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기자단] 가을 배웅 산책길: 능안공원에서 마천동까지
글·사진 : 블로그 기자단 이난희
❣ 송파로(Road), 쉰한번째 이야기 ❣
가을이 깊어지면서 초겨울처럼 쨍하게 추운 기온도 간간이 느낄 수 있지만 아직은 가을을 보내기 싫은 마음입니다. 마지막 가을을 보낸다는 기분으로 평소 잘 다니던 동네 산책길로 ‘가을 배웅 산책’이라고 이름 짓고 집을 나섰는데요. 거원초등학교 옆에 있는 능안공원에서부터 거원중학교 뒤로 나 있는 위례호수공원 산지형 산책길을 따라 마천동 쪽까지 가서 돌아오는 코스로 다녀올 생각입니다.
저와 함께 가을 끝자락의 산책길을 함께해 보실까요?
높이 솟은 아파트들 속에서 봄에는 벚꽃잎을 날리며 황홀하게 했던 벚나무들이 이제는 붉게 물들며 잎을 떨구고 있습니다. 하룻밤 자고 나면 수북하게 떨어져 있는 낙엽들을 보면서 이 많은 낙엽을 청소하는 것도 힘들지만 모두 어디에 버릴까 궁금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우리 송파구에서는 이 낙엽들을 남이섬으로 보낸다고 합니다. 은행나무 잎은 따로 모아 남이섬에서 ‘송파 은행나무 길’을 따로 조성했다는 소식도 며칠 전에 들었답니다. 소각하는 비용도 절약하고 관광에 도움이 되고 나중엔 퇴비로 만든다고 하니 진정한 ‘업사이클링’에 한몫하고 있다니, 송파구에 살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이 듭니다.
■ 거여동 능안공원
귀한 낙엽을 살포시 밟으며 능안공원에 도착했습니다.
능안공원은 원래 자그마하고 낡은 정자 하나에서 동네 어르신들이 장기나 바둑을 두던 곳이었는데 몇 년 전에 보수와 확장 공사를 통해 지금의 공원으로 탈바꿈했다고 합니다. 위례호수공원을 공사하면서 능안공원도 대대적으로 공사해 예전보다 더 깨끗해지고 시설도 확충한 것 같았습니다. 주변에 어린이집이 의외로 많은데 오며 가며 어린이들과 보육교사들이 이곳을 찾아 놀고 있던 것을 자주 보곤 했으니 능안공원이 잘 활용되고 있는 것이겠죠.
공원 바닥에는 추억의 땅따먹기 그림이 그려져 있고 미로 놀이도 그려져 있었습니다. 땅따먹기 놀이는 아직도 게임 규칙이 기억나는데 미로게임은 기억이 안 나네요. 초등학교가 옆에 있으니, 학생들도 많이 와서 놀 것 같습니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그늘이 드리워진 벤치도 더 생겼는데요. 생활운동기구도 갖추어져 있습니다. 정자 쉼터가 없어진 것은 아쉽지만 분위기가 더 환해진 것 같아 새로 바뀐 능안공원도 마음에 듭니다. 의자에 앉아 가만히 가을 햇살 바라보는 것도 힐링이 될 것 같아요.
공원 안의 계단을 올라가면 산책길로 걸어들어갈 수 있는데요. 참나무가 많이 있어서 숲길 같습니다.
바로 이어진 길은 시멘트로 잘 정비된 길인데요. 이곳은 위례호수공원으로 가는 산책길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오갈 수 있도록 정비되었는데요. 아이 엄마들이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 편해서 자주 이용하는 것 같았어요. 휠체어도 다닐 수 있기에 무장애길이라고도 할 수 있답니다.
■ 산지형 산책로에서 숲속 분위기를 느끼며
저는 숲속을 더 걷는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서 숲 쪽으로 들어가 걸었습니다. 흙길로 조성된 길을 따라 산지형 산책길로 걸었는데요.
나무들이 우거져있어서인지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졌고 공기도 맑았습니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의 나무들은 가을 색이 완연해 가을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분위기를 주었습니다.
