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설경 속 천년 사찰, 논산 관촉사를 소개합니다.

논산에 위치한 관촉사(灌燭寺)는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사찰입니다.

고려 광종 19년(968년)에 승려 혜명(慧明)이 창건한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석불로 알려진 은진미륵(석조미륵보살입상, 국보 제323호)을 품고 있어 많은 분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인데요. 계절마다 색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관촉사는 특히 겨울이 되면 하얀 눈으로 덮인 설경(雪景)이 장관을 이룬답니다.

그럼, 관촉사로 함께 떠나볼까요?

관촉사는 논산 도심 속에 위치하고 있는데다가 입구까지 차량으로 진입할 수 있어 접근성이 좋습니다.

다만, 최근 폭설로 인해 주차장을 비롯해 관촉사 주변이 모두 눈에 덮여있으니 안전을 위해 서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찰로 향하는 길목마다 하얀 눈이 소복이 쌓여 고즈넉한 겨울 정취가 느껴지는데요. 순백의 눈길을 따라 걸음을 옮기다 보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관촉사가 품고 있는 천년의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먼저, 입구에 들어서면 우뚝 선 사천왕상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사천왕상은 불교에서 우주의 네 방향을 지키는 수호신을 형상화한 조각상인데요. 강렬한 표정과 힘찬 자세에서 사찰을 수호하는 든든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이어서 눈덮인 관촉사의 대웅보전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러냅니다.

대웅보전은 외부에서 보았을 때에는 2층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단층 건물로, 지붕의 구조와 처마의 곡선미 덕분에 층이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처마 끝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릴 만큼 매서운 한겨울 날씨에도 스님의 저녁 예불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고요히 울려 퍼지는 염불 소리는 눈 덮인 사찰의 풍경과 어우러져 한층 더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하얀 설경 사이로 들려오는 스님의 나지막한 독경을 듣고 있자니, 마음까지 평온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답니다.

관촉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역시 석조미륵보살입상, 은진미륵입니다.

높이가 무려 18m에 달하는 이 거대한 석불은 고려 초기에 조성된 작품으로 둥글고 큰 얼굴과 두툼한 입술, 넓은 어깨가 특징인데요. 일반적인 불상과 달리 인자한 미소를 머금고 있어 '미소의 불상'으로도 불린다고 합니다.

석조미륵보살입상 옆 삼성각에 올라서면 관촉사의 또 다른 멋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웅장한 석조미륵보살입상과 눈부신 설경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데요. 특히, 거대한 석조미륵보살입상의 크기 덕분에 삼성각에 올라서야 비로소 눈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합니다. 또한, 눈 덮인 관촉사 경내와 탁 트인 논산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와 마치 세상을 품은 듯한 기분이 듭니다다.

관촉사에는 국보로 지정된 석조미륵보살입상뿐만 아니라, 충청남도 유형문화유산 제53호로 지정된 관촉사 배례석과 보물 제232호인 관촉사 석등 등 우리나라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찰 경내를 천천히 거닐며 이 문화유산들을 하나씩 찾아보는 것도 관촉사를 더욱 깊이 있게 즐기는 방법입니다.

각 유산이 지닌 역사와 의미를 되새기며 관람하다 보면, 천년 사찰이 품고 있는 시간의 깊이를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