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 ; 해군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뭔가?

지원자 ; (탑건의 톰 크루즈처럼) 해군 전투기 조종사가 되고 싶어 지원했습니다.

면접관 ; 뭔가 잘못 알고 있군. 대한민국 해군에서는 전투기를 운용하지 않네. 전투기 조종사가 되고 싶다면 공군으로 다시 지원하게.

면접관 ; 공군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뭔가?

지원자 ; (탑건의 톰 크루즈처럼) F-14 톰캣의 조종사가 되고 싶어 지원했습니다.

면접관 ; 안타깝지만 대한민국 공군은 그 기종을 운용하지 않네.

1990년대 이런 우스갯 소리가 나오게 된 데에는 전투기 조종사의 사랑과 우정, 활약을 멋지게 그려낸 영화 ‘탑건’의 영향력이 컸습니다.

최근에는 ‘탑건-매버릭’으로 톰 크루즈가 차세대 전투기의 조종간을 잡고 복귀함으로써 다시금 전투기에 대한 덕질에 빠져들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전쟁영화 마니아인 본 기자가 한때 공군의 요람이었던 대전 탄방동 보라매공원을 둘러보았습니다.

보라매란 태어난 지 1년이 안 된 매를 지칭합니다.

즉, 보라매가 성장하여 하늘의 지배자 매 또는 독수리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곳 대전 탄방동에서 1989년 12월 30일부터 1993년 6월 30일까지 대전 둔산지구 택지개발사업 조성공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곳 보라매 공원은 1952년 공군항공병학교가 창설된 이후 공군교육사령부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공군교육사령부는 1988년 11월 대전을 떠나 경남 진주로 이전하게 됩니다.

보라매공원 앞에 전시된 항공기 조형물부터 살펴봅니다. 이 전투기는 A-37 드래곤플라이입니다.

공군 에어쇼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의 도장이 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재 블랙이글스의 주기종인 T-50B 이전에는 이 전투기를 사용했습니다.

A-37을 주기종으로 하여 1994년부터 2007년까지 에어쇼가 진행되었습니다.

2006년 5월 5일 어린이날, 경기도 수원의 공군 10전투비행단에서 블랙이글스 에어쇼 도중 기체 이상으로 추락할 당시까지도 사용되었던 기종입니다.

어린이날 행사로 인해 많은 사람이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조종사의 희생으로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일어나지 않은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보라매 공원에 전시된 기체는 도장만 블랙이글스로 되어 있을 뿐 실제 에어쇼에 사용되었던 기체는 아닙니다. 앞으로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항공기의 명칭에 붙는 알파벳과 숫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A(Attack)는 공격기, B(Bomber) 폭격기, C(Cargo/transport) 수송기, E(special Electronics) 특수전자전기, F(Fighter) 전투기, H(Helicopter) 헬기, P(Patrol) 초계기, R(Reconnaissance) 정찰기, S(anti-Submarine) 대잠기, SR(Strategic Reconnaissance) 전략정찰기, T(Trainer) 훈련기, X(eXperimental) 연구목적시험기, Y(proto type) 시제기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알파벳 뒤의 숫자는 개발 순서대로 번호를 붙이는 것입니다.

숫자에 붙는 알파벳 또한 개발된 순서로 이해하면 됩니다. 중간에 숫자가 비어있다면 개발실패 또는 정식채택되지 않은 것입니다.

처음 알파벳만 보아도 항공기 운용의 목적을 대략 가늠할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 한국한공우주산업

2009년, T-50B 골든이글로 블랙이글스의 주기종이 전환되어 현재에 이르게 됩니다. 블랙이글스의 에어쇼 항공사진은 한국항공우주산업(주)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습니다.

https://www.koreaaero.com/KO/Business/T50B.aspx

2024년 8월에 개최된 대전 0시축제 개막식에는 원도심 상공에서 블랙이글스의 화려한 에어쇼가 펼쳐졌습니다. 여러 해 동안 여러 지역에서 에어쇼를 봤지만, 이번처럼 빌딩이 가득한 도심에서 에어쇼를 보는 것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짧디비] EP.4 잠들지 않는 대전 꺼지지 않는 재미 블랙이글스!

