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인천의 구도심을 기록하는 아키비스트, 학익동 지킴이 ‘곽은비’

​

​

​

​

동네라는 단어가 희미해져 가는 요즘,

사라져가는 인천 구도심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수집하는 시민 기록가가 있습니다.

학익동 지킴이로 활동하는 아키비스트

곽은비 님을 소개합니다.

​

아버지 대부터 인천 토박이인 그녀는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에서 태어나

5살이 되면서 학익동으로

이사를 했다고 하는데요.

학익동에 거주한 지

올해로 딱 25년이 되었다는 그녀는

자칭 타칭 학익동 터줏대감으로 통합니다.

스스로를 아파트 키드라고

소개하는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살아온 동네

‘학익동’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역사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싶어

영상학과에 진학했던 그녀는

​

문화재청 대학생 기자단을

4년 내내 활동하면서

문화재 쪽에 눈을 뜨게 되었다는데요.

학생 시절부터 인천의

사라져가는 것들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원도심 위주로 사진으로 찍으러 다녔고,

​

추후 그것이

지역사(향토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막연하게 지역사에 관심이 있고

좋아한다고만 생각했던 그녀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건,

2018년 ‘학익동’을 주제로

전국 향토문화 공모전에 도전해

수상을 하게 되면서였습니다.

‘학익동 지킴이’ 인스타그램 계정에

학익동의 이야기를 기록하다가

전시 제안을 받았던 그녀는

지난해 4월

배다리 인천문화양조장

스페이스 빔에서

<학익동>을 주제로

그간의 기록물을 공유하는

사진전을 열기도 했습니다.

사진 : 곽은비 제공

같은 해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주최하고

환경부·문화재청·한국환경기자클럽이 후원하는

<제21회 ‘이곳만은 지키자!’> 시민공모전에서

지금은 사라진 학익동

‘제국제마 주식회사 사택’을

철거되기 전 기록하고 수집한 자료가

​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아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습니다.

잊힌 문화유산을

개인이 발굴하여 이룬

쾌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녀와 함께 재개발 공사가 한창인

제국제마 주식회사 사택의 흔적을

찬찬히 둘러보았습니다.

머지않아 이곳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다는데요.

지금은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지만,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질 뻔했던 그곳을

​

그냥 지나치지 않았던 젊은 청년에 의해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되었습니다.

학익동 지킴이 곽은비 님은

학익동 기록을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학익동 zine’을 만들기도 했는데요.

인천 내 독립서점인

동인천 화수동의 ‘책방모도’와

연수구 동춘동의 ‘열다책방’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곽은비 님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곳

하나 더 알려 드릴게요.

인천시청역 지하에 있는 전시 공간인

‘열린박물관’에서 진행하는 <새삥> 전시에

초등학생 시절 곽은비 님이 직접 쓴

일기장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 것만큼

재미있는 게 또 없죠!

이번 전시는 5월 6일까지

진행된다고 하니,

재미있게 관람해 보세요.

사진 : 곽은비 제공

현재 진행 중인 작업을 슬쩍 물어보니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의

추억이 깃든 마을의 이야기를

함께 탐방하며 기록하고 있다는데요.

이 기록물이 완성되면

재미있는 전시를

또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살포시 해보았습니다.

“학익동은 내가 살아온 동네이고

앞으로도 살아갈 동네입니다”

학익동에서 자란 꼬마가

성인이 되어 사라지는 마을의 이야기를

기록한다는 사실이 대견하면서도

​

한편으로는 그 마을을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에게 인천은

어떤 의미가 있는 곳인가요?

이 글을 읽고

내가 태어난 인천, 내가 살고 있는 동네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

​

※ 본 게시글은 제12기 인천시 SNS 서포터즈 조연희 님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