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 나들이 추천!

1400여 년의 살아있는 역사,

강화도 마니산 정수사

강화도 마니산 정수사

눈 깜짝할 새에 찾아온 가을,

누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축복 같은 날씨입니다.

이 완연한 절기를 어떻게 즐길까 고민하다

훌쩍 떠난 곳은

인천의 보물 같은 섬, 강화도입니다.

사면이 서해바다로 둘러싸여

짭짤한 해풍을 머금은 강화도는

역사적인 유적지와

오랜 전설을 품은 곳이 많은데요.

그 중에서도 마니산

강화도에 우뚝 솟은 산으로

단군왕검의 전설이 유래되는 유서 깊은 곳입니다.

마니산은 단군왕검이 하늘을 향해

제사를 지냈다는 참성단,

명상을 즐길 수 있는 치유의 숲

즐길 거리 또한 다양한데요.

저는 이번 휴일을 마니산의 동쪽 기슭에 위치한

정수사에서 즐겨보기로 했습니다.

이름만으로 맑은 물이 연상되는 정수사에는

어떤 이야기가 흐르고 있을까요?

정수사의 작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숲의 맑은 공기를 마셔봅니다.

작년 봄, 산불의 상처를 입고

재건되어가는 숲엔

아직도 타는 내음이 나는 듯 합니다.

다행히도

국가 지정 보물 161호인 정수사를

지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법당을 감싸고 있던 숲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비통함을 감추지 못한 채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바라봅니다.

몇 세기 동안 각고의 세월을 버텼을 정수사를

본격적으로 거닐어 보겠습니다.

올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 정수사에는

절을 향해 올라갈 수 있는

108계단이 설립되었습니다.

인간의 온갖 번뇌를 뜻하는 숫자

108의 갯수 만큼 설치된

돌계단을 즈려 밟고 한 계단씩 오르다 보면,

삶의 숱한 고민들이 무뎌질 수 있을까요?

장엄하게 올려다 보이는 정수사는

말없이 미소를 지을 뿐입니다.

이정표를 따라 꼭대기에 도착하니

정수사의 신비로운 자태가 드러납니다.

정수사는 신라시대 639년(선덕여왕 8년)에

회정선사가 창건했다 전해지고 있습니다.

참성단을 참배하던 회정대사는

마니산의 동쪽 지형을 보고

불자들이 진리를 깨우칠 것이라 하여 절을 짓고,

정수사(精修寺)란 이름을 지었습니다.

이후 조선시대 1423년(세종 5년) 함허대사가

정수사를 다시 지었는데,

건물 서쪽에서 맑은 물이 솟아나는 것을 보고

정수사의 가운데 한자를

물 수(水) 자로 바꿔

정수사(淨水寺)로

다시 지었다고 합니다.

후에도 이 작은 절은 모두의 정성으로

계속해서 고쳐지고 보완되며

마니산의 첫 번째 절로써 군림하고 있습니다.

자그마치 1400여 년간의

당대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지요.

정수사의 대웅보전입니다.

수려한 꽃살문과 앞부분이 더욱 긴

비대칭 맞배지붕

엄숙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툇마루에서도 예배를 볼 수 있게

만든 것으로 보이는 맞배지붕은

조선시대 불교의 민중에 대한 배려이며,

민중의 권익이 한층 상승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절의 이름을 바꾸게 한 정수사의 석간수

마니산에서 발원되는 약수

마시면 심신이 강건해진다는

설화가 있습니다.

함허대사가 대웅보전 서쪽 아래 바위 틈에서

처음 발견한 석간수는

올해 정수사의 보완 작업을 통하여

방류 위치를 서쪽의 넓은 마당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산의 정기가 모여

담백하고 맑은 기운을 뿜는 석간수,

그 맛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대웅보전의 뒤편에 위치한 삼성각

1974년에 소실된 산신각을

확장해서 지은 곳으로,

현재는 많은 이들의 염원이 담긴

법당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정수사의 가장 높은 곳에

신축 이전한 오백나한전입니다.

오백나한은 부처님의 제자들 중

궁극의 깨달음을 얻어

존경을 받는 500명의 성자를 뜻하는데요.

그들을 기리기라도 하는 듯

300살 먹은 큰 느티나무 한 그루가

오백나한전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정수사를 품고 넉넉하게 드리워져 있는

이 느티나무는

불교의 가르침을 따라 생명들과 공존하며,

이 곳을 오가는 이들에게

무언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는 듯 합니다.

대웅보전의 우측에는

현대식으로 조성한 정수 갤러리 북카페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아담하지만 깔끔하게 꾸며진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책도 읽고

강화도의 멋진 절경 사진도

구경할 수 있지요.

절 속에 위치한 갤러리 북카페라니,

오색빛깔 이야기를 품은 정수사와

아주 잘 어우러집니다.

아픈 시련을 겪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돌봄 속에서

무구한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강화도 마니산의 첫 번째 절 정수사.

가끔 모든 것을 잊고

나와의 대화가 필요할 때,

정수사 천년사찰 여행을 통해

아름다운 계절을 만끽해 보세요.

나의 번뇌는

한낱 작은 먼지임을 깨달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강화도 마니산 정수사>

※ 본 게시글은 제12기 인천시 SNS 서포터즈 박지현 님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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