A-37 전시물 뒤로 ‘보라매’의 각 자음을 본 뜬 조형물을 볼 수 있습니다. 날아가는 종이비행기의 모습은 전투기가 이륙하는 모습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이곳으로부터 시작하여 대전광역시청 앞 잔디밭까지 보라매공원입니다.

보라매 공원 지하보도를 통해 대전광역시청 앞으로 이동합니다. 이 지하보도 통로는 식물로 가득 채워져 있으며, 잠시 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습니다. 늦가을 쌀쌀한 추위를 피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대전광역시청 앞 보라매공원 잔디 밭입니다. 넓고 푸르른 잔디밭과 그 주변으로 울긋불긋 물든 단풍의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건군 47주년인 1995년 10월 1일 공군 상징비가 세워졌습니다. 공군 상징비 하단에는 공군의 각 부대를 상징하는 마크가 새겨져 있습니다. 어느 부대인지 한 번 맞춰볼까요?

독수리가 ‘선비 사(士)’를 붙들고 있죠? 충북 청주에 위치한 공군사관학교입니다.

번개 치는 모습이 ‘17’과 비슷하죠? 충북 청주공항 옆에 위치한 공군 17전투비행단입니다.

태극문양이 ‘6’과 ‘9’를 붙여 놓은 것 같죠? 충북 충주에 위치한 공군 19전투비행단입니다.

공군 상징비에 표시된 충청권에 위치한 전투비행단은 2곳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충남 서산에 위치한 공군 20전투비행단을 포함하여 3곳입니다. 공군 20전투비행단은 공군 상징비가 세워진 이후인 1996년 12월에 창설되었기 때문에 부대마크가 없습니다.

F-5B 프리덤파이터(자유의 투사)로 불리우던 전투기입니다. 월남전에 참전했으며 2007년 6월 전량 퇴역하였다고 적혀 있습니다. KF-5E 제공호라는 명칭으로 라이선스를 받아 조립 제작되었으며, 한국형으로 개량되어 운용되었습니다. 경기도 수원의 공군 제10전투비행단에서 이륙한 KF-5E는 2022년 1월 경기도 화성의 야산에 추락했으며, 이로 인해 조종사 1명이 순직했습니다. 이전에도 추락 사고가 많았던 KF-5E는 2023년 말 전량 퇴역하였습니다.

F-4D 팬텀(유령, 도깨비)로 불리우던 전투기입니다.

최초에는 미해군의 요청에 의해 개발되어 제작되었으나, 이후 F-4D로 개량되어 미공군에서 활약하게 됩니다. 월남전을 거쳐 우리 공군에 도입되어 한동안 우리 공군의 주력전투기로 운용되었습니다. 안내표지의 “현재까지도 핵심전력으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라는 설명과는 달리 F-4D 팬텀은 취역 55년 만인 2024년 6월 7일 경기도 수원의 공군 10전투비행단에서 마지막 비행을 끝으로 전량 퇴역했습니다. 이제 F-4D 팬텀도 박물관의 유물로 전시되거나 고철로 전락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구시대의 유물들이 사라지고 난 자리에는 어떤 전투기들이 자리 잡고 있을까요?

2015년 서울 ADEX(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 미공군이 운용하는 F-22 랩터입니다. 랩터란 영화 쥬라기월드에서 나오는 재빠르고 영리한 공룡의 명칭입니다. 그 랩터를 별칭으로 쓰는 것처럼 실제 기동이 매우 우수한 전투기입니다.

이 F-22 랩터가 ‘탑건-매버릭’에서 적기로 출연한 5세대 다목적 전투기입니다. 2024년 현재까지 단 한번도 격추된 적 없는 전투기이지만, 영화에서는 매버릭(톰 크루즈)의 F-14 톰캣에 의해 2대나 격추됩니다.

보라매공원은 대전 도시철도 1호선 탄방역 3번 출구 앞입니다. 공원을 거닐면서 전시된 전투기에 대한 지식을 뽐내 보세요.

부모라면 아이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 줄 수 있겠으며, 지금 막 시작하는 연인과 함께라면 다시 한번 사람을 보게 되는 착시효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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