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탑

'정림사지 5층 석탑'

충남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364


지난 1월 9일 (목),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공주 마곡사에 위치한 보물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을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 공고했습니다.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이 국보로 지정된 배경에는 고려 후기 충청과 호남 지역에 성행한 백제계 석탑 양식을 보인다는 점이 설명됐습니다.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의 국보 지정을 계기로, 국보로 지정된 충남도 소재의 석탑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여러 차례 검색을 해봤습니다. 검색 방법이 잘못되었는지 몰라도 의외로 그 수가 적었습니다. 올해 국보로 지정된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 외에는 부여군의 정림사지 오층석탑이 유일했습니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관심을 두었을 때 살펴보자 싶어서 결국 부여로 떠나봤습니다.

▲ 정림사지(定林寺址) 박물관 입구

▲ 세계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정림사지박물관 표지석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을 둘러보기 전에 인근에 있는 '정림사지박물관'에 먼저 들렀습니다. 정림사지박물관은 백제 사비기(538~660년)의 불교와 정림사(定林寺)를 주제로 백제 불교문화를 재조명하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고취하고자 2006년 9월 29일 개관한 공립박물관입니다. 정림사 및 백제 관련 유물 8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 정림사지박물관 내부

▲ 명문 기와 출토로 고려 현종 19년(1028) 정림사로 불리었음을 알게 한다.

정림사지박물관의 주요 전시시설로 제1전시실 정림사지관과 제2전시실인 백제불교역사관, 기획전시실 등이 있고, 야외에는 부여 일원에서 출토된 석조 유물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날 부여 여행의 목적은 정림사지 오층석탑을 살펴보는 데 있었기에 정림사지관과 백제불교역사관을 중심으로 돌아보았습니다. 여러 차례 방문한 곳이지만, 방문 목적이 확실히 정해졌기 때문인지 여느 때와 달리 찬찬히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정림사지와 관련 있는 유물이려니 여기며 대충 보았던 '역사를 조명한 명문 기와'부터 살폈습니다.1942년 '태평 8년 무진 정림사 대장당초'라고 쓰인 명문 기와 한 장이 출토되어 백제 성왕시기 사비(현 부여)천도 직후 사비도성 중심지에 백제 왕조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정림사가 존재하였음을 알게 합니다.

정림사지관에서는 정림사지 출토 유물을 AR콘텐츠를 통해 볼 수 있는 인피티티룸을 지나면 정림사지의 발굴조사와 성과, 백제 사찰건축의 원형과 정림사지 건축 양식, 축조과정 체험과 정림사지 오층석탑 비례미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 백제의 가람배치-정림사지

▲ 백제와 일본의 가람 배치

고구려, 백제, 신라의 가람배치와 중국과 일본의 가람배치에 관해서도 비교하며 살펴보았습니다. 백제의 가람배치는 1탑 1금당식의 부여 정림사지와 3탑 3금당식의 익산 미륵사지가 소개돼 있었습니다. 1탑 1금당인 백제 가람배치는 일본의 가람배치에 영향을 주었음을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 정림사지 조감도

▲ 정림사지 출토 문화유산

정림사지박물관에서 정림사지의 가람배치와 출토 유물에 대한 사전 정보를 얻고 나서 정림사지를 둘러보러 이동했습니다. 정림사지박물관에서 정림사지 복원 모형과 조감도를 통해 가람 배치를 한눈에 담을 수 있었기에 정림사지에서는 정림사지 오층석탑과 정림사지 석조여래좌상 등 출토 유물을 자세히 살펴보는 데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 정림사지 오층석탑-좌측면 모습

▲ 정림사지 오층석탑-정면 모습

정림사지에서는 중문과 탑, 금당, 강당이 남북 일직선상에 위치해 있으며, 동·서 회랑 및 동· 서편 건물지, 승방지 등을 살필 수 있었습니다.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연지와 금당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석탑으로 6세기 말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수리적 원리에 의해 구성돼 부드럽고 온화한 백제의 미를 느낄 수 있는 석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정림사지 오층석탑 구조(1)

▲ 정림사지 오층석탑 구조(2)

▲ 정림사지 오층석탑 구조(3)

정림사지 오층석탑은 좁고 낮은 1단의 기단 위에 5층의 탑신(塔身)을 세운 모습입니다. 신라와 연합해 백제를 멸망시킨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백제를 정벌한 기념탑'이란 뜨의 글귀를 이 탑에 새겨 놓아, 한때 '평제탑(平濟塔)'이라고 잘못 불리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고 합니다.

기단은 각 면의 가운데와 모서리에 기둥돌을 끼어 놓았습니다. 탑신부의 각 층 몸돌에는 모서리마다 기둥을 세어 놓았는데, 목조 건물의 민흘림 기법(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서서히 좁아지는 형식)을 보입니다. 얇고 넓은 지붕돌은 처마의 네 귀퉁이에서 부드럽게 들려서 단아함을 보여 줍니다.

정림사지 석탑은 목조 건물의 형식을 이행하면서도 단순 모방에 그치지 않고 세련되고 창의적인 조형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형태가 장중하고 아름답습니다. 제가 정림사지 오층석탑을 돌며 계속해서 사진 찍는 모습을 지켜보더니, 맨발로 산책하던 주민 몇 분이 "탑이 워낙 예쁘니까 (저리 사진을) 찍을 만도 하지!"라며 자긍심을 내비칠 정도였습니다.

▲ 정림사지 석조여래좌상

국보인 정림사지 오층석탑에 가려 조명을 덜 받고 있지만, 정림사지 출토 유물에는 보물로 지정된 '부여 정림사지 석조여래좌상'도 있습니다. 고려시대의 불상으로 화재로 심하게 마모돼 형체만 남게 되었으며, 머리와 갓은 후대에 복원된 것이라고 합니다. 정림사지 석조여래좌상은 금당지 뒤편에 복원한 강당 안에 봉안돼 있습니다.

▲ 정림사지 오층석탑이 보이는 풍경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의 국보 지정을 기화로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을 중심으로 정림사지 일대를 돌아보고 왔습니다. 국보로 지정된 충남도의 두 개의 석탑을 돌아보고 나니, 사리를 봉안할 목적으로 건립된 탑의 용도뿐만 아니라, 탑이 지닌 가치와 조성 배경 등 흥미로운 부분이 많은 듯 생각됩니다. 2025년에는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충남도에 소재한 석탑을 자세히 돌아보는 것도 유의미한 여행이 될 듯합니다.

<정림사지 박물관>

○ 위치: 충남 부여군 부여읍 정림로 83

○이용시간: 3월 ~10월 (09:00~18:00)

11월~ 2월 (09:00~17:00)

○휴무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과 추석 당일

○문의: 041-832-2721(무료 관람/ 반려동물 출입 금지/안내견 출입은 가능)

○ 촬영일: 2025년 1월 24일(금)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엥선생 깡언니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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