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서 뱃길로 18km 해상에 위치한 죽도는

거리상으로는 육지에서 멀지 않은

가까운 섬이지만 통영항여객선 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가면 1시간 20분 정도 걸립니다.

대형 카페리호라서 천천히 가는 대신에

안정감이 있어서 어느 정도의 작은 파도 쯤은

가뿐히 무시하고 갈 수도 있고

오픈되어 있는 3층에 앉아서 통영의 멋진

바다풍경을 감상하면서 가면 느리게 가는

시간 속에서도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죽도는 면적 0.666km2, 해안선 길이 3km로

섬 한바퀴를 다 도는데 2시간 정도 소요되는

작은 섬으로 임진왜란 중 삼도수군통제영의

함선들이 해역을 순시하다 이 섬에 병장기로

쓰일 좋은 대나무가 많아서 베어 썼다는데서

죽도라 불리었다고 합니다.

배에서 내려 좌측으로 조금 걸어가면

'허밀청원'이라는 작은 호수가 딸린 정원이

있는데 오래된 고목들 사이로 멀리서도

존재감 뿜뿜 드러내는 돌탑이 보입니다.

하늘을 찌를 듯 웅장하게 솟아있는 이 돌탑은

한국에서 제일 큰 돌탑으로 넝쿨들이 자라올라

운치를 더해주니 감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정원 뒷뜰을 지나 산행을 하려하니

어르신이 저를 보시더니

뱀도 많이 나오고 숲도 많이 우거져서

그 차림으로는 못 간다고 만류를 하시는데

섬도 작은데 얼마나 험하겠나 싶어

일단 출발을 했습니다만......

어르신 말씀이 맞았습니다...

분명히 이정표는 되어있는데 장마철이라

관광객도 뜸한데다가 비를 맞은 잡풀들이

숲을 이루어 길은 길인데 도저히 사람이

갈 수 없는 우거진 수풀이 되어버려서

건너갈 엄두를 못내고 1시간 왔던 길을

고스란히 되돌아 나와야만 했습니다.

죽도 트레킹코스의 아쉬운 점이라면

바다가 잘 안보이고 이정표와 등산코스가

정비가 잘 안되어 있어서 높지 않은 산이지만

많이 헤맬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을 입구로 내려와 항구 옆 오른쪽으로

몽돌해변이 있는데 조금 더 걸으니

몽돌이라기엔 너무나 큰 바위들이

해변에 널려 있습니다.

어쩜 이리 하늘이 맑고

구름까지 이렇게 예쁠까요?

그림 같은 풍경에 취해 인생샷 한 장 건진다고

열심히 사진을 찍으며 놀았더니

배가 고파옵니다. 해변에 앉아서

꽁꽁 얼려왔지만 이미 다 녹아버린 음료와

편의점표 샌드위치를 먹으며

그림 같은 바다의 낭만에 젖어 봅니다.

배 시간이 다가오자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오길래 받았더니 들어오는 여객선에서

하산완료 했냐고 확인하는 전화였습니다.

장마 중에 죽도에 내린 관광객이 저 혼자라서

행여나 못 나갈까 걱정돼서

감사하게도 전화를 해주셨나 봅니다^^

이번에 죽도의 트레킹 코스를

자세히 훑어보고 싶었으나

현재는 등산코스 곳곳이 미끄럽고

우거진 상태라 위험하고

뱀도 자주 출몰해서(실제로 목격)

완주를 못하고 돌아왔는데

장마가 끝나고 정비가 좀 되면

가을쯤에 다시 한 번 들러볼 생각입니다.

모처럼만의 맑고 화창한 날 다녀온

즐거운 섬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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