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삼아 다녀온 김해와 창원의 경계인 우곡저수지로 가는 길에는 여름의 끝물일 것 같은 고마리가 아직도 한창인 것을 봅니다. 여름의 시간이 길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요.

가을이 색을 더할수록 우리의 영혼도 깊이를 더해간다는 말이 있듯이 이름 모를 풀 위에 내려앉은 이슬도 가을의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지는 우곡저수지 둘레길에 도착했습니다.

아침해가 떠올랐지만 우곡저수지는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그 희뿌연 풍경 속에서 묻어나는 정감은 경험한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지 싶어집니다. 아련한 듯 맺혀지지 않는 그리움마저 떠올리게 하니 말입니다.

창원시와 김해시의 경계는 저수지를 반으로 나눠야 가능할지... 땅에서도 사실 명확한 구분을 지을 수 없는 우곡저수지는 우동 혹은 서천 저수지로도 불린답니다.

행정구역 상 김해시 진영읍 우동리에 속하지만 상류는 창원시에 해당하면서 국방과학연구소의 긴 철책을 따라 5분쯤 나오면 만날 수 있는 우곡지에는 벌써 철새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창원시 동읍 단계리 지역의 농업용수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우곡 저수지는 1944년 1월 1일 창원 농지 개량 조합이 시행을 맡아 설치 확정을 한 뒤 1949년 1월 1일 준공했답니다. 원래 저수지가 생기기 전의 이곳은 주민들이 마을을 이루고 살던 곳이었지만 일제에 의해 마을이 없어지고 저수지가 조성되었다고 하더군요.

남북으로 긴 형태의 저수지에서 중앙을 기점으로 창원시 의창구 동읍의 외단계리와 김해시 진영읍 우동리 서천마을의 경계지가 되기도 하는데 저수지이다 보니 모호한 경계로 두 지역이 하나가 되어 만나게 되는 우곡저수지 둘레길은 인근 주민들이 즐겨 산책을 나오는 곳이기도 하지요.

물안개 반영이 머문 우곡지의 물 위는 여름을 뒤쫓아 다가온 가을의 정서를 품어내기에는 좀 이른 감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우곡저수지를 올 때마다 생명의 기운이 녹아든 물빛은 사계절 언제라도 힐링의 품이 되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총 저수량은 65만 톤으로, 현재 한국 농어촌 공사 창원 지사에서 관리를 맡고 있으며, 전단산(旃檀山. 정병산의 옛 이름)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이 내려와 우곡저수지를 이루고, 서천 마을을 감싸 안으며 흐르는 이 저수지가 주황천이 되어 창원 동판저수지까지 이르게 된답니다.

나무 끝에 달린 이파리들이 서서히 물들어가고 있는 우곡저수지 데크로드는 저수지 총 둘레 길이 1.5km 중 창원시 쪽에 속한 부분으로 약 682m 정도 되고 전체 한 바퀴 둘러보기에는 성인의 걸음으로 약 3,40분 정도 소요된답니다. 여름이 지나간 자리에 뜨거운 열기에 타버린 잎들이 벌써 낙엽처럼 데크 위에서 뒹굴고 있는 것조차 아련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둘레길을 함께 걸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싶을 만큼 사랑도 떠오르고 그리움도 밀려오더군요. 가을이라 그런 것인지 장소가 만들어 준 분위기에 젖어서 그런지 이런 기분 나쁘지 않더군요.

흐르는 물을 잡아서 과다 또는 과소를 조절하는 인공의 시설로, 지표수의 활용도를 높이는 용수원(用水源)인 저수지는 농업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는 농업용수의 주요 공급원 노릇을 하지만 공업 도시로 변모할수록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또는 치수의 기능이 중요시되어 왔었지요.

창원 지역의 저수지들은 시기적으로 일제 강점기에서 1970년대 사이에 집중 조성되었다고 하며, 창원시의 저수지 가운데 30만㎥ 이상의 저수지는 주남 저수지, 가월 저수지, 불모산 저수지, 산남 저수지, 추곡 저수지, 학동 저수지, 평암 저수지 그리고 우곡저수지가 있지요.

일제에 의해 마을이 없어지고 저수지가 조성됨으로 인해 수몰된 마을을 떠나게 된 주민들의 기억이 머문 곳에는 주민들 대신 거북이 가족들이 지키고 있었나 봅니다.

2013년 9월부터 2015년 9월까지 개발제한구역 주민지원 사업(국·도비 지원)으로 조성된 우곡저수지 데크로드의 주인은 사람을 위한 자연의 후퇴 같았지만 그 또한 내려놓음인 것 같아 산책을 하면서 마음을 비워내며 걸었던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해가 더 높이 떠오르고 하늘을 덮었던 구름도 살짝 비껴가면서 빛이 다가오자 안개로 작은 물 알갱이조차 보석처럼 반짝거리는 산책길의 소경에서 가을을 향한 길이었고 그 길을 함께 하고 싶은 당신을 기다려 봅니다.

이곳 우곡저수지 데크로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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