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란 시그림전 - 강경산 소금문학관 갤러리

충남 논산시 강경읍 강경포구길 38

논산시 강경읍에 가면 볼만한 근대문화유산이 정말 많으니, 한 세기 전 강경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지 않아서 근대사의 한 부분을 보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금강이 바라보이는 옥녀봉 아래에 강경산 소금문학관이 생기면서, 강경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담은 현대의 서사까지 볼거리, 이야깃거리가 더 풍부해졌습니다.

​강경산 경사진 기슭에 소금문학관을 세웠기 때문에 소금문학관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지하 1층에 해당합니다.

입구에는 박범신 작가의 소설 '소금' 책의 모형이 있습니다.

책 받침대에는 '흐르고 머무니 사람이다' 글귀가 있는데, 받침대가 자연스럽게 녹이 슬어가는 모습도 예술입니다.

강경산 소금문학관 B1층 로비는 갤러리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18일부터 새 전시를 시작했는데, 소설가 박범신이 아닌 시인 박범신의 시를 그림과 함께 그린 이후란 작가의 시그림전입니다.

전시의 주제인 '누구나 가슴속엔 시인이 살고있네'는 박범신 시인의 소설 '소금' 중에 있는 '시인'이란 제목의 시에서 차용했다고 합니다.

강경산 소금문학관

<누구나 가슴속엔 시인이 살고있네>

이후란 작가의 시그림전

2024. 10.18~11.12

오전 9시~오후 6시

무료 관람, 무료 주차

이후란 시그림전 도록과 방명록(2024. 10.19) - 강경산 소금문학관

전시장에는 이번 시그림전 도록이 있는데,

멋진 화집이면서 시집입니다.

박범신 작가의 시를 그림으로 담은 이후란 시그림전 '누구나 가슴속엔 시인이 살고있네' 전시를 보러 가시면 시집 도록을 꼭 챙기셔서 이 가을, 옆에 두고 감상하면서 깊은 가을의 정취를 느끼면 더 좋을 것입니다.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글로 풀어서 감동을 주는 내용으로 표현하는 것도 대단한 일인데, 말하려는 바를 짧은 시어에 담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시는 또 얼마나 멋진 일인지요~!

박범신 작가의 시를 담아 시그림 작품을 만든 이후란 작가는 전시 설명 리플렛에서 다음과 같이 말을 했습니다.

박범신 선생님의 시 스무 편을 읽고 그리며

봄과 여름을 보내고 나니 가을이다.

이 가을은 또 얼마나 쓸쓸해질까?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일은

본래가 쓸쓸한 것이라지만,

언제나 청년을 살고 있는 시인의 눈빛처럼

깊고 환하게 반짝이는 것들을

한껏 그림으로 담아내려 애를 썼다.

박범신 시를 그린 이후란 작가의 말

박범신 시를 담은 '이후란 시그림전'의 작가 이후란

마침 현장에서 오프닝 행사를 준비하는 이후란 작가를 만나 아름다운 미소와 함께 사진을 한 장 남겼습니다.

시리도록 푸른 그림과 가을의 따스한 풍성함을 담은 그림 20점 위에

박범신 시인의 작품을 써넣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림 바탕에 시를 쓴 것을 '시화'(詩畵)라고 하는데, '시그림'전이라고 표현한 것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전시된 작품은 '시'가 주인공이기도 하면서

'그림'도 역시 주인공입니다.

박범신 작가는 이후란 님의 그림에 부쳐,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나의 시편들이 님의 그림에게 가서

내가 곧 그림이 되고,

님의 그림들이 나의 시편에게 와서 시가 되는

아름다운 일체감을 이 전시회에서 보게 될 것이다.

박범신, 이후란 님의 그림에 부쳐

'창작은 고독한 작업이고, 고독한 작가가 내면의 소리와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라고 필자는 생각하는데, 창작을 하는 작가에게는 필연적으로 고독이, 서늘한 고독이 아닌 깊이 있는 풍성한 고독이 작품의 바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작자들의 고독 덕분에 필자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마음껏 보고 감상하며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B1층 갤러리 중간에는 화장실이 있는데, 화장실에서 나오는 바로 정면에 '삶' 시그림이 있습니다.

빈 의자 하나 남기는 일

박범신 작가

1층으로 올라가서 전시장을 돌아보면서 끝에 있는 '열린 미래-작가 오늘' 전시실에 가면 '삶' 시를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열린 미래 작가 오늘' 전시실로 들어가면

상단 좌우로 펼쳐진 글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눈을 지나 가슴을 거쳐 머리까지 깊숙하게 다가오는 글입니다.

사랑과 꿈과 기억과 눈물이 가득한 이곳을

생각하면 영혼의 뜰에 등롱이 켜진듯하다.

박범신

그리고 뒤로 돌아서면 박범신 시인의 시에서 입체로 살아난 빈 의자가 하나 놓여 있습니다.

이 의자에 앉아서 추억의 사진으로 남기면서 시를 한 번 더 음미하는 시간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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