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 2024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
전북 국악의 매력,
축제를 통해 전하다
지난해 전주에서 세계 처음으로 선보였던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의 국악관현악을 위한 교향시 <적벽>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울려 퍼졌습니다.
지난 10월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2024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가 열렸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악관현악단들이 함께하는 이 축제는 국악관현악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세종문화회관이 서울시와 함께 시작했습니다. 올해가 제2회째인 것이죠.
국악관현악은 우리나라 악기를 서구 오케스트라처럼 배치해 관현악곡을 연주하는 방식입니다.
우리나라 국악관현악은 1965년 세종문화회관 전속단체인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창단하며 시작됐습니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을 필두로 1985년 KBS국악관현악단, 1988년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 1995년 국립국악관현악단 등 전국에 국공립 국악관현악단이 만들어져 현재는 30여 개에 이릅니다.
올해 축제에 참가한 관현악단은 총 10개.
KBS국악관현악단, 평택시립국악관현악단(특별공연),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천안시충남국악관현악단, 강원특별자치도립국악관현악단, 대구시립국악단, 영동난계국악단,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이번 축제에서 호남 지역 유일하게 참가한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은 축제 3번째 날(10월 17일) 무대에 올랐습니다. 호남에 뿌리를 둔 우리 고유문화인 판소리와 서양의 교향시를 접목한 새로운 음악들로 구성했습니다. 더구나 참가한 단체들 중 가장 많은 협연자(7명)를 대동해 기대감을 더욱 높였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악관현악단들이 함께하는 ‘대한민국 국악관현악 축제’에 참여해 한국 창작 음악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의 뛰어난 기량과 우수성을 알려 전통예술의 고장 전북특별자치도의 위상을 높이고자 한다”라며 포부를 밝혔습니다.
공연 시작 전부터 관람객들이 하나둘 무대 장소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 모여들었습니다. 관람객들은 축제 팸플릿을 통해 이날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이 선보이는 곡들을 주시했습니다.
전주에서 왔다는 한 관람객은 “지난해 정기공연 때 봤는데 매우 좋았던 기억이 있다. 선보이는 곡들을 보니 매우 기대가 된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오후 7시 30분,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의 첫 대한민국 관현악축제 무대이자 제2회 축제의 세 번째 막이 올랐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이 첫 번째로 내세운 곡은 국악관현악을 위한 교향시 <적벽> (작곡 서순정)이었습니다.
2023년 전주세계소리축제와 같은해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정기공연 ‘아르누보 Ⅰ’에서 전세계 최초로 선보인 이 곡은 판소리 적벽가 중 ‘조자룡 활 쏘는 대목’과 ‘불 지르는 대목’을 국악관현악으로 색채감 있게 표현한 곡입니다. 숨 쉴 틈 없이 휘몰아가는 빠른 자진모리장단 안에서 흥미진진하게 일어나는 적벽대전의 장면들을 국악기의 특색과 타악기의 극적인 효과들로 청각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곡이지요.
이어서 연주된 판소리 협주곡 <저 멀리 흰 구름 자욱한 곳>(작곡, 편곡 이용탁) 또한 2023년 관현악단 정기공연 ‘아르누보 Ⅰ’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곡으로, 판소리 심청가 중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처연한 눈 대목을 표현한 ‘범피중류’를 토대로 만들어진 곡입니다. 국악관현악과 여성 2중창으로 서로의 고통과 고난 그리고 희망 등을 원곡에 더해 구음 시나위처럼 작곡되어 한 편의 갈라 오페라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곡에서의 판소리는 김세미 명창과 한단영 단원이 맡았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수궁가’ 이수자인 김세미 명창은 탄탄한 공력과 정교한 너름새, 수려한 성음으로 상하청을 두루 구사하는 장인으로 2001년 전국판소리명창경연대회(현 대한민국 춘향국악대전)에서 명창부 장원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습니다. 현재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 지도위원으로 활발히 활동 중입니다.
