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처럼 숨겨진

부여의 가볼 만한 곳

충남 부여군 내산면 주암리 148-3


오늘은 충청남도 부여군 내산면에 위치한 <부여 주암리 은행나무>와 <미암사>를 찾았습니다. 부여군에서 보령시로 가는 40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주암교차로를 사이에 두고 신비로운 전설을 간직한 주암리 은행나무와 미암사 쌀바위가 서로 마주 보고 있는데요. 두 곳 모두 보물처럼 숨겨진 부여의 가볼 만한 곳이랍니다.

먼저 주암교차로에서 부여 주암리 은행나무를 보기 위해 방향을 틀었습니다. 은행나무가 있는 주암2리 녹간마을 가는 입구에 마을 표지석이 있는데 화살표 방향이 반대로 되어 있습니다. 아마 제작할 때 방향을 잘 못 새긴 듯합니다. 다행히 부여 주암리 은행나무가 있는 곳을 가리키는 표지가 있어 헤매지 않고 걸음할 수 있었습니다. 녹간마을 입구에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마을 길을 조금만 걸으면 수령이 천년을 넘긴 은행나무와 마주할 수 있습니다.

▲ 천연기념물 제320호 부여 주암리 은행나무

부여 주암리 은행나무는 수령이 1,000년이 넘은 우리나라 최고령 은행나무 중 하나입니다. 백제 성왕이 부여(사비)로 도읍을 옮길 때 좌평 맹씨가 심었다고 하는데 높이가 무려 23미터, 둘레가 8.62미터라고 하니 아파트 10층 높이에 가까운 크기입니다.

부여 주암리 은행나무는 오랜 수령에 걸맞은 이야기도 전해 오는데요. 백제, 신라, 고려가 망할 때마다 칡넝쿨이 은행나무를 감고 올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려시대 때 숭각사 주지가 암자를 중수하려고 가지를 베었다가 급사하고 결국 사찰도 폐허가 되었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이처럼 영험한 은행나무이기에 녹간마을 주민들은 해마다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행단제를 올린다고 합니다.

그동안 전국의 사찰과 서원, 향교 등을 둘러보며 많은 은행나무를 보았지만 부여 주암리 은행나무가 태어나서 본 가장 큰 나무인 것 같습니다. 사람 가슴 높이의 둘레가 8.62미터라고 하니 과연 몇 명이서 손을 잡고 안아야 할까요?

부여 주암리 은행나무는 수령이 1,00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건강해 보였습니다. 비록 무게를 이기지 못한 가지에는 버팀목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포도송이처럼 매달린 은행을 보니 앞으로도 천 년은 더 살아낼 듯합니다.

▲ 부여 주암리 은행나무와 후손

천연기념물 부여 주암리 은행나무 곁에는 45년생 후손목이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은행나무의 고사를 대비해서 가지를 꺾어 심은 것이라고 하는데요. 흔히 꺾꽂이라고 불리는 삽목(모수의 가지를 절취하여 토양에 꽂아 발근시킨 영양번식법)이기에 대를 이를 후손목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습니다.

부여 주암리 은행나무는 단풍철이면 황금나무로 거듭나는 웅장한 자태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도 관람과 사진 촬영을 위해 찾은 분들이 많았는데요. 주워든 은행잎처럼 한두 주는 더 기다려야 절정에 이를 것 같습니다. 방문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부여 주암리 은행나무를 보고 곧장 쌀바위 전설을 간직한 미암사로 향했습니다. 미암사는 매년 한두 차례 찾은 곳이지만 주암리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이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미암사 입구에는 세계 최대 크기라는 와불이 있습니다. 길이가 30미터, 높이가 7미터라고 하는데 과연 세계 최대의 와불일까요? 밀양 영산정사의 와불은 세계 최대 크기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되었다는데 말이죠. 미암사가 세계 최대 와불인 이유는 점안식이 2005년 4월에 봉행되었기 때문에 그때의 기준을 근거로 삼는다고 합니다.

와불을 지나 미암사 경내로 가는 길에도 부처님상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풍찬노숙에 금장이 벗겨진 모습도 흔하지만 모두 고행하는 자세로 보여서 미암사 가는 길이 큰 가르침을 주는 수행과 순례의 길 같습니다.

쌀바위로 유명한 미암사는 사찰의 가람을 온전히 갖추지 못한 사찰이지만 곳곳에서 산사의 분위기가 풍겨납니다. 소담한 법당과 요사채의 살림, 가을 단풍도 고즈넉한 산사의 분위기를 더 깊게 만들어 줍니다.

미암사에는 식수로 사용하는 우물이 있는 토굴이 있습니다. 용왕전으로 사용되는데 안으로 들어가면 불자들의 소원지가 빼곡하게 매달려 있는데요. 외국인들이 쓴 소원지를 보니 내용이 궁금했습니다. 코리안 드림을 위해 한국을 찾았을 텐데요. 그 꿈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미암사 쌀바위(부여저동리쌀바위)는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317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쌀바위라고 부르는 이유는 돌출된 석영맥의 모양과 색깔, 그리고 전설 때문인데요. 먼 옛날 노인이 손자를 얻고자 기도를 드리던 중 관세음보살이 꿈에 나타나 쌀 세 톨을 바위에 심으면 하루 세끼 먹을 쌀이 나올 거라고 했습니다. 노인은 바위 구멍에서 나오는 쌀로 밥을 지어먹고 손자도 얻었는데 욕심이 지나쳐 구멍을 팠다가 화를 당했다고 합니다. 백제 무왕이 전설을 듣고 암자를 짓어 미암사라고 이름 붙였다고 하는데요. 욕심을 경계한 전설답게 소박한 기원은 모두 성취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깊어가는 가을, 부여군 내산면의 부여 주암리 은행나무와 미암사 쌀바위를 둘러보며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소망하는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부여 주암리 은행나무

○ 위치: 충청남도 부여군 내산면 주암리 148-3

미암사

○ 위치: 충청남도 부여군 내산면 성충로미암길 128

○ 관람료: 무료

*방문일: 2024년 11월 7일

※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오르페우스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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