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로 함께한 철쭉축제

그동안 군포시 기자단은 한 명의 군포시민으로서 각종 행사나 체험에 참가했던 내용들을 원고로 작성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독특한 스탠스를 취해봤는데요. 시민의 눈으로 시정을 바라보는 기사를 쓰는 게 아니라 축제를 준비하는 스태프의 시각으로 철쭉축제 체험기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축제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모든 과정에 함께하진 못했지만 잠시나마 스태프의 시각으로 본 현장의 소식을 전달해 드리려 합니다.

이번 기획을 위해 기자는, 지난 3월 말에 자원봉사 신청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축제를 얼마 앞둔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비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축제 3일 전까지만 해도 '일요일 오전에 비'라는 예보가 꿈쩍도 않더니 이틀 전에야 겨우 흐림으로 돌아서더군요. 기자가 비를 맞는 건 그렇다손 쳐도 휴일을 맞아 외지에서 오는 많은 손님이 발길을 돌릴까 어찌나 걱정이 되던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봉사 당일인 21일(일) 아침 약속된 집결 장소로 가면서 여러 소회가 스치더군요. 아시다시피 군포는 전국 시군 지자체 중 면적으로 뒤에서 세 번째로 작은 도시입니다. 하여 가진 자원이 많지 않지요. 책의 도시로 한때 이름을 날리긴 했으나 내세울 게 별로 없는 경기 서남권의 소도시였는데 2011년부터 철쭉축제가 군포를 알릴 수 있는 이벤트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철쭉축제가 중앙 지상파 뉴스로 나오는 걸 보며 엄청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예년 같으면 인파가 몰리기 전인 새벽에 구경을 다녀오곤 했는데 올해는 그 인파를 몸소 마중하러 시간 맞춰 나서는 길이 어색하더군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도장중학교에 있는 운영본부에 도착하여 명단 확인을 마치자 안내 손간판, 명찰, 간식이 주어졌고 근무 요령을 전달받은 후 곧장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봉사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철쭉동산 내 가로세로 갈림길 길목에 서서 안전보행을 유도하고 길 안내를 하는 일이었습니다. 9시에 일을 시작해서 한 시간여는 아직 한적하여 제일 많이 한 일이 사진 찍어주는 일이었고 두 번째 많이 한 일은 사진 찍는 분들을 위해 비켜 서주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딱 한 시간이 지나자 인파가 구름같이 몰려오더군요. 그때부턴 길 안내가 주된 일이 되었고 사진 찍느라 엉키는 무리들 풀어주는 일까지 눈코 뜰 새 없어졌습니다.

등산복 차림으로 오는 사람들은 슬기봉 가는 길을 주로 물었고 나들이 차림의 일행들은 초막골생태공원 가는 길을 물었습니다. 자꾸 하다 보니까 요령이 늘어, 막히는 계단에서는 질문을 짧게만 받고 능선 쪽으로 올려보내 위에서 이어 안내하도록 호흡을 맞춤으로써 통행을 수월하게 하였습니다. 현장에서 사람들을 대하면서 안 사실인데 우리 군포시민보다 외지에서 온 분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이게 바로 우리 군포 철쭉축제의 위상인 듯하여 마음 한편 이 뿌듯했습니다.

4시간 동안 서 있는 건 걷는 것보다 힘들더군요. 정신없이 봉사활동을 마치고 운영본부 안내에 따라 '사랑의 짜장차'에서 제공해 주시는 짜장면을 먹었는데 와~ 근래 먹은 짜장면 중 최고였습니다. 시장기도 한몫했겠지만 단연 꿀맛이라 할 수 있을 만큼 기막힌 맛을 자랑했습니다.

반나절을 보람으로 채우고 조금은 부자 된 기분으로 남은 휴일을 보내면서 이 말을 보태지 않을 수 없네요. 저야 4시간의 짧은 봉사였지만 길게는 몇 달 전부터 기획, 준비로 애써왔고 또 지금 시행으로 애쓰고 있는 실무자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기자가 구경꾼 입장에서 구경만 하며 직접 참여하지 않았으면 못 느꼈겠지요? 소중한 경험을 이어갈 다짐을 하며 체험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