옆에 정글짐 같이 놀이터가 조성되어 있는데 숲속 놀이터 같았어요. 이 근처에서 나뭇잎이나 나무를 활용한 숲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면 아이들이 놀기에 더 좋은 공간이 되어 줄 것 같아요.
다리를 지나 아래로 내려가니 새로 생겼다는 맨발 황토 체험장이 나옵니다. 동네 주민들이 맨발 황토 체험을 하고 있는데 황토도 많고 물기도 적당해서 운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세족장이랑 숲속대피소가 있어서 한여름에는 무더위 쉼터로도 역할을 할 것 같아요.
■ 위례호수공원을 지나 마천동 방향으로
더 올라가서 공원 중앙으로 나오니 위례호수공원 건립 취지문 등의 조형물이 있습니다. 깨끗하고 크기도 큰 화장실도 갖추어져 있는 걸 보니 위례호수공원이 무척 크긴 큰가 봅니다.
앞에 조성된 놀이터도 무척 넓었는데요. 중, 고등학생들도 즐길 수 있을 정도 높이의 놀이 기구도 있어 다른 놀이터와 달리 놀거리가 다양하게 갖추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목적지는 위례동 방향이 아니고 마천동 방향이라 이 큰 놀이터를 지나 더 위로 올라갔습니다. ‘위례호수공원’이라는 글자 조형물을 지나서 위로 올라가면 되는데요. 시멘트로 정비된 길을 따라오면 바로 여기까지 올 수 있습니다.
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식재된 나무들은 열심히 적응하며 자라는 중인데요. 그래도 나무들이 가을을 그냥 보내지 않을 거라고 작지만 잎들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것을 보니 기특할 따름입니다. 한쪽에서는 위례 트램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공사 가림막이 쳐져 있습니다. 이 길을 따라 주민들이 햇빛이 잘 드는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한가롭고 평화롭습니다.
저는 이 길을 걸을 때가 가장 마음이 평화로운데요. 길 한쪽에 아파트와 주택들이 있어서인지 더 사람 냄새가 나는 것 같고 그래서인지 마음의 여유로움을 느낀답니다. 높지 않은 주택단지들이라 파란 하늘이 훤히 보이고 햇살도 그대로 비춰 여기 벤치에 앉아 햇빛을 받기에 딱 좋답니다. 반려견도 동행할 수 있는 산책길입니다. 하지만 동행 시에는 꼭 에티켓을 지켜서 산책하는 다른 사람들도 배려해 줘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생활체육기구와 의자들이 곳곳에 있고 걸어가는 길이 짧지 않아서 이 길만 걸어도 운동이 된답니다.
■ 공사가 마무리되어 완전한 산책길이 되는 날을 꿈꾸며
가림막이 쳐진 공사 구역이 완성되면 아마도 위의 그림 모습처럼 될 것이라는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잠시의 불편함은 참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사로 막혀있는 산책길의 끄트머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항상 오른쪽 큰 도로 방향으로 나갔다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왼쪽 새로 조성된 길로 걸어가 보았습니다. 새마을 주택단지 쪽인 양산로8길로 새 도로가 개통되었거든요. 이 길을 따라가면 거여역으로도 갈 수 있고 마천역으로도 갈 수 있답니다.
저는 남한산성 만남의 광장이 있는 방향으로 더 올라갔습니다. 크게 한 바퀴 돌아 다시 돌아오는데 마천2동 공원에 가기 위해 더 걸어가 보았습니다.
마천2동 공원은 신명실업학교를 지나 주택단지로 들어가서야 만날 수 있었는데요. 이곳은 공터처럼 한두 개의 체육시설만 덩그러니 있어서 공원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버스 차고지 옆의 남한산성 등반로 입구 만남의 광장에서 잠시 쉬었다 돌아왔습니다.
가을이 저물어 가는 시기에 능안공원에서부터 위례호수공원을 지나 마천동까지 걸어보았는데요. 마지막 가을을 떠나보내기 아쉬운 마음을 이번 산책길이 위로가 되어 주었습니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더욱 완벽한 산책길로 거듭날 미래를 기대하며 가을과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 본 기사는 블로그 기자단이 작성한 글로, 송파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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