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반구대 산골영화제 '멋남' 참관기
제13회 반구대 산골 영화제가 지난 5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작천정 벚나무 터널 잔디광장에서 열렸습니다.
2011년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 발원지요 선사시대 유적지가 있는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한실 마을(구 대곡분교)에서
동호인들이 주축이 되어 시작 이래, 올해 13번째 열리는 소박한 반구대 산골 영화제의 참관기를 포스팅합니다.
영화제(映畵祭)는 여러 영화 작품을 모아, 일정 기간 내에 연속적으로 상영하는 행사를 말합니다.
울산에서 개최되는 영화제는 '울산 국제영화제', 울주 산악영화제', '반구대 산골 영화제'가 있습니다.
이 중 가장 먼저 시작한 작은 영화제가 '반구대 산골 영화제'입니다.
10회까지는 반구대에서 열렸는데 제11회부터는 작천정 다목적 잔디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열리고 있습니다.
관객들의 접근성이 좋고 주차 공간 확보가 쉬운 장점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2021년에 발간된 ‘울산 반구대 산골 영화제 10년(2011-2021)’의 기록집을 구해 영화제 내력을 살펴보았습니다.
책에 따르면 2011년 11월 5일 대곡리 한실 마을 은행나무 집(구 대곡분교)에서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한실 마을 태생이자 부산에서 '백성욱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을 경영하는 백성욱 원장의 노력이 지대했습니다.
한실마을은 사연댐 건설로 1965년부터 대부분의 주민들이 이주한 실향의 아픔이 있는 곳입니다.
영화에 대한 추억과 기억을 찾아 나선 사람들이 모여 반구대 산골 영화제를 우리나라 최초로 만들었습니다.
3회째부터 반구대 집청정으로 옮겼으며, 4회째부터 울주군 등 후원 기관들이 참여하고,
6회째부터 가을에서 봄으로 개최 시기를 변경했다고 합니다.
2011년부터 시작된 반구대 산골영화제의 특징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직접 참여하여 만들어가는 데 있습니다.
뜻 있는 울주민들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13년째 전통을 이어오고 있어서 그런지 친근감이 갔습니다.
울산 반구대 산골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올해의 영화제는 ‘만남, 맛남’을 주제로 펼쳐졌습니다.
5월 24일 오후 전야제를 시작으로 3일 동안 열리는 영화제는 ‘줄리&줄리아’를 시작으로 ‘슈가앤 스타’, ‘스노우 워커’
‘로맨틱 레시피’까지 총 4편의 영화를 상영했는데 4천여 명이 방문했습니다.
행사장 현장에 도착해 보니 홍보가 여러 날에 걸쳐 이루어졌고, 참가 인원이 사전 접수되어 준비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접수를 마치면 확인 손 목걸이를 차고 주최 측에서 준비한 풍성한 먹거리를 무료로 먹을 수 있었습니다.
작천정 벚꽃길에는 수령 100년 전후의 벚나무 300여 그루가 1km의 긴 터널을 이루고 있어 운치가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 언양, 삼남, 상북 지역 독립운동의 중심지로, 일본 순사의 의심을 피하고자 심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비춘 불빛이 교교해서 그런지 참가한 관람객들의 미소도 한층 더 밝아 보였습니다.
대회 본부에서 국밥과 라면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는데 대형 가마솥에서 끓인 소고기국밥이 맛이 좋았습니다.
많은 주민이 가족과 함께 찾은 행사장에서 국밥을 먹는다는 것이 시골스럽고 잔치 기분을 풍기고 있었습니다.
행사장 입방에 앞서 먹거리 부스에서는 팝콘 등 간식과 음료를 제공해 영화를 보는 관광객들의 호응을 받았습니다.
참석 인원이 많다 보니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 또한 새로운 분위기였습니다.
행사장 한쪽에서는 다양한 곤충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되어 있어 어린이들에게 호응을 얻었습니다.
풍뎅이 등 울주지역에 살고 있는 곤충들을 직접 체험하는 어린이의 표정이 진지했습니다.