한단영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창극단 단원 또한 실력파 젊은 소리꾼으로서 올해 열린 제51회 대한민국 춘향국악대전에서 최우수상(전북특별자치도지사상)을 수상한 인물입니다. 국악관현악과 소리꾼 두 명이 전하는 하모니에 관람객들은 숨죽이며 무대를 즐겼습니다.
다음 곡인 25현 가야금 협주곡 <소나무> (미키 미노루 작곡, 백대웅 편곡)는 일본의 전통악기 고토를 위한 음악을 25현 가야금을 위한 국악관현악곡으로 편곡된 곡입니다. 1969년 일본의 심각한 공해문제로 죽어가는 소나무를 지키자는 뜻을 담아 1969년 만들어진 이 음악은 1995년 국립국악관현악단이 국내에서 초연한 후 다양한 무대에서 연주되고 있습니다.
퓨전 음악에 널리 쓰이는 25현 가야금은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 백은선 단원이 맡았습니다. 그는 지난 2002년 첫 번째 독주회를 시작으로 7번 넘는 독주회와 다수의 초청공연과 협연에 참여한 실력파입니다.
<소나무>가 일본의 색체가 짙은 곡이었다면 다음 곡은 우리 정서에 맞는 곡이 연주되었습니다. 국악관현악을 위한 합창교향곡 <아리랑, 끝나지 않은 노래 중 2악장 ‘4중창’> (작곡 서순정)이었습니다. 민요, 판소리, 소프라노, 테너의 4중창으로 구성된 이 곡은 동서양 성악 앙상블의 다양한 결합으로 아리랑의 색다른 묘미를 표현했습니다. 지난 2021년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국립국악원 개원 70주년을 기념해 위촉 초연한 곡이기도 합니다.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아리랑을 주제로 한 이 무대에 민요 강효주, 판소리 정윤형, 소프라노 신은혜, 테너 김동녘이 올라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이 무대가 더욱 의미가 있었던 것은 협연자 4명 중 3명(강효주, 정윤형, 신은혜)이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위촉 초연했던 출연진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2021년 세상에 처음 공개된 곡의 전율이 3년이 지난 현재 재현된 셈이었습니다.
피날레는 국악관현악을 위한 교향시 <춘향> (작곡 임교민)이 연주됐습니다. 첫 곡인 <적벽>과 마찬가지로 2023년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 정기공연 ‘아르누보 Ⅰ’ 위촉 초연곡인 교향시 <춘향>은 판소리 춘향가의 사랑가 테마를 담았습니다.
곡은 이몽룡과 춘향의 광한루 만남부터 두 사람의 행복한 결말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구성했습니다. 곡의 통일성 유지와 함께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결을 위한 장면 전환이 특징이기도 한 이 연주곡에 사용하는 악기가 국악관현악과 함께 첼로, 베이스, 생황, 팀파니로 교향악곡적인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2023년 관현악단 제50회 정기연주회
‘아르누보 Ⅰ’ 중 국악관현악을 위한 교향시 <춘향>
국악관현악을 위한 교향시 <춘향>이 마무리되자 관객들은 우레 같은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습니다. 90분 넘는 공연 시간이었음에도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의 무대에 수많은 관객들이 만족감을 표했습니다.
출연진과 지휘자, 협연자들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로비에서 관객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등 뜻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출연진의 실력뿐만 아니라 외모 또한 뛰어나서인지 관객들은 이날의 감동을 사진으로 담고 싶어 했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 무대를 처음 봤다는 한 서울 시민은 “판소리와 접목한 무대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공연 내내 매료됐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의 2024 대한민국 관현악축제 무대는 성공적으로 끝마쳤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문화이자 호남에 뿌리를 둔 판소리를 접목한 창작곡들을 선보이며 타 관현악단과 차별화된 무대를 펼쳐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난해 정기공연에서의 감동을 올해 대한민국 수도에서 재현한 어느 가을밤 멋진 무대였습니다.
글, 사진=김진흥 기자
사진 제공 =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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