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과 '화분’

식물에 관심이 있는 분에게 현재 화정도서관 1층 출입구 쪽에 있는 '갤러리 꽃뜰'에서 2024. 6. 2(일)부터 6.30(일)까지 '화분 채집(HIDEN GREEN)이라는 전시 명으로 사진전이 열리고 있어 소개합니다. 전시 정보를 알고 방문한 것은 아니고, 다른 일로 화정도서관에 갔다가 전시 주제가 '화분'이어서 잠시 시간을 내서 전시를 관람했는데, 일거양득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지나오면서 '식집사'라는 말이 생겼고, 식물 기르기도 인기입니다. 사전 정의에 의하면, '식집사'는 '식물'과 반려동물을 기르는 '집사'의 합성어로, 반려 식물을 기르는 사람을 가리키는 신조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집사'라는 단어를 여기저기에 붙이는 것에 대해서는 약간의 거부감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대상 사물을 '주인'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골목이 있는 풍경

'골목'은 큰길에서 조금 들어가 동네 안을 이리저리 통하는 좁은 길을 뜻합니다. 한국은 급속한 경제발전과정에서 예전의 좁은 골목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대신 널찍널찍한 신작로가 그 자리를 메우면서 동네 풍경이 많이 바뀌었지만, 성북동, 창신동, 인사동 등에 남아있는 좁은 뒷골목은 여전히 우리를 따스하게 품어줍니다.

'골목'이 주는 어감은 오래된 시간의 기억을 불러오고 어렴풋하게 고향의 냄새가 나서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그래서 어디를 가든 큰길을 빠르게 걷기보다는 일부러 좁은 골목길을 찾아들어가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낯선 동네를 탐색해 보곤 합니다.

들어가 보고 싶은 작은 가게가 눈에 띄면 호기심을 자제하지 못하고 잠시 들어가 보기도 하고,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동네 주민의 일상을 연상해 보기도 합니다. 그렇게 걷다가 오래된 집을 발견하면 보물이라도 만난 듯 잠시 멈춰 서서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사진에 담기도 합니다. 이처럼 골목은 우리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는 공간입니다.

화분 채집

이번 전시는 작가가 좁은 골목을 걷다가 만난 화분을 사진에 담아 연 전시입니다. 식물을 좋아하는 데다 화분을 기르고 있기도 하여 '화분'이라는 단어에 관심이 있어 끌리듯 들어가 관람한 전시인데, 작가도 골목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느껴졌습니다.

사진에 담긴 골목에 사는 사람들은 화분을 놓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화분을 놓았습니다. 사진을 찬찬히 살펴보다 보면 "저기에도 화분을"이라고 생각할 정도입니다. 사진의 풍경은 지금까지 자주 보는 풍경입니다만, 이제는 조금씩 사라져가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어쩌면 작가는 '화분 채집'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평범한 일상이 주는 위로와 감사

벽에 걸린 사진을 따라 걷다 보니 어느 골목길을 걷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어쩌면 사진 속 골목에 사는 사람들은 여기저기 화분을 놓아두고 겉으로는 무심한 것처럼 보여도 온 마음을 다해 키운 화분 덕분에 고단한 삶을 이겨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변에서 자주 보는 흔하디흔한 풍경, 너무나 평범한 일상이 주는 위로에 감사함을 잊을 때도 있지만,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은 정말 고맙고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골목에 무심히 놓인 화분으로 인해 위로를 받은 기억이 있다면 한 번 들러보면 좋은 전시이며, 전시는 오는 6월 30(일)까지이니 기억해두면 좋을 듯합니다.

제7기 고양시소셜기자단 박종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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