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갑사의 가을 풍경

충남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 52


춘마곡 추갑사(春麻谷秋甲寺)란 말 들어보셨나요? 봄은 마곡사, 가을은 갑사라는 뜻으로 그만큼 갑사의 가을 풍경이 아름답다는 말이겠지요. 계룡산의 계는 금계(금 닭)가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을 뜻하고(金鷄抱卵形), 용자는 용이 하늘을 나는 형태(飛龍昇天形)라 해서 계룡산이라 하는데, 한편에서는 닭 볏을 한 용의 형태라 해서 계룡산이라고도 합니다. 이러한 계룡산 중심에 바로 갑사가 있습니다. 갑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로서, 계룡 갑사, 갑사사, 계룡사라고도 불렸는데, 18세기에 하늘과 땅과 사람 가운데서 가장 으뜸 가는 사찰이란 뜻으로 갑사로 명칭이 정해졌다 합니다. 갑사의 지정 문화재로는 국보 1점, 보물 7점 등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부속 암자로는 내원암, 대성암, 대자암, 신흥암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갑사의 가을은 참 아름답습니다. 갑사의 추색(秋色)이 얼마나 짙어졌을까 궁금해서 갑사를 찾아보았습니다.

갑사 가는 길에 입구에 있는 갑사로(甲寺路)에서 곱게 물든 은행나무의 멋스러움에 잠깐 빠져봅니다.

기와지붕 위에 골 따라 차곡차곡 쌓인 은행나무 잎이 정겨워 보입니다.

갑사 수국정원의 수국이 떠난 자리에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대신 방문객을 맞아주고 서 있습니다.

일주문 주위에는 아직 가을이 이른 것 같습니다. 나뭇잎들이 초록초록하네요.

자연관찰로로 들어서니 곳곳에서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단풍색보다는 초록색이 더 많은 것을 보니 갑사의 가을은 아직 조금 이른 것 같습니다.

사천왕문( 四天王門) 앞의 모습입니다. 사천왕문은 줄여서 천왕문이라 하기도 하는데요,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을 보시는 곳으로 이 문 안에는 그림 또는 조상(彫像)한 사천왕을 봉안하게 됩니다. 사천왕은 천상계의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하는 사천왕천(四天王天)의 동서남북, 네 지역을 관장하는 신화적인 존자들로서, 수미산(須彌山)의 중턱 사방을 지키며 사바세계의 중생들이 불도에 따라 올바르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살피고 그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천왕들이라고 합니다.

불교 용품점을 지나자 울창한 숲 사이로 범종루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범종루 주위에는 어느 사진작가의 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감상해 봅니다. 갑사를 참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들입니다.

범종루 옆에 자리하고 있는 동종(銅鐘) 보호각의 모습인데요, 동종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답니다. 동종은 왕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조선 선조 17년(1584년)에 만들어졌다고 해요. 종의 표면에는 지장보살의 모습과 종의 내력을 적은 글이 새겨져 있는데 이를 보면 1583년에 북방 오랑캐가 난을 일으켜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의 사찰에 있는 종을 모아 무기를 만들었으며 이듬해 갑사에서 철 8천 근을 들여 다시 종을 만들었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동종 보호각 옆에는 작은 석탑이 서 있는데 이름이 공우탑(功牛塔)입니다. 공우탑은 소의 공적을 기린다는 의미로 조선 후기 갑사의 중건 과정에 얽힌 전설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갑사는 나라에서 토지를 내려줄 만큼 크고 중요한 절이었으나 1597년 정유재란으로 건물 몇 채만 남게 되었으며, 나라의 지원을 받아 대웅전과 진해당 등을 다시 세우는데 당시 주지 스님의 꿈에 황소가 나타나 절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했고, 그날 이후 소 한 마리가 나타나 매일 공사에 필요한 재목을 등에 싣고 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갑사가 완공되는 날 갑자기 소가 죽었고, 이에 스님들은 갑사 중건에 도움을 준 소의 공을 기리고자 이 탑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네요(현지 안내문에서).

대적전 앞에는 승탑(僧塔)이 있는데요, 승탑은 훌륭한 승려의 사리를 담은 작은 탑으로 신라 말 ~ 고려 초에 많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갑사 승탑은 건축 양식이 독특하고 곳곳에 사천왕상, 연꽃잎, 사자상 등이 아름답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승탑 주위의 단풍나무도 예쁘게 물들어 가고 있어요.

갑사 담장을 끼고 계룡산으로 오르는 등산로에도 아직 가을이 덜 내린 것 같아요.

갑사 담장 너머로 갑사 안을 들여다본 모습이 예쁘네요.

갑사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월인석보 목판(月印釋譜 木板)이 보존되어 있는 전각입니다. 월인석보를 새겨 책으로 찍어내던 편각으로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것 중 유일한 판목이며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삼성각 앞 담장 위에 가을이 예쁘게 물들어 가고 있군요.

대웅전과 적묵당 사이에서 삼성각 쪽으로 바라보니 국화와 단풍나무가 가을 향기를 물씬 풍기고 있습니다.

대웅전의 모습인데요, 2021년 3월 25일 보물로 지정되었습니다. 공주 갑사가 언제 지어졌는지 명확하지 않으나 6세기 신라 진흥왕 때 창건했다는 설이 가장 오래된 연원이라고 합니다. 갑사 대웅전은 정유재란에 불타 사라진 것을 1604년(선조 37년)에 다시 세워졌으며, 그 이후 여러 번의 중수를 거쳐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하는군요.

갑사를 한 바퀴 돌아본 뒤 내려오는 길에 감이 주렁주렁 달려 빨갛게 익어가는 감나무가 시야에 들어와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이렇게 감을 수확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겨울철 새들에게 훌륭한 먹이가 되어주겠지요.

계룡산의 고찰 갑사의 가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다음 주쯤이면 화려한 가을 풍경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계룡산 갑사

○ 주소 : 충남 공주시 계룡면 갑사로 567-3

○ 입장 요금 : 무료

○ 주차 요금 : 유료(승용차 3천 원)

* 방문 일시 : 2024년 11월 11일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해송이송희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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