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가볼만한 곳, 천년의 시간 속을 걸어보는 순간 '구성동산성'

대전 유성구 가볼만한 곳,

천년의 시간 속을 걸어보는 순간

'구성동산성'

이곳은 대전 유성구 구성동에 있는 구성동산성(九城洞山城)입니다. 성두산 정상에 눈이 소복이 쌓인 모습을 상상하며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구성동산성은 1989년 3월 18일 대전광역시 기념물로 지정되었습니다.

대전과학고등학교와 대전지방기상청으로 둘러싸인 성두산근린공원 내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난 대전 유일의 토성(土城) 구성동산성의 보존 관리를 위해 2018년 초 토축 성벽에 무분별하게 뿌리를 뻗어 자라는 수목을 정비하였는데요.

이에 따른 후속 작업으로 경관개선 및 잡초 발생 억제를 위해 1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토축 성벽과 건물지에 잔디를 심었으며, 도심 속 역사공원으로 2019년 재탄생했습니다.

구성동산성(성두산근린공원) 입구에는 약 5~6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눈이 내린 후 지속적인 추위와 그늘로 인해 주차장은 빙판이 되어 있었습니다.

구운 적벽돌 계단과 대나무의 푸르름이 대비된 계단이 무척 운치 있어 보이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 봅니다.

계단 끝에 올라서면 바로 보이는 숲속 제법 넓은 공터입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 보이는 구성동산성 안내문이 보입니다. 성의 축조 시기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신라 말기에서 고려 초기에 만들어졌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성벽을 쌓을 때 흙과 돌을 섞어 만든 방식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지만, 백제 시대 유성 지방을 다스렸던 노사지현(奴斯只縣)의 행정 중심지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넓은 공터가 오랜 세월 동안 여러 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으로,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오늘은 이곳에서 고요한 겨울 숲길을 따라 걸으며, 구성동산성의 이야기를 하나씩 되짚어 보기로 합니다.

구성동산성은 단순한 방어 시설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이곳은 갑천 유역에 자리 잡고 있으며, 신라의 진출을 대비하기 위해 축조된 갑천수계 산성 중 하나로 여겨집니다. 특히 평야 지대 강가에 있는 점이 독특합니다.

일반적으로 산성은 높고 험준한 지형에 축조되지만, 구성동산성은 비교적 평탄한 구릉성 산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당시 이 지역이 중요한 교통로였음을 암시합니다.

또한 구성동산성은 백제 시대 노사지현의 치소(행정 관청이 있는 곳)로 추정됩니다. 성 안팎에서는 원삼국 시대부터 나말여초(9~10세기)까지 다양한 토기 조각들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구성동산성이 오랜 시간 동안 지역 사회의 중심지로 기능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9세기 후반부터 10세기 전반 무렵의 토기 조각들은 신라 말기와 고려 초기의 정치적 혼란 속에서 이곳이 지방 호족 세력의 거점으로 사용되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풍경입니다. 갑천을 비롯해 카이스트의 건물 일부도 보입니다. 구성동산성은 돌로 쌓은 다른 산성들과 달리 흙으로 쌓아 올린 토축성(土築城)입니다. 그 때문에 성벽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서 확실히 다른 산성과 달라서 신비로운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산성의 넓은 공터엔 따스한 겨울 햇살이 비추고 있어서 왠지 평화로운 느낌이 좋아서 잠시 서서 햇살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구성동산성은 단순히 옛 성터가 아니라, 대전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성두산을 걸으며 이곳에 얽힌 이야기를 되새기니,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백제 시대의 방어 요새였던 이곳이 지금은 우리의 일상 속 쉼터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