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전
도덕산 풍경화
추석인데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돈다.
처서와 백로가 지났지만 폭염은 여전하다.
지독한 여름 더위가 빨리 끝나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기다려진다.
더위가 머무는 산은 아직 여름꽃이 피고 가을 꽃은 입장을 머뭇거린다.
“아빠, 힘들어. 안아줘”
“아빠 배터리 고장났어”
어린 딸과 아빠가 도덕산에 오르면서 다정하게 나눈 이야기가 들린다.
“조금만 더 가면 정상이야. 딸은 할 수 있어, 힘내~”
부녀는 산으로 먼저 출발하고 나는 야생화공원에 들른다.
도덕산 야생화공원으로 진입하는 임도에 노란 애기똥풀이 피었다.
봄에 피는 꽃인데 가을이 다가오는 시간인데 아직도 피었다.
애기똥풀은 줄기를 자르면 노란 진액이 애기똥처럼 나와서 붙여진 이름이다.
도덕산 야생화공원에 들어선다.
여름꽃이 지고 풀잎은 뜨거운 폭염에 지쳐 기운이 없다.
풀죽은 공원에 달개비가 도덕산 야생화공원 주인행세를 하고 있다.
가을꽃인 구절초가 피기 전에는 벌개미취가 야생화공원을 빛낸다.
꽃이 귀한 계절에 벌개미취가 무리지어 활짝 피었다.
벌개미취와 쑥부쟁이는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피는 우리 토종이라서 더욱 사랑스럽다.
야생화공원에 소나무와 벌개미취가 잘 어울린다.
먼 곳에서 바라보면 벌개미취 꽃이 하얀 구절초 꽃처럼 보인다.
올여름 폭염에 잘 견딘 벌개미취의 건재한 모습이 대견하다.
손바닥만한 야생화공원을 둘러본다.
벌개미취 계절에 금계국이 여름 끝자락을 붙잡고 있다.
여름꽃인 금계국의 생명력이 참으로 대단하다.
야생화공원을 뒤에 두고 도덕산으로 오른다.
가을이 다가오는 시간에 꼭 보고싶은 꽃을 찾아간다.
숲 속에 숨어서 핀 흰진범이 드디어 얼굴를 드러낸다.
폭염에 꽃잎이 많이 상한 형색이다.
흰진범 옆에 투구꽃도 선보인다.
도덕산에서 올해 처음 본다.
아직 활짝 핀 모습은 아니지만 꽃망울을 보게되어 반갑다.
진범과 투구꽃을 렌즈에 담고 도덕산 정상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산행 초입에 만난 부녀가 출렁다리를 건넌다.
흔들거리는 출렁다리를 건너면서 딸이 무섭다고 빨리가자고 재촉한다.
도덕산 정상을 앞두고 산이 고개를 바짝 든다.
길가에 새콩이 찔레를 감고 오르면서 그네를 탄다.
새콩이 실바람에 흔들거리며 벌과 나비를 유혹한다.
도덕산 정상을 눈앞 둔 가파른 언덕을 부녀가 오른다.
힘들어 하는 딸이 내려가자고 아빠를 조른다.
아빠는 “힘내라, 힘” 딸을 응원하며 기운을 불어 넣는다.
드디어 팔각정이 있는 도덕산 정상이다.
높지 않은 산이지만 이곳이 도덕산 정상의 쉼터이다.
추석명절 가족동행 산객이 부쩍 늘어 보기 좋은 풍경이다.
수양고개로 가는 길에 구절초는 아직 멀었다.
겨우 꽃망울만 살짝 보인다.
폭염이 길어지니 가을꽃인 구절초 입장이 늦어진다.
산허리를 가슴에 품고 구불구불 돌아간다.
능선이 아닌 오솔길을 타고 산행 들머리인 야생화공원으로 되돌아간다.
부부산객이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볍게 앞서간다.
산허리를 돌아서니 물소리가 시원하게 쏟아진다.
출렁다리에 인공폭포가 가동되고 있다.
힘찬 물소리가 더위를 식혀준다.
인공폭포 연못 가장자리에 배풍등 꽃이 피었다.
가을에 빨간열매가 참 탐스런 배풍등이다.
눈이 내린 날에 빨간 열매는 농익어 새들의 먹이가 된다.
폭포수가 만든 연못에 수련이 피었다.
수련은 이제 끝날 시간인데 여름이 길어지니 수명을 연장한다.
수련이 핀 인공폭포는 더욱 정겨운 풍경을 만든다.
인공폭포를 빠져 나오면서 출렁다리를 올려다 본다.
추석연휴인데 출렁다리가 한산하다.
출렁다리가 도덕산 명소인데 산객이 뜸하니 좀 이상하다.
인공폭포를 뒤로하고 도문산으로 향한다.
길가에 누리장나무 열매가 영글어간다.
꽃은 별로인데 열매는 보석처럼 아름답다.
도문산으로 가는 길에 강아지를 앞세운 산객이 오른다.
폭염이 시작하는 시간인데 신바람 난 강아지가 성큼성큼 앞장선다.
길가에 강아지풀이 살랑살랑 꼬리를 흔든다.
‘강아지풀 간지럼 타고 오는 가을’이라고 했는데 아직 폭염이 기승이다.
추석명절 도덕산 한바퀴 돌면서 가을로 접어드는 풍경을 한가득 담는다.
광명시 온라인시민필진 학다리 (박성만)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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