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과 화사한 봄꽃이 어우러진 '쌍청근린공원'

한옥과 화사한 봄꽃이 어우러진 '쌍청근린공원'

4월에는 대덕구의 큰 축제인 대덕물빛축제가 한창입니다. 대청호가 아닌 대덕구 중리동의 쌍청근린공원에도 봄꽃이 화사합니다.

쌍청근린공원은 쌍청당이 있어서 생긴 명칭입니다. 은진송씨 대종가의 울타리 옆에는 목련이 화려하게 피어 있어서 눈이 즐겁습니다.

은진송씨 대종가 담장 너머로 본 쌍청당의 별도 출입문입니다. 쌍청당은 은진송씨 대종가 담장 안에 별도의 울타리를 두른 공간으로, 쌍청당 송유(1389~1446)가 이곳으로 와서 1432년(세종14)에 지은 별당입니다.

당시의 지역명을 붙여서 회덕쌍청당이라고 하는데 대전광역시 유형문화유산 제2호입니다.

쌍청당은 역사가 긴 건물이기 때문에 수차례 수리를 거쳤는데 지금도 초기의 모습을 잘 간직한 편이라고 합니다. 나무를 다른 것으로 보수한 모습을 금방 확인할 수 있습니다. 쌍청당은 정면3칸, 측면2칸에 팔작지붕을 얹은 한옥입니다.

단청은 궁전이나 사찰의 건물에 쓸 수 있었는데, 쌍청당은 일반 사대부 양반가의 집인데 단청이 되어 있습니다. 조선 초기에는 기준이 모호해서 재력이 있거나 권력이 있으면 단청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후 사치를 막기 위해 단청을 금했다고 합니다.

은진송씨 대종가에서는 담장을 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돌담 담장 위에 철망을 둘렀습니다.

은진송씨 대종가의 솟을대문인 수재문입니다. 대정가에는 현재 후손이 거주하고 있는데, 솟을대문은 잘 사용하지 않고 왼쪽 옆에 있는 작은 문을 주로 사용하는 모습입니다.

은진송씨 대종가에는 후손이 거주하기 때문에 내부를 보기 어렵습니다. 대덕구나 시에서 역사 탐방 프로그램을 할 때 들어갈 수 있는데, 필자는 코로나19 전에 들어가 봤으니 거의 7년이 지났습니다.

은진송씨 대종가의 담장을 따라 봄꽃을 만끽하면서 걸었습니다.

절우당이 있었다는 검은 석비를 보면서 데크길을 걸어가면 쌍청근린공원의 중심으로 갑니다. 절우당은 쌍청당 송유의 5대손인 송남수가 1564년에 고쳐 지었던 건물입니다.

오른쪽으로 대형 팔각정이 있고 그 앞에는 주황색을 보이는 나무가 있는데, 어린 새싹이 붉그스름하게 돋아난 모습입니다.

공원 방문객들이 이용하는 육각 정자에 직장인 여럿이 둘러앉아서 점심시간의 여유를 즐기고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한국은 공원마다 팔각정이나 육각정이 있는 것이 특징이고 보기에도 좋습니다. 이곳에 있는 꽃은 하얗게 화려한데 백목련과 벚꽃입니다.

점심을 마치고 산책하는 주변 직장인들의 모습이 여유롭게 보입니다.

목련 너머로 보이는 건물은 송애당입니다. 송애당도 대전광역시무형문화 유산(1989년 3월 18일 지정)입니다다. 쌍청당은 조선 초기의 별당이고 송애당은 조선 중기의 문신김경여(1596~1653)가가 세운 별당이라고 합니다.김경여는는 경주김씨입니다.

은진송씨 집성촌인데 대정가에서 거의 옆집 수준으로 이렇게 가까운 곳에 경주김씨의 건물있다는게 놀랐습니다. 당시는 장남이 아닌 경우에는 처가가 있는 마을로 장가들던 시절이었는데, 김경여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김경여의 어머니가 회덕 은진송씨 송남수(1537~1626)의 딸이었는데 시집가서 몇 달 안 되어 남편이 죽었다고 합니다. 이후 친정에 와서 의지하며 김경여를 길렀다고 합니다. 송남수는 쌍청당을 지은 송유의 5대손으로, 지금은 비석만 남은 '절우당'을 고쳐 지은 사람입니다.

송애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은진송씨 정려각이 있는데 바로 김경여의 어머니 은진송씨 부인의 효심에 영조가 내린 졍려라고 합니다.

원래 조선시대 집의 마당에는 잔디를 깔지 않는데, 송애당 앞에 있는 잔디는 후손이 깔았을 것입니다.

송애당 출입문 앞에 있는 벚나무가 하얀 벚꽃을 피웠습니다.

송애당 울타리 앞에는 커다란 바위인 법천석총암각도 있습니다. 안내문을 세우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커다란 바위는 원래 계족산 자락의 옥류각 아래에 있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바위에는 '법천석총'이란 한자를 새겼는데 '법천'은 '법동의 샘'을 의미하고, '총( : 물모일 총)'은 '여러 물줄기가 합쳐지는 물'의 의미라고 합니다. 목련이 지면서 벚꽃이 피고, 주변에 철쭉과 연산홍 등 꽃이 차례로 피면서 쌍청근린공원의 색채는 또 다른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