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별미 중 최고의 별미 l 보령 천북굴단지

겨울 별미 천북굴단지에서

바다의 우유 맛보세요.

충남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 산 205

불판 가득 굴을 올려놓았습니다. 추운 날씨에 가스불이 올라오면서 따뜻한 열기가 퍼집니다. 굴이 다 익으려면 껍질이 두꺼워서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데요. 오랜만에 나선 가족 나들이에 음식 맛보다도 함께 있다는 게 더 좋네요.

▲ 천북굴단지 음식점에서 맛보는 굴구이

설날부터 이어진 함박눈에 세상은 온통 하얀색입니다. 보령 가는 길. 개화공원으로 향하는 초등학교 앞 갈래길 느티나무가 보이면 이제 보령이 가까워진 건데요. 오늘은 가족들과 함께 천북면 굴단지에 가기로 하였습니다. SNS에서 많이 보아 왔기에 한번은 가려고 했었는데, 마침 기회가 되었네요.

▲ 보령 가는 길, 개화면 느티나무

멀리 바다가 가물가물 보이기 시작하고, 천북굴 광고판이 서 있습니다. 천북은 굴의 고장입니다. 천북굴단지는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에 위치한 굴 전문 음식점 단지로, 보령 8미 중 하나인 천북 굴을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는 굴구이, 굴회, 굴밥 등 다양한 굴 요리를 제공하는 음식점들이 천수만 바다를 따라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 천북굴단지 입구의 광고판

천북 굴마당에 도착했습니다. 주차장 둘레는 모두 굴 전문점입니다. 나중에 식당에서 나오다 보니 이곳뿐만 아니라 뒤편에도 굴단지가 이어져 있었습니다. 천북굴단지는 정찰제를 시행하고 있어 어느 식당을 방문하더라도 동일한 가격에 굴 요리를 즐길 수 있고 대부분의 식당은 겨울철에만 운영된다고 합니다. 나머지 계절에는 아마 농사를 짓거나 바다에서 일을 하시겠지요.

▲ 천북굴단지 입구 굴마당, 굴 전문점

음식점 앞에는 보령 굴이 담길 망자루(굴망)이 쌓여 있습니다. 바다에서 처음 생산한 굴은 큰 덩어리여서 이것을 하나하나 떼어내고 세척을 합니다. 굴 작업장에는 굴 작업을 하는 기계가 연신 돌아가는데 큰 덩어리로 나오는 굴이 작게 떼어지는 것을 보는 것도 신기합니다.

▲ 천북굴단지 굴 전문점 굴망

굴과 함께 굽고 찌는 가리비와 오징어도 보입니다. 떡집에서 사용하는 떡시루에는 굴이 그득히 담겨 있습니다. 주문과 동시에 찜기가 올라가고 10분 정도 찌면 굴이 벌어져서 먹을 수 있습니다.

▲ 천북굴단지 굴 전문점 가리비와 오징어

▲ 천북굴단지 굴 전문점 굴찜 용기

굴 음식점은 아직 손님이 많지 않아 썰렁합니다. 불을 피우고 좀 지나서야 훈훈해지고, 다른 손님들이 들어와 여기저기서 불을 피우니 식당 내부가 전체적으로 따뜻해집니다. 벽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습니다. 이곳 음식점들은 가격이 모두 같다고 하는데요. 음식도 아마 대부분 비슷할 것 같습니다. 굴구이와 굴찜을 반반 주문하고 굴을 기다립니다.

▲ 천북굴단지 굴 전문점 메뉴판

▲ 천북굴단지 굴 전문점 굴효능

3대로 보이는 가족이 옆 좌석에서 열심히 굴을 까고 계십니다. 음식이 어떻게 나오는지 슬쩍 보았는데 정말 굴 외에는 별게 없어 보입니다.

▲ 천북굴단지 음식점 - 굴구이

드디어 구이용 굴이 바구니에 하나 담겨 나왔습니다. 불판에 빼곡히 올려놓았습니다. 배가 고프니까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합니다. 굴은 바위에 핀 꽃 같다고 해서 남쪽에서는 '석화'라고도 부릅니다. 바다의 우유라고 부르는 굴은 아연이 풍부해서 면역 기능을 강화하고 감기 예방에도 좋다고 합니다. 또한 타우린이나 글리코겐이 들어 있어 피로 회복에도 좋고, 셀레늄 등의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서 피부 미용, 노화 방지에도 좋다고 합니다. 특히 칼슘이 많아 골다공증, 빈혈에도 좋다고 하니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은 음식이네요. 다만 잘 익히지 않았을 경우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 천북굴단지 음식점 - 굴구이

포동포동 살진 굴과 달짝지근한 가리비를 먹고 있으니 찜이 한 판 나옵니다. 예상보다 많은 양이라 네 식구가 먹기에도 충분합니다. 굴구이는 익는 동안 껍질이 튀어 오르고 가루가 퍼져서 옆에 있기가 불안하기도 한데, 찜은 까기도 쉽고 더 부드러운 것 같습니다. 손님에 따라 구이와 찜을 선택하는데, 저처럼 처음 오는 분들은 반반을 많이 주문한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