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걷기가 좋습니다. 어디를 걸어도 좋지만 걸으며 가을의 맑은 기운을 함께하기 좋은 곳이 창원 진해 경화역 공원이기도 합니다. 봄이 오는 소리와 함께 벚꽃이 필 무렵이면 경화역 공원을 비롯해 진해는 온통 봄맞이 손님으로 가득합니다.

철길 따라 쭉 펼쳐진 벚꽃이 터널을 이루는 경화역은 여좌천 다리·안민고개와 함께 벚꽃 사진 명소로 유명합니다. 봄이 떠나고 여름 지나 농익은 가을이 오면 내년 봄을, 성숙을 꿈꾸기 좋습니다.

경화역 공원 입구에는 옛 기차역이었던 흔적이 우리를 먼저 반깁니다. 시내버스 정류장이 기차를 닮았습니다.

기차를 닮은 정류장을 지나면 경화역 공원이 본격적으로 우리를 맞이합니다.

마치 기차여행이라도 떠나는 듯 우리의 발걸음도 벌써 설렙니다. 향나무 옆 정자에서 숨을 고릅니다.

숨을 고른 뒤 본격적으로 기찻길을 따라 걷습니다. 가을이 다가옵니다.🍂

성주사역과 진해역 중간에 있었던 경화역의 이정표가 잠시 가을 여행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바닥에 그려진 벚꽃잎이 한들한들 다가올 봄 향을 전하는 기분입니다.🌸

<1박2일 촬영지>라는 안내판이 아니더라도 이곳은 각종 방송과 신문 등의 언론 매체에 무수히 등장할 수밖에 없는 아름다움과 아늑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성했던 초록을 등지고 붉고 노란 잎들이 지난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바람에 춤을 춥니다.

마주 보며 평행선으로 이어진 기찻길. 철길을 따라 걷습니다. 중심을 맞추려는 의지는 자연스럽게 두 팔을 벌리게 합니다.

기차가 된 듯 기찻길을 돌아 다시금 옛 역내로 들어갑니다. 벚나무들이 호위무사처럼 기찻길을 사이에 두고 우리를 따라옵니다.

걷는 내내 청정한 계곡과 산의 맑은 기운이 휘감아 가는 듯 개운합니다.

나뭇잎을 떨구고 민낯으로 반기는 벚나무들 사이사이로 햇살이 곱게 들어옵니다.

벚나무 터널들은 지나온 세월의 더께만큼 넉넉하게 품어줍니다.

느긋한 여유 속에 몸을 맡기자, 가을을 품은 바람이 뺨을 어루만지고 저만치 갑니다.

벚나무 가지 사이로 진물이 나옵니다. 자가 치료 중인 듯합니다.

농익은 가을, 자신을 돌아보는 나무 곁에서 덩달아 지나온 시간을 돌아봅니다.

고개를 숙이자, 발아래 노란 괭이밥 꽃들이 앙증스럽게 인사를 건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말이 절로 떠오르게 합니다.

‘꽃과 사림이 아름다운 창원! 꿈꾸고 희망합니다.’

글귀 옆 벤치에 앉습니다. 가져간 캔 커피를 마십니다.

가을을 담은 커피는 더욱 깊고 씁쓰레한 듯 달곰합니다. 역내에서 고요히 '작은 쉼'을 즐기자는 내 안에 평화가 일렁입니다.

벤치에서 일어나자, 연보랏빛 핑크 뮬리들이 곱게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그 뒤로 기차 형상의 화장실이 보입니다. 다가올 봄을 예고하는 듯, 봄의 기대가 너울댑니다.

기찻길 너머에 진짜 기차가 보입니다. 1969년 2월 10일 서울과 부산을 운행했던 새마을호입니다.

물론 내달려 다음 역으로 갈 수는 없습니다. 기념관으로 사용하는 기차입니다. 경화역 홍보관입니다.

기차에 오르자, 물살을 거슬러 가는 연어처럼 시간을 거슬러 갑니다. 빛바랜 사진들이 옛 경화역의 추억 속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다음 기차 칸으로 옮기자, 진해군항제를 비롯한 진해의 역사가 우리에게 펼쳐집니다.

1927년 4월 진해역 개통 축하 기념식과 1930년대 벚꽃 광경이 순식간에 시간을 건너뛰어 당시로 거닐게 합니다.

한쪽에는 소원을 담은 벚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우리 가족 건강하게 해주세요”. 그 바람에 끼여 우리 가족의 건강과 행복도 담아 매달았습니다.

기차를 나오면 작은 경화역이 다시금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붙잡습니다. 창원 진해구 경화동에 있었던 간이역은 1926년 11월 11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해 2000년 역사가 철거되고 2006년 여객 업무가 중단되었다고 합니다.

작은 경화역 매표소 안으로 들어가자 역 풍경이 슬그머니 다가옵니다.

경화역 소원 정거장, 소원 티켓을 출력하면 좀 전 경화역 홍보관인 기차 칸 소원 나무에 매달면 소원을 이루어 준다고 합니다.

걸으며 마시는 가을 벚나무 터널의 맑은 기운이 싱그럽습니다. 일상 속 번뇌를 비우고 가을로 물들어가는 풍경으로 채웁니다.

걷다가,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걷기 좋은 경화역 공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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