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는 여러 분야나 업종으로 창업을 시도하는 청년 창업가들이 있습니다.

울산의 지역적 특성과 연관된 분야도 있을 거고, 울산에서 선례를 찾아보기 힘든 분야도 있을 텐데요.

울산에서 흔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독립출판물을 만드는 창업가가 있습니다. 중구 성남동 소재 '스튜디오윤보'의 최보윤 대표인데요.

최 대표가 구상하는 울산의 독립출판 세계를 들어봤습니다.

Q.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만으로, 서른여덟 살인 스튜디오윤보의 대표 최보윤입니다.

스튜디오윤보는 공식적으로 2024년 7월 1일부터 영업을 시작했고, 편집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1인 디자인 회사입니다.

명함이나 리플릿·포스터·책자·현수막 등을 디자인해서 납품하는 사업자인데요. 편집디자인 이외에 독립출판물을 출간하거나 책 만들기 클래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출판 관련해서는 ‘윤보북스’라는 이름의 1인 출판사도 겸하고 있습니다.

Q. 창업을 하기까지의 과정이 어떻게 되시나요?

2020년에 국비로 지원해 주는 학원에서 편집 디자인을 배웠어요. 이후에 남창에 있는 디자인 회사에서 1년 3개월 정도 근무하고 독립한 게 지금인데요. 아무래도 혼자 일하는 게 편하기도 하고, 색다른 걸 해보고 싶었어요.

디자인 회사에서 다양한 홍보물을 디자인하는 실무를 배웠는데, 아무래도 주 거래처가 공공기관이다 보니 디자인이 한정적이었죠.

더 다양한 디자인을 해보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고, 독립출판물 사업을 하면서 책도 출간하고 독립출판물을 지역에 알리고 싶어 독립을 했어요.

명함 앞면에 ‘다양성의 가치를 디자인합니다’라고 영문으로 적어뒀는데, 다양성이야말로 제 삶의 가치에 가장 가깝고 부합하는 단어라서 넣어봤습니다.

Q. 창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실까요?

저는 2010년부터 10년 정도 타로점쟁이로 일했어요. 남 밑에 있어 보기도 했고, 제 사업을 하기도 했죠.

그렇다 보니 소위 회사라고 불리는 곳을 다녀본 건 디자인 회사가 처음이었어요.

남 밑에서 직원으로 일하던, 자기 사업을 하던 어떤 게 좋고 나쁜 건 없겠지만, 저는 성격상 모험을 택하는 편이에요.

다람쥐 쳇바퀴처럼 틀에 박힌 삶을 사는 것보다는 주체적인 삶을 사는 걸 더 선호하거든요. 짧은 경력, 비전공이라는 리스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험을 택했어요. 스스로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열정을 따랐죠.

Q. 창업 이후 초기 전략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업 초기니까 올해는 홍보와 포트폴리오 쌓는 데에 초점을 맞췄어요.

디자인 회사라는 게 어디에나 다 있어요. 온라인으로도 있고, 네이버에 명함만 검색해도 저렴하게 해주는 곳이 많거든요.

또 지금은 미리캔버스·캔바·망고보드 같이 고객이 직접 디자인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으니까 디자인 회사로 살아남는 게 더 어려워요.

처음에는 사업 초기 홍보를 위해서 공공기관·도서관·울산의 책방 등등 회사 홍보물을 140여 곳에 날렸어요.

마침 중구 생활문화센터에서 인스타그램으로 연락이 왔는데요.

센터에서 뭘 하면 좋을지 고민하던 찰나에 우편물을 보고 흥미를 가지셨는지 프로그램을 같이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연계하기로 했어요. 10월 10일부터 중구 생활문화센터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6주 동안 책 만들기 클래스가 진행됩니다.

Q. 창업에서 가장 고민이나 걱정이 된다 싶은 부분이 있다면요?

결국 매출이죠. 타로점쟁이를 10년 가까이했는데 중간중간 쉰 기간도 있지만 10년 중 5년은 제 가게를 운영했어요. 가게를 운영하면서 매출에 쫓겼어요. 그때 매출과 월세에 쫓기는 경험을 너무 크게 했다 보니 다시 독립을 결정하는 게 쉽진 않았거든요.

찾을 수 있었다면 다른 선택지를 더 찾을 수는 있었겠지만, 사업을 했던 건 현실도피였고 탈출구가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에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어요.

이후에 회사 생활을 해보니까 왜 사람들이 회사 생활을 선호하는지는 알겠더라구요.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과 규칙적인 생활. 다만 그것들이 제게 행복감을 주진 않았던 것 같아요. 속에서 끓어오르는 열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독립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그때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현실도피가 아니에요. 하고 싶은 게 있고, 하고 싶은 걸 하고 싶다는 열정이 밑바탕이 돼서 시작했죠.

