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어시장 l 서산 회 뜨는 선상

▲ 낚시 삼매경

삼길포항은 서산에서 가장 큰 포구로 ‘서산9경’중에 하나이다. 매년 우럭축제가 열릴 만큼 우럭과 노래미가 많이 잡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한낮의 뜨거운 해가 수그러들긴 했지만 이상기후로 여전히 무더운 9월 중순의 삼길포항은 바람조차 없어 그저 잔잔하다. 모자를 눌러 쓰거나 우산 하나로 해를 가리고 낚시하는 사람들 모습은 그대로 삼길포항의 풍경이 된다.

▲ 우산 하나로도 막을 수 없는 낚시의 즐거움. 그 아래 낚시하는 여성이 보인다.

▲ 테크길 옆으로 텐트가 있는 곳이 여러 군데 보인다.

데크길 근처엔 주차된 차와 차 사이에 텐트를 치거나 파라솔을 준비한 곳이 띄엄띄엄 보였다. 활짝 열어 젖힌 뒤 트렁크의 ‘살림’이 들어찬 차들은 아마도 차박을 했을 것 같다. 어쩌면 명절연휴로 날을 잡아 낚시 동호회에서 왔거나 취미가 맞는 부부, 혹은 친구나 동료이지 않을까 싶다. 어딘가에서 라면 끓이는 냄새가 났다. 저 라면 속에는 분명 회를 뜨고 남은 부산물로 기가 막힌 국물 맛을 냈으리라는 생각에 갑자기 배가 출출해졌다.

▲ 테크길 산책

삼길포항은 당진의 석문면 교로리와 대산읍 화곡리 삼길포를 연결하는 대호방조제의 끝 지점에 있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대의 우럭 집산지로 등대가 있는 곳에는 우럭형상이 상징으로 세워졌다. 낚시하는 사람들도 풍경의 한 장면을 장식하지만 원 없이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지치고 힘든 마음에 위로를 받는 것 같다.

▲ 파라솔과 텐트가 있는 즐거운 휴가

한때는 낚시가 중년남성의 전유물로 생각되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남성 못잖게 낚시를 즐기는 여성들도 눈에 띈다. 텐트 옆에 앉아 저 건너편으로 낚시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망중한을 보내는 60대 남성분에게 요즘은 어떤 고기가 잘 잡히는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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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학꽁치 철이에요. 고등어 전어도 잡히긴 하는데 오늘 같이 바람이 없으면 고기가 잘 잡히지 않아요. 물 흐름이 있어야 고기도 흐름을 타고 움직이는데 저렇게 바다가 고인물처럼 잠잠하면 잘 안 잡혀요. 저 사람들 지금은 학꽁치를 잡는 중이에요. 학꽁치는 낚시하는 모습도 달라요. 낚시 잘 모르시는 분들은 그저 낚시하는 것만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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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왜 직접 낚시를 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자기도 낚시를 수십 년 오래 하다 보니 이제 낚시하는 사람을 보면서 훈수하고 있다고 하며 웃는다. 밤이 되면 낚시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다고. 밤에는 낮과 달리 고요함 때문일까. 바다 속의 여러 물고기들이 활발하게 움직여서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가 잡혀서일까. 그래서 밤이 주는 낭만적인 분위기도 빠질 수 없는 매력으로 작동하는 건 아닐까 싶다.

▲ 회 뜨는 선상에 들어가는 사람들

삼길포항에서는 주변의 섬들을 돌아볼 수 있는 유람선도 이용할 수 있고 ‘회 뜨는 선상’이 있어 특별하고 독특한 어시장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선상에서 자연산 혹은 양식 횟감과 해산물 등을 그 자리에서 직접 손질해준다. 값은 일반 어시장에서 파는 것 보다 훨씬 저렴해서 이곳을 이용했던 손님들은 거의 단골이라고 한다. 한 번도 오지 않은 손님은 있어도 한 번만 오는 손님은 없는 곳이다.

▲ 선상어시장

▲ 횟감 가격표

▲ 선상어시장

오후 5시가 넘어가자 회 뜨는 선상의 손님들이 계속 들고 났다. 흔들리는 다리를 깡충깡충 뛰어가는 아이와 뒤따르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앞서 가는 아이의 젊은 부모가 다시 아이를 안았다. 가족이 같이 와서 횟감을 고르거나 구경삼아 온 사람들이 가격표를 보며 어떤 것을 구입할지 의견을 묻기도 한다.

▲ 다양한 설치 작품들을 감상해 보세요.

▲ 풍요의 바다

이곳에서는 삼길포항의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설치작품을 감상하는 깜찍한 재미가 있다. 어린아이 둘이 앉아있는 ‘가족’의 조형물을 비롯해 동그란 구멍이 뚫린 손바닥 형상, 큰 틀 안의 작은 물고기들로 삼길포의 풍요를 기원한다는 물고기 등, 넉넉한 바다를 보며 더 깊이 바다를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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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길포항

충남 서산시 대산읍 화곡리 1891

* 취재일 : 9월 15일(일) 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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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 황토님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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