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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전
흙이 빚은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통영박물관 기획전 ‘도자기, 흙으로 만든 그릇’
여행은 단순히 그곳에 가는 것이 아닙니다.
여행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과정입니다.
언제 찾아도 좋은 통영이지만
마침 ‘도자기, 흙으로 만든 그릇’이라 주제로
기획전이 오는 3월 30일까지 열린다니
더욱 가고 싶었습니다.
통영시립박물관은 옛 도심에 있습니다.
서호시장이 지척입니다.
예전 통영 군청 건물입니다.
근대유물 유산인 건물 앞에는 햇살에 샤워하는 듯
옹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 통영시립박물관
주소 : 경남 통영시 중앙로 65
관람시간 : 09시~18시(매주 월요일 휴무)
입장료 : 무료
문의전화 : 055-646-8371
주차장 : 있음, 무료
박물관을 무료입장하면 왼쪽에
기획전이 열리는 전시실이 나옵니다.
통영시립박물관 소장품 중 도자기를 주제로
삼국시대 토기부터 조선시대 백자는 물론이고
통영 출신 예술인들의 작품 등
27점의 도자기가 우리를 맞이합니다.
토기와 도기, 자기의 구분부터 배우고
전시실에 들어갑니다.
토기는 굽는 온도가 500~1,000℃인데
도기는 1,000℃ 이상이고
자기는 1,200℃ 이상입니다.
토기와 자기를 붙여 도자기라 합니다.
삼국시대의 투박한 토기부터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붙잡습니다.
걸음걸음마다 자연의 흙으로 빚은 도자기들이
우리에게 너머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자기는 청자로 10세기 후반부터
만들어졌는데 고려말 분청사기가 대표적입니다.
청자 상감 표류 수금 문 접시 앞에서는
영롱한 맑고 푸른 빛에 덩달아 몸과 마음도
푸르게 물들어가는 기분입니다.
‘백토를 분장한 회청색의 사기’라는 뜻으로
한국 미술사를 연구한 고유섭 선생이 일컫는
분청사기들이 저만치에서 손짓합니다.
여느 명품보다 귀한 ‘분청사기 귀얄문 대접’을
보고 또 봅니다.
태생은 흙이었지만 불의 기운을 받아들이고
유약으로 덧칠해서 우리 앞에
곱게 드러낸 자태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백자 청화 모란 문병이며 백자병 등이
걸음을 쉬이 옮기지 못하게 합니다.
전시실 한가운데 있는 귀문 나전칠기 화병의 화려한
모습 앞에서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합니다.
통영 출신 나전장 고 김봉룡과 나전장 박재성의
도태칠기와 상용 도자기 접시에 그려져 있는
전혁림 작품, 시조 시인으로 잘 알려진
초정 김상옥의 도자기도 볼 수 있습니다.
자연의 흙이 탄생시킨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뒤로 하고 전시실에 나와
맞은 편 휴게 공간에서 숨을 고릅니다.
숨을 고르고 2층으로 올라갑니다.
계단을 천천히 오르자 옛 군청 공무원들 단체 사진이
수고롭게 올라오는 우리를 다시금 반깁니다.
( ※ 한쪽에 2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있음)
2층 상설 전시실은 켜켜이 쌓인
통영 이야기가 걸음마다 따라옵니다.
신석기 인골에서 확인된 잠수병의 흔적은 물론이고
기존에 알고 있던 문신(文臣) 형상의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달리
눈이 매섭고 곽 다문 입에서 보이는 무인(武人)의 모습
장군님을 뵙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아울러 통영 역사 전시실을 지나면 통영의 특산품인
나전칠기 등을 소개하는 전시실이 나옵니다.
손재주 좋은 통영 사람들이 만든, 세계 어디 내놔도
자랑할 만한 자개를 비롯한 특산품을 둘러보는 동안
시간마저 느리게 흐릅니다.
아담한 통영시립박물관에는
곳곳에 의자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잠시 앉아 눈을 감고, 통영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면 어떨까요?
시간마저 멈춘 통영박물관이 전하는 통영 이야기에
아마도 마음도 포근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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