영화제가 열리는 입구 쪽에는 SNS 포트존을 설치해 이번 산악제 홍보에 기여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인증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 우수작을 선정해 시상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식전 행사로 유명한 OST 음악회와 밴드 공연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이 분위기를 고조시켰습니다.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에 유명 가수가 열창하는 노래가 비록 은막 안에서 이루어졌지만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서울주 합창단의 합창 공연이 반구대 산골 영화제 전야제의 대미를 장식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습니다.
울주군에도 합창단이 있다는 사실이 관중들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대형 스크린에는 인류 최초의 Sign 선사인의 바위그림, 반구천 암각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영상이 방영되었습니다.
반두천 암각화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제하기 위한 등제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한 상태입니다.
전야제에 상영될 영화는 2009년 12월에 첫 개봉한 할리우드 스타 메릴 스트립과 에이미 에덤스가 주연하고
고(故) 노라 애프론 감독이 연출한 '줄리&줄리아'였습니다.
줄거리는 줄리아 차일드가 알렉스 프루드옴므와 함께 쓴 자서전 '프랑스에서 나의 삶'과 2002년부터 자신의 블로그에
그녀의 요리를 올린 줄리 파웰이 2005년 출간한 '줄리&줄리아 : 365일, 524개 레시피, 하나의 조그만 아파트 부엌'을
원작으로 한 노라 애프런 감독 작품입니다. 메릴 스트립과 에이미 아담스 주연의 영화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전설적인 요리사 줄리아 차일드와 그의 유명 저서 '마스터링 더 아트 오브 프렌치 쿠킹' 속
요리를 따라 하며 인생의 의미를 되찾아가는 블로거 줄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 셈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요리사! 전설의 프렌치 셰프 미국의 ‘줄리아 차일드’ (메릴 스트립)
외교관 남편과 함께 프랑스에 도착한 줄리아는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 생활에서 먹을 때 가장 행복한
자신을 발견하고 명문 요리학교 ‘르꼬르동 블루’를 다니며 요리 만들기에 도전합니다.
그녀는 뚝심으로 명문 요리학교를 마친 데 이어 요리책을 쓰느라 8년여를 보냅니다.
마침내 모두를 감동하게 한 전설적인 프렌치 셰프가 되어 맛깔난 제2기 인생이 시작됩니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뉴욕의 요리 블로거 ‘줄리’ (에이미 아담스) 한창 잘나가는 친구들과 잔소리뿐인
친엄마 사이에서 기분 전환으로 요리 블로그를 시작합니다.
유일한 지원군은 남편뿐이지만 전설의 프렌치 셰프 ‘줄리아 차일드’의 요리책을 보면서 365일 동안 총 524개의
레시피에 도전하는 그녀의 프로젝트는 점차 네티즌의 열렬한 반응을 얻는 데 성공합니다.
실제로 줄리는 영화처럼 줄리아 차일드의 요리책에 나오는 요리에 도전한 후 글을 써 유명 블로거가 됐습니다.
블로그에서 나온 '줄리&줄리아 프로젝트'는 책으로 발간됐습니다.
'줄리&줄리아'는 할리우드의 대표적 여성 감독인 노라 에프론의 부활을 알린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요리의 비중이 높은 영화지만 극 중 요리 자체의 유혹은 그리 대단하지 않았습니다.
두 여자 주인공이 맞는 전환점에 더 강세를 두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가치는 맛있는 음식, 음식을 같이 나눌 때의 온정, 손때가 묻어 있는 옛 부엌의 향수는
사랑스럽고 재미있는 영화로 기억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총 4편의 영화를 상영한 제13회 반구대 산골 영화제는 최고는 아니지만 국내에서 보기 드문 행사였습니다.
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준 행사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문화의 갈증을 해소해 주는 주전부리의 구수함과 정겨움을 느낀 '만남, 맛남'이었습니다.
내일의 희망을 이어가는 주제 소통, 음식, 여성에 충실한 행사였습니다.
울주군민 스스로 주최 하면서 해를 그듭 해가고 있는 '반구대 산골영화제'의 번창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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