초록빛으로 물들고 낮에는 더위가 찾아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되도록 이른 시간 여행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랜만에 좀 이른 시간에 논산시 연무읍에 있는 견훤왕릉에 다녀왔습니다.

연무 I.C를 나와서 자동차로 10분 정도 달려 견훤왕릉 주차장에 닿았습니다. 큰길 옆에 있어 찾기도 편하고 주차장도 넓어서 좋습니다. 주차장 옆에 교회가 있고 오른쪽으로 공원이 있고 정자가 있어 잠시 쉬어갈 수 있습니다. 교회 앞에 낮 달맞이꽃이 곱게 피어났습니다.

주차장에서 견훤왕릉으로 올라가는 두 방법이 있는데 교회 오른쪽으로 마을로 들어가는 길을 따라가다가 좌측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견훤왕릉 근처까지 자동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고, 왼쪽으로 난 숲길을 따라 올라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숲길에 난 계단을 따라서 올라가면서 초록빛 숲속의 상큼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숲길을 5분 정도 올라가면 견훤왕릉이 보이고 바로 눈앞에 견훤왕릉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견훤왕릉 앞에는 왕릉에 대한 안내문이 있습니다. 안내문을 읽고 왕릉 앞에서 잠시 묵념합니다. 한때 한 나라를 다스렸던 왕이지만 그는 비운의 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도 이곳에 모셔져 있으니 다행입니다.

견훤왕릉의 묘의 봉분이 동그랗게 조성되었는데 경주나 공주 그리고 부여에서 보았던 왕릉보다는 규모가 작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냥 보기에도 소박한 왕릉의 모습이지만 단아한 느낌이 듭니다.

후백제 시조 견훤의 원래의 성은 이(李) 씨고 상주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는 신라 장군 이자개의 아들인데 신라 진성여왕이 즉위한 후 정치 기강이 문란해졌습니다. 기근이 심하여 백성들의 원망과 봉기가 심해졌을 때 견훤이 경주의 서남 주현을 공격하고 마침내 진성여왕 6년(892)에 지금의 광주인 무진주를 점령하고 스스로 왕위에 올랐습니다.

그 뒤에 지금의 전주인 완산주에 도읍을 정하고 후백제를 세워 40여 년간 다스렸고. 고려 태조 19년(936)에 황산불사(黃酸佛寺)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커다란 봉분 오른쪽에 1970년 견씨 문중에서 세운 비석이 서 있을 뿐 왕릉치고는 쓸쓸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견훤은 호랑이가 젖을 먹여 키운 아이라고 합니다. 용맹함이 일반인을 압도하는 왕이 될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되지만 그의 말로는 비극적입니다. 넷째 아들 금강에게 왕위를 물려주려 하지만 장자 신검이 부왕의 자리를 섭정하고 그를 금산사에 감금하게 되었습니다. 그를 지키는 장사가 삼 십여 명이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