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모 기자]


수원 근대문화유산 100년의 길 답사

선경도서관에서 준비한 수원 근대문화유산 100년의 길 답사자료집 ⓒ 강준모 기자

수원은 도서관이 많다.

도서관이 곳곳에 많을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건물을 가진 도서관들도 많다.

올해는 수원시 근대도서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수원시립선경도서관에서는 도서관 주간을 맞아

전국의 도서관을 답사한

‘이토록 역사적인 도서관’의 저자 백창민 씨와 함께

수원 근대도서관 100주년 및

선경도서관 개관 30주년 기념으로

‘수원 근대문화유산 100년의 길’

답사를 진행하였다.

답사는 수원시의 도서관 답사길을 포함한

수원시 근대문화유산 코스를 약 3시간가량

도보로 돌아보는 일정이었다.

1971년 개관 당시 수원의 유일한 공연장이었던 수원시민회관 ⓒ 강준모 기자

첫 번째 답사지인 수원시립중앙도서관

중앙일보사와 동양방송의 기부로

설립된 도서관이다.

1917년 일제강점기에 신사가 있던 자리에

들어선 도서관이다.

수원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팔달산 중턱 중앙도서관의 위치는,

이 일대가 모두 일본인들이 모여 살았음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중앙도서관 옆에 위치한 수원시민회관은 1971년

개관 당시 수원의 유일한 공연장이었다.

건물의 부조와 모자이크는

김영중과 조성목의 작품이다.

1956년 설립 당시 수원시립도서관이었던 건물. 현재는 수원시 가족여성회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 강준모 기자

수원시 가족여성회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 건물은 한국전쟁 후 1956년 문을 열 당시에는

수원시립도서관이었다.

1950~60년대까지

수원의 유일한 공공도서관이었다.

한국전쟁이 끝난 폐허의 자리에

미래 세대를 위하여 세운 공공도서관이었다니

더욱 값진 의미로 다가온다.

구 부국원 건물. 교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수원향교와 근대문화유산길을 함께 돌아보기에 좋다. ⓒ 강준모 기자

구 부국원은 일본의 부국원 주식회사가 지은 건물로,

일제강점기 종자와 종묘를 판매한 곳이었는데,

지금은 문화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구 부국원은 국가문화유산으로

아름다운 건물이긴 하나

수원시 일대 넓은 곡창지대의 식량을 독점하고

수탈하기 위한 곳이었다니 마음이 아팠다.

교동 일대에 위치한 수원장로교회와 대한성공회 수원교회. 수원 일대의 독립운동과 민주화 운동의 본거지 역할을 했다고 한다. ⓒ 강준모 기자

외벽을 돌로 치장한 수원장로교회

‘돌집교회’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곳 교동 일대는

수원중앙교회, 수원성결교회, 대한성공회 수원교회,

팔달사와 같은 종교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독립운동과 시민사회 운동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한다.

백선행 여사의 흉상과 미래 백선행의 흉상의 자리 ⓒ 강준모 기자

교동에서 행궁동 쪽으로 넘어오면

팔달문 근처 백선행 선생 흉상을 볼 수 있다.

수원에서 태어나 평양으로 이주한 백선행 여사는

큰 부자가 되어 자신의 재산을

사회사업에 썼다고 한다.

몇 안 되는 여성도서관인 중 한 사람인

백선행 선생 흉상 옆에는 미래 백선행 흉상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어 인상 깊었다.

수원근대도서관 역사의 출발점인 ‘수원도서관’이 문을 열었던 수원장로교회 ⓒ 강준모 기자

화성행궁과 마주 보는 자리의 수원종로교회

1925년 7월 13일 수원야소교청년회와 함께

‘수원도서관’으로 문을 열었던 곳이며

수원근대도서관 역사의 출발점이다.

예배당 이름이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으로 되어 있고,

역사관도 있다고 한다.

늘 이곳을 지날 때마다 수원종로교회에 들어갈 볼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다음에 오게 되면

꼭 안에도 들어가 보고 싶은 곳이다.

서슬 퍼런 일제강점기에 이곳에 근대식 도서관을 연

그들은 얼마나 뿌듯했을 것이며,

소중한 문화 공간으로서 얼마나 많은 수원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을까!

북수동성당 옆 뽈리 신부가 세운 옛 소화초등학교 건물. 현재는 뽈리화랑이 있다. ⓒ 강준모 기자

수원종로교회 바로 옆 북수동성당의 뽈리화랑

옛 소화초등학교 건물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가난 때문에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쳐 문맹을 일깨우고

민족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곳이었다.

이곳도 늘 스쳐 지나가기만 하는 곳이었는데,

이런 역사적인 공간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관 30주년을 맞이한 수원시립선경도서관의 전경 ⓒ 강준모 기자

선구적인 여성의 상징이며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유화가인 나혜석 선생의

생가와 매향중학교를 지나

수원의 핫플레이스 중 핫플레이스인

행리단길을 지나오면 지금의 SK그룹인

선경그룹 최종현 회장의 기부로 1995년 4월 27일

문을 연 수원시립선경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올해는 수원시립선경도서관

개관 30주년을 맞는 해로,

수원에서 성장한 대기업으로서 선경그룹은

당시 250억을 기부하여 이 도서관을 지었다고 한다.

화성행궁, 수원시립미술관 및 행궁동 벽화거리,

행리단길 인근 핫플레이스에 있는 도서관이다.

수원의 핫플레이스들을 돌아보며

이곳 선경도서관에도 들르면 좋을 것 같다.

근대문화유산의 역사는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고

그 위에 우리의 것을 지어 올리고자

치열하게 쌓아온 역사인 것 같다.

알고 보니 도서관의 출발은 지식과 문화의 출발이며,

근대도서관의 시작은 근대문화유산의 시작과

일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답사 해설을 맡은 백창민 선생은

“우리나라에서 도서관의 도시라고 할 수 있는 곳

3곳을 꼽는다면 그중 하나로

수원시를 꼽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일찍부터 OECD 수준의

도서관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도시이다.

기자는 어릴 때부터 도서관을 자주 갔다.

가까운 곳에 넓고 쾌적하며 휴식 공간까지 갖춘

도서관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게 느껴졌다.

올 하반기에는 수원 광교에

‘경기도서관’이 개관한다.

수원시 도서관 100년의 역사를 이어받아

얼마나 더 멋지고 미래지향적인 도서관이 문을 열지

정말 기대가 된다.


{"title":"[기회기자단] 도서관의 역사를 따라, 근대문화유산의 역사를 따라","source":"https://blog.naver.com/gyeonggi_gov/223843018943","blogName":"경기도 공..","domainIdOrBlogId":"gyeonggi_gov","nicknameOrBlogId":"경기도","logNo":223843018943,"smartEditorVersion":4,"lin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me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