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에 문학의 향기를 좀 더 느껴보기 위해 논산의 김홍신 문학관을 탐방했습니다.

논산의 자랑으로 자주 떠오르는 대한민국 최초의 밀리언셀러 김홍신 작가의 문학정신을 조명하고 지역의 문화 예술 진흥을 위해 고향 후배의 후원으로 건립된 김홍신 문학관에서 김홍신 작가의 작품과 삶에 대해 좀 더 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담하고 하얗게 지어진 건물의 외벽에 '어서 오세요, 봄 길잡이 문학관으로 !'라고 쓰인 현수막을 보며 문학관 다운 아름다운 표현이라고 느꼈는데

'반야산 아래로 흐르는 봄의 소리 향기 나죠 ? 묵향과 김홍신 문향, 솔향' 등이 적혀있는 문구를 보며 봄이 오는 소리가 듣고 싶어집니다.

문학관에 들어 서면 작가의 연보, 작품 전시, 사진과 동영상 등으로 안내를 해 줍니다. 문학을 위시한 각종 시민강좌나 문화 예술 체험 등 행사를 이곳에서 많이 하고 있어 논산의 문화사랑방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설가는 남의 잉크병의 잉크를 찍어 쓰는 사람이 아니다. 내 몸속의 피를 찍어 내 목소리를 낭자하게 남겨두려는 몸부림으로 내 자신을 학대하며 살아왔다"라는 작가의 처절한 창작혼이 느껴집니다.

김홍신 문학관 외벽에 검은 점과 붉은 점으로 그려진 로고를 보면서도 무심코 지나쳤는데 이 글을 보면서 검은 점은 '잉크 한 방울'이고 붉은 점은 '피 한 방울'을 의미하며 그만큼 작가가 혼신을 기울여 작품에 몰두한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1층의 안쪽으로 들어서니 널찍한 카페가 나옵니다. 문학관이라는 다소 엄숙하고 조용한 시적인 분위기만 생각했는데 이런 카페가 있어 소통과 만남의 대화가 이어지는 사랑방의 역할을 하는 곳이구나 여겨집니다.

김홍신 작가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인간시장'의 초판과 당시 문학잡지에 실린 김홍신 작가의 표지 얼굴이 젊은 시절의 웃는 모습이지만 당시 사회를 향한 외침을 분노가 아닌 비아냥 섞인 웃음으로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1층에 설치된 작가 김홍신의 일대기와 김홍신 작가의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을 연대별로 기록해 놓아서 작가의 삶과 작품세계를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당당한 왕초였었다고 기록되어 있네요. 지금의 모습은 정신적인 '왕초'같은 느낌이 듭니다 ^^

1981년 출간한 장편소설 '인간시장'은 대한민국 최초의 밀리언 셀러로 올라섰습니다. 당시 560만 부가 인쇄되었다고 하니 그 인기를 짐작할만합니다.

".. 훈민정음 창제이래 최고의 판매 부수.."라는 당시 광고 문구가 과장이 아니라는 느낌이 듭니다.

1층 한편에 '작가의 방'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습니다. 만년필과 원고지 그리고 안경이 그대로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모습이 작가가 잠시 자리를 비우고 금방 다시 돌아올듯한 느낌을 줄 만큼 생생하게 놓여 있습니다. 이곳에서 김홍신 작가가 나타나 대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일 아침 친지가 보내주는 김홍신 작가의 '하루 사용 설명서'는 하루하루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명심보감과 같은 문구입니다.

김홍신 작가의 방에 하루 사용 설명서를 비춰주고 있네요. 매일매일 그날에 맞게 영상도 바뀌어 비추고 있습니다.

김홍신 작가가 작사한 논산아리랑의 가락이 은은하게 울려퍼집니다. 논산과 중원 땅을 하나로 매어 줄 논산아리랑을 통하여 논산의 흥이 우리나라에 널리 전파되면 좋겠습니다.

김홍신 작가를 바람이 낳은 작가라고 표현한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김홍신에게 '바람'은 작가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나타내는 언어입니다"라고 씌어있고

".. 관람객들이 ..주관적 심상으로 읽고 써봄으로써 바람과 같은 자유와 함께 하길 바랍니다"라는 김홍신 문학관 개관 안내문을 보고 조금은 바람의 의미를 이해할 듯합니다.

김홍신 작가의 또 하나의 대작으로 2007년 발표한 대하소설 '대발해'의 집필 과정을 영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부터 전성기를 거쳐 멸망에 이르는 과정까지 현지를 답사하면서 총 10권의 책으로 엮어내었습니다. 법륜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고 결심하여 책을 완성하기까지 고난의 과정을 영상으로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발해의 역사를 이렇게 생생하게 그려낸 소설은 현대에 거의 유일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답니다. 작가의 육필 원고를 보면서 검은 잉크 한 방울을 쓰기 위해 한 방울의 피가 필요하다는 작가의 말에 공감하게 됩니다.

3층의 옥상에 오르니 건양대의 운동장과 우리나라의 가장 큰 불상인 은진미륵이 있는 관촉사를 품고 있는 반야산이 보입니다.

이곳을 바라보며 마련된 아늑한 공간은 또 하나의 사랑방을 만들어 줍니다.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소통하며 꿈을 이야기하며 꿈을 키워가면 좋겠습니다.

문학관을 나서기 전 김홍신 작가의 신앙을 엿볼 수 있는 포스터를 다시 한번 돌아봤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일대기를 영회로 제작한 '저 산 너머' 그리고 2021년 김대건 신부의 탄생 200주년에 유네스코 세계인물로 선정되어 김홍신 작가가 로마에 가서 교황을 만나고 있습니다.

김홍신 작가는 어릴 때 신부가 되고 싶은 마음을 갖기도 했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모루'라는 호를 지었습니다. '모루'는 대장간에서 쇠를 두드릴 때 쓰는 받침돌을 말한다고 합니다. 김홍신 작가의 신앙과 인생관을 보여주는 의미로 여겨집니다.

작년에는 김홍신 문학관 개관 5주년 기념으로 다양한 행사가 이곳에서 열렸답니다.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찾아오는 탐방객들이 있었다고 하니 김홍신 문학관 문학기행이란 이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문학의 향기와 문인의 체취를 직접 느낄 수 있는 이곳은 교육여행을 겸비하는 문학기행의 장소로 알맞을 것 같습니다.

김홍신 문학관 운영 안내

관람료 : 무료

운영시간 : 10:00 ~ 18:00

주말및 공휴일 : 10:00~20:00

매주 월요일 및 설/추석 연휴,전시준비기간은 휴무

전화 : 041-733-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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