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은 종교적으로 오래된 역사를 간직하고 있어 불교, 유교, 기독교가 모두 논산지역에서 융성한 발전을 이루고 그 흔적과 함께 현대 사회에 종교적, 사상적 유산을 많이 남기고 있는 지역입니다.

맑은 하늘이지만 겨울바람이 쌀쌀한 1월 중순 오후 종교 유적 중에도 역사가 깊은 불교의 유적을 찾아 논산의 제1경으로 알려진 은진미륵이 있는 관촉사를 방문했습니다.

'반야산 관촉사'라고 쓰인 일주문을 지나 반야산 밑으로 걸어갔습니다. 논산의 불교는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에 승리를 거두고 승리의 현장이었던 황산벌, 지금의 논산시 연산면에 '태평의 시대를 연다'는 뜻으로 논산지역에 개태사를 세워 고려 불교의 중심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논산시 반야산 중턱에 세워진 관촉사는 고려의 4대 왕인 광종 시대에 은진미륵으로 알려진 '석조미륵보살입상'이 세워져 불교가 고려 시대의 대중 신앙으로 발전하였음을 보여주는 기록을 관촉사 사적비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일주문을 지나고 사천왕 상을 세운 건물을 지나 높은 계단 위에 건물이 있어 사찰에서 흔히 보는 대웅전인가 생각하며 계단을 한참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이 건물을 밑으로 지나서 대웅전이 보이고 사찰의 경내가 펼쳐졌습니다.

경내에 가장 크게 자리 잡은 2층 건물로 보이는 대웅전은 대광명전(大光明殿)이란 간판이 붙어 있습니다. 보통의 대웅전과는 다르게 2층의 건물 모습이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부에 들어가 보면 2층이 아니라 통층으로 되어 있음을 보게 됩니다.

계단으로 들어가기 전 오른편으로 돌아가면 관촉사의 경내로 들어가는 석문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 문으로만 경내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석문은 특이한 형태로 양쪽 돌기둥에 해탈문(解脫門), 관촉사(灌燭寺)라 새겨져 있습니다. 참배객들이 너무 많이 몰려 불상을 보호하기 위해 세워졌다고 하는데 지금은 좀 더 많은 참배객들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79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아직 눈이 녹지 않은 넓은 경내는 다니는 사람이 없어 쓸쓸해 보이는데 멀리 보이는 은진미륵이 웅장한 모습으로 반겨 주는 것 같습니다.

우물가의 동자승이 물을 받아 내려주는 모습으로 보이는데 기도하러 오는 목마른 중생들에게 부처님이 주시는 신비의 물을 마시게 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석조미륵보살입상이 공식 명칭인데 우리는 은진미륵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국보 제323호로 지정된 이 불상은 고려 광종 19년(968)에 나물을 뜯던 여인이 큰 바위가 솟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 관가에 보고하고 조정에서 불상을 만들기로 결정해서 혜명대사가 주관이 되어 37년간의 공사 끝에 완공되었다고 합니다.

머리 부분이 크게 강조된 부처님의 모습이 팔등신을 갖춘 균형 잡힌 예술적 조각품은 아닌 것 같지만 눈매가 무서운 듯하면서도 입가의 잔잔한 미소는 자비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바라보는 눈이 촛불을 밝히는 듯해서 관촉사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합니다.

부처님의 두 눈썹 사이에 있는 희고 빛나는 작은 터럭을 백호(白毫)라고 한답니다. 부처님의 백호가 유난히 밝고 크게 비추고 있습니다. 작년에 공사를 통해 청동으로 교체했다고 합니다.

부처님의 모자처럼 생긴 부분을 보개라고 하고 보개의 모퉁이에 달아서 바람에 흔들려 소리가 나게 하는 종이나 방울을 풍탁이라 하는데 그동안 자연적인 풍화 작용에 보개가 훼손되고 풍탁이 부식되어 작년에 모두 수리했답니다.

보수 과정과 내용이 자세하게 기록으로 남아 있어 후세에 우리 문화유산의 보존에 참고될만한 귀한 기록으로 남아 전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석조미륵보살 앞에 세워진 석등도 보물 제232호로 지정되었습니다. 4각 석등으로 아래에는 3단의 받침돌을 쌓고 위로는 지붕돌과 머리 장식을 얹었습니다. 석조미륵보살입상과 함께 고려 광종 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며 통일신라 시대의 양식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고려 시대의 석등 양식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석등이라고 합니다.

고려 시대 초기에 화강암으로 조성된 이 배례석(拜禮石)은 부처님께 합장하고 예를 갖추는 장소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53호 지정되어 보호하고 있습니다. 연꽃을 중심으로 조각이 정교하고 장중하며 원형이 잘 보존되고 있는 작품으로 고려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석조미륵보살입상은 높이가 18미터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석불입니다. 뒷산인 반야산의 높이 위로 머리가 솟아오를 정도로 가까이에서 보면 그 크기에 먼저 압도됩니다. 머리와 손을 강조한 불상은 자비로운 모습이라기보다는 위압적이고 신비로운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한편으로는 미소를 짓는 듯한 모습이 자비로움을 느끼게도 합니다.

이렇게 큰 불상이 서 있는데도 전체적으로는 주위의 환경과 어울려 조화를 이루는 위엄을 보여줍니다.

미륵보살입상의 옆에 관촉사 사적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이 사적비는 영조 19년(1743)에 승려 각혜와 신도들이 세운 비로써 석불을 조성하게 된 경위와 오랑캐가 쳐들어 왔을 때 스님으로 화신하여 나라를 구한 일 등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도하러 찾아오는 신자들이 많은 듯 기도 안내 처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연초에 더 많은 신자들이 기도하러 올 듯합니다. 사찰에서 꼭 보게 되는 범종도 한편에 든든히 서있습니다.

미륵전과 석등 사이에 화강석으로 세워진 석탑입니다. 5층으로 보이는 석탑인데 고려 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경내의 왼편으로 높은 곳에 위치한 삼성각입니다. 아마도 신도들이 기도하는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 보니 천정에 매달아 놓은 이름들이 가득 보이네요.

삼성각에서 바라보는 관촉사의 경내가 겨울을 맞아 한가롭고 고요합니다. 그래도 불상을 찾아 기도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있어 논산의 명소 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관촉사 옆길은 반야산으로 오르는 등산로인데 지금 추운 겨울이라서 한가롭게 보이지만 추위만 지나고 나면 등산객들로 붐비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이 추운 겨울 날씨에도 팬티와 러닝 차림으로 조깅하며 추위를 이기는 젊은이 들을 만났습니다.

논산의 관광명소 제1경으로 지정된 관촉사에서 은진미륵을 만나고 새해의 희망을 기원하며 새해를 시작합니다.

입장료 무료

문화관광해설 안내

동절기 : 10:00 ~ 16:00

하절기 : 10:00 ~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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