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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전
김용택 시인과 함께 하는 북 콘서트에 다녀왔어요
[박수종 기자]
군포시청소년수련관에서는 2월 10일 월요일 ‘시로 꿈을 키우다’를 주제로 김용택 시인을 초청하여 북 콘서트를 개최하였습니다. 김용택 시인은 1982년 등단한 이후 『섬진강』, 『맑은 날』, 『그 여자네 집』 등 시집과 『섬진강 이야기』,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 등 산문집이 다수 있고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4층 어울림극장에는 빈자리 없이 가득 좌석이 채워졌고, 계단에도 방석을 깔고 앉거나 벽에 기댄 채 서서 경청하는 등 시인에 대한 깊은 애정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하은호 시장님의 인사 말씀에 이어 김용택 시인의 강의가 시작되었는데 시작부터 웃음을 자아내게 하더군요. 시인이 임실 사람인데 임실의 유명한 게 뭐냐 묻자, 청중들이 ‘치즈요’ 대답하자 어디를 가나 똑같은 대답을 한다며 재차 묻자, 이번엔 ‘김용택이요’ 대답하자 만족한 듯 강의를 이어갔습니다.
시인이 사는 동네 뒷산이 회문산이라서 집의 현판에 ‘회문제’라고 지었다는데 ‘글이 모이는 집’이라는군요. 임진왜란 때 피난 왔던 사람들이 마을을 이루었는데 예부터 뒷산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믿음을 주었고 안정적이라서 마을에 나무를 심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했습니다.
시인이 마을 앞 강가에 나무 한 그루를 심었는데 무성하게 잘 자라서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며 마을의 대소사를 논의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는군요
김용택 시인이 어릴 적 살았던 곳은 워낙 시골이라서 학교에 다니면서도 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교사가 되어 덕치 분교에서 근무하던 중 책을 월부로 파는 상인이 와서 전집을 구입하여 읽게 되었는데 그게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그리고 『데미안』이었답니다.
책은 사랑을 얻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책을 열심히 읽었고 생각을 글로 쓰기 시작했는데 13년째 되던 해에 그동안 썼던 시를 지인에게 보여주자 좋은 시라며 응모할 것을 권유하여 등단하게 되었고 유명한 박두진 선생 글과 함께 실리는 영광을 안았다고 합니다. 창비사의 《꺼지지 않는 횃불로》에 실린 자신의 시를 보니 너무도 좋아서 스스로 감동했다고 하네요. 본인이 감동해야 다른 사람도 감동할 수 있다면서요.
작가는 ‘인문의 시작은 기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공동체가 어울려 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일등 하는 것, 좋은 학교 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면서요. 38년 교직 생활 중 31.6년을 오지 중의 오지인 덕치 분교에서 근무할 정도로 마을과는 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계신 작가님입니다. 마을의 자연환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강이며 들이며 산이며 새들이며 쌓이는 눈이며 자연 속에서 저절로 시가 빚어지는 글쓰기를 가르치다 보니 교육은 자기교육이었다고 고백하더군요.
교직 생활에서 어린이들은 ‘세상을 늘 새롭게 본다’, ‘늘 신비롭다’, ‘늘 감동을 잘한다’는 특성을 강조합니다. 아이들이 쓴 시와 그림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공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이 공부"라며 "공부는 받아들이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변화가 없으면 안 되겠죠. 청소년들이 열심히 공부하여 자신의 삶을 바꾸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새들의 시’를 읽으면서 강의를 마쳤습니다.
강의가 끝난 후 소통 이벤트로 사전 질의를 받아 즉석에서 질문하고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청소년에게 주는 희망의 메시지는?
하는 일을 좋아하며 살았습니다. 희망이 없었습니다. 무엇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재를 잘 사는 사람, 좋은 사람 멋진 사람, 우리 공동체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고민을 남이 해결해 주기를 바라지 말고 스스로 알아서 해결해야 합니다. 살다 보면 수가 있어요. 부모의 말씀이 중요한 것이 아닌 청소년이 알아서 주체적으로 사는 게 중요합니다.
시적 영감은 어디서 얻나?
언어가 다르면 이해하지 못하지만 번역하면 공감하듯 받아들이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용하는 말 중에 어느 순간 불쑥 떠오르는 말이 영감으로 작용하는 편입니다.
좋아하는 작품은?
늘 변하지만 지금은 휘트먼을 좋아합니다. 요즘에는 『보르헤스의 말』을 읽고 있어요. 좋아하는 시나 작품은 변해야 하며 늘 공부해야 변할 수 있습니다.
토크 이벤트 이후 시집 증정과 사인회를 마치고 작가와 사진 촬영을 끝으로 북 콘서트는 막을 내렸습니다. 책의 도시답게 많은 시민이 참여하여 대성황을 이루고 김용택 시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추운 날씨에도 열기가 후끈 달아오른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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