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고창 중산리 이팝나무와

천연기념물 등재를 앞둔

중월리 이팝나무

세계유산도시 고창의 봄은 현재진행형인데요,

봄의 끄트머리에서 수북하게 담아낸

하얀 고봉밥을 닮은 이팝나무의 봄은

고슬고슬 알알이 살아 있는 듯 군침 돕니다.

이팝나무의 넉넉하고 풍요로운 아침 풍경이

잔잔하게 펼쳐지는 지금 여기는

고창 대산면 중산리를 품은

중산리 이팝나무의 소우주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발걸음 닿는 곳 마디 세계유산을 자랑하는

고창의 늦봄을 밝히는 천연기념물 중산리 이팝나무 수령은

약 250살 높이는 12m로 크지는 않지만,

몸집이 대단합니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제때 피고 지는 봄꽃을 마주하기기 쉽지 않은 요즘인데요,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마을 속 큰 그늘 드리운 거목 노거수의

수행 같은 하루가 궁금하시다면 지금 바로 들어오세요.

필자가 심사숙고 끝에

중산리 이팝나무를 찾은 날은 5월 10일이었는데요,

하루 전인 5월 9일 '2024 이팝나무 꽃 한마당 축제'가 열렸다고 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위안인 것은 아름드리 휘영청 그늘 드리운

환상적인 자태를 자랑하는 중산리 이팝나무가 감동이었기 때문입니다.

땅심은 물론 하늘도 넉넉하게 들여놓아서

더할 나위 없이 수려한 이팝나무의 세상은

수형으로 보나 넉넉한 품으로 보나 무엇 하나 흠잡을 데 없이

모든 것이 아름다운 것은 내 마음이 일단

고요하고 평안해서인가? 되물어 보는데요,

천연기념물 제183호 중산리 이팝나무는

우리네 토속신앙처럼 풍·흉년을 점치며

마을의 수호신을 자처하는 상징적인 존재랍니다.

포슬포슬 하얀 쌀알 같은 이팝 때깔이

하루 사이에 절정을 넘어서 퇴색된 듯 제 색깔이 아니지만

하늘 가득 양떼구름처럼 휘몰아친 이팝도 언제까지

찬란하게 꽃 필 수는 없구나 싶어서 이 또한 아름답다 했습니다.

순간순간 빼꼼 빼꼼 보이는 파란 하늘 사이로

이팝은 영역을 넓혀가느라 하루가 부족할 지경인지

여기저기서 뻥뻥뻥 뻥튀기는 소리를 내며 몸집을 키워갑니다.

가까이서 봐도 탐스럽고 멀리서 봐도 소담스러운

이팝나무의 맛있는 아침은

고소하고 담백한 눈꽃 브런치인 듯~~

수종이 같지만 어디에서 어떤 환경이냐에 따라

수형이 달라져 기품마저 달라지게 한다는 것 잘 아실 텐데요,

한자리에서 오랜 세월 동안 있는 그대로의 나무의 삶을

존중하고 배려해서 지금의 모습으로 거듭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나무의 본성을 알고 올바른 곳에 자연스럽게

원래 모습대로 커간다면 인간이 개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팝나무의 생명력은 강합니다.

천연기념물 중산리 이팝나무에 이어

천연기념물 등재를 앞두고 있는 이팝나무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발걸음 재촉해 다녀온 아산면 중월리 이팝나무의 봄은

아직 절정이 아니라는 것 먼저 말씀드립니다.

두 곳의 이팝나무는 각각의 수형은 달라도

뭔가 다른 기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데요,

중산리 이팝나무는 이팝나무 홀로 온전히 집중되는 것에 비해

중월리 이팝나무는

단음공(檀陰公)의 고택 뒷동산에 자리 잡은 이팝나무여서

높이가 남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음공은

1779년 밀성박씨 시조 혁거세 54세손인 단음공사일(檀陰公師一,1734~1803)이

가족을 이끌고 아산면 중복으로 입향하면서

마을 뒷산에 박달(朴達) 나무로 이팝나무를 심고 자손을 번성하게 하기 위해

그의 아호(雅號)도 단음(檀陰)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수령은 250살 정도 되는데요,

중산리 이팝나무와 거의 비슷한 수령입니다.

단음공의 고택과 함께 세월이 저문 중월리 이팝나무는

박달나무로도 불리는데요, 항공샷으로 본 중월리 이팝나무가 상부는

절정인 것에 비해 하부는 이제 막 꽃망울을 터트린듯해서

생육환경이 만들어낸 차이인가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5월 10일 중월리 이팝나무 생육 상태는

눈이 닿는 곳까지는 30% 개화율을 보이고 눈이 닿지 않는 곳은 100% 개화율을 보여서

자연의 신비구나 했는데요, 높이가 21m에 너비 25m로 이팝나무로는

국내 최대 크기로 중산리 이팝나무의 배는 되어 보입니다.

하늘에서 바라본 5월 10일 중월리 이팝나무 개화 상태입니다.

중산리 이팝나무에 비해 키가 커서인지 꽃은 수북하지 않은데요,

마치 쑥버무리처럼 생겼네요.

바람이 넉넉하고 시시때때로 햇살이 들락날락해서

세월의 무게를 견딘 고택과 거목의 시간은 다른 듯 같은 것 같은데요,

염수재는

죽창공영식(1862~1936)이 종족을 합하고 재물을 모아

1895년 선릉아래지은 재실이고

송파정은

송파공치오(1784~1857)가 1823년 후학을 기르기 위해 지은 건물이 무너지자

2022년 후손들이 염수재 아래에 중수한 것입니다.

봄의 중심에서 목부에서 뻗어나간 가지는

물길을 찾는 듯 어디까지 뻗어가고

싱그러운 푸르름을 더해가는 봄 끄트머리에서

여름의 문을 여는 중산리 이팝나무와 중월리 이팝나무의 수행같은

하루는 다른 듯 같은 듯 세월을 더해갑니다.

■중산리 이팝나무

고창군 대산면 중산리 314-1

■중월리 이팝나무

고창군 아산면 중월리 68-1 마을회관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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