매출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 시점이지만, 드문드문 의뢰가 들어오기도 하고 불안한 건 전혀 없어요.

한번 홍역을 앓아보고 나니 돈에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게 되더라구요.

이번에는 스튜디오윤보로 주체적인 삶을 살게 됐다는 것에 의미를 더 많이 두게 됐어요.

Q. 건강한 문화란 무엇일까요?

제가 지인들을 상대로 책 만들기 클래스를 테스트 겸 열어봤는데, ‘독립출판’을 모르더라구요. 시간을 내서 책 읽는 취미가 없는 거예요.

관심사라고는 유튜브·넷플릭스·돈·경제·주식. 그런 것 말고는 관심사가 없어요. 자신만의 관심사와 취향이 없는 사람은 눈 뜨면 기계처럼 출근하고, 퇴근하면 허함을 달래기 위해 술을 마시죠.

술·담배·커피 말고는 낙이 없어요. 저는 이 세 가지를 다 안 하는데, 사람들이 저한테 꼭 무슨 낙으로 사는지 물어봐요.

그래서 한국 사람은 외롭다는 이야기가 많지 않나 싶어요.

물론 그중에서도 오토바이 동호회에서 활동하거나 음악 감상, 좋아하는 아티스트나 작가, 영화감독이 있다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장르나 색깔이 있는 사람들도 있죠. 클래식 음악 콘서트나 미술 작품을 관람하는 걸 대단하고 어렵다고 흔히 생각하는데, 알고 보면 우리 일상에서 크고 작게 경험할 수 있어요.

작은 공방에서 원데이 클래스를 경험할 수도 있는 거고, 컬러링 체험을 할 수 있는 카페도 있고, 그렇게 쉽게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문화 예술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제 포부는 앞으로 사람들이 문화 예술이 엄청 대단한 게 아니라는 인식을 두고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는 거예요.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은 예술적 재능이 없다고 예술과 거리를 두는데 저라고 있을까요?

누구나 예술에 재능이 조금씩은 있다고 생각해요.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본 적이 없거나 혹은 ‘돈이 안 되는 어떤 것’으로 치부 당해 접할 기회가 없어서 새로운 경험에 지레 겁을 내는 건 아닐까요?

Q. 향후 계획이나 바람은 무엇인가요?

대학을 대구로 갔다가 그 길로 14년 동안 살다 왔는데, 대구에는 소규모 책방, 작은 공방이나 상점들,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울산도 대도시잖아요? 그런데 독립서점 개수가 전국 최하위더라구요. 바로 위에 있는 게 세종시였어요. 생긴 지 얼마 안 된 세종시보다 적어요. 최근에 전북 군산에서 북페어가 열렸어요. 울산보다 작은 도시에서도 사람들이 힘을 모으고 관심을 가져서 북페어가 열렸는데 울산에는 없어요.

이 공업도시에도 분명히 창작 활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있을 거고, 시민들의 일상에 활력을 줄 수 있는 게 문화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제 지인도 그렇게 재미없는 인생을 살다가 제 클래스를 들으면서 자기 자신과 자기 삶을 표현하는 방법을 처음 느꼈다고 하더라구요.

대단한 예술 활동이 아니더라도 그런 문화적 경험을 퍼뜨리고 싶어요. 최종 목표는 독립출판물이 울산에도 많이 활성화돼서 울산에도 북페어가 열렸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빚 빨리 갚고 해외여행을 다니고 싶어요. 항상 제 꿈은 세계여행인데요. 지금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미국이에요. 미국이란 나라가 항상 궁금하기도 했고, 친구들이 다 한국에서 일하는 원어민 선생님들이라 미국에 돌아간 친구들도 보고 싶어요.

또 제 클래스를 외국인 대상으로도 해보고 싶어요. 울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원어민 선생님들은 한국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6개월 혹은 1-2년 만에 떠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친구들에게도 이런 스스로 책을 만들고 자기 삶을 기록해 보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외국인 대상으로 책 만들기 클래스도 해보고 싶고, 다른 면에서는 이주민들과 같이 할 수 있는 책 만들기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주민도, 원어민 선생님들도 지역 주민이라고 생각해요.

이게 어찌 보면 다양성을 중요시하는 제 가치관에 부합하는 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울산에서 아직 활발히 개척되지 않은 분야라, 블루오션이라고 느껴지면서도 선례가 없어 로드맵이 궁금해지는 시간이었는데요.

문화적으로도 조금씩 싹을 틔우고 있는 울산인 만큼 최 대표가 울산에서의 독립출판이나 북페어에 대해 성공적인 판로 개척을 이뤄내길 바라봅니다. 향후 최 대표가 만들어갈 울산 북페어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스튜디오윤보 찾아가시는 길 : 울산 중구 장춘로 100 2층

스튜디오윤보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studio_yunbo/

※ 해당 내용은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의 원고로 울산광역시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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