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서포터즈 허정연입니다

조금씩 선선해지는 기온을 느끼며 가을이 다가오는 걸 실감하는 요즘 8월 24일 이천 설봉공원 무형유산전수교육관에서 전통 놀이 한마당이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습니다.

여름밤의 전통 체험 한마당 '풍류'

전국에서 각종 전통문화 유산을 지켜오는 장인들이 한데 모이는 2024 전통문화유산 한마당 '풍류'는 그 자체로 뜻깊은 행사에요.

이천의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지는 문화예술축제 “풍류”는 올해 3번째 진행된 행사로 매번 수준 높은 프로그램과 공연으로 많은 사람의 흥을 돋웠다고 해요.

설봉공원 제1주차장 뒤쪽에 있는 이천무형유산전수교육관 은 현수막 화살표를 따라 걸어가니 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8월 24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저녁 9시까지 단 하루만 열리는 행사임에도 많은 사람이 찾아주셨어요. 특히나 어린이 가족들이 많았습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교육관 1층 마당에 있는 ‘목조각 체험’은 찻잔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체험이 보였습니다.

전문가 선생님들께서 기본적인 조각을 하셨기 때문에 간단한 사포질과 마감칠만 하면 됐어요. 덕분에 30분 채 되지 않는 시간으로 어린이들까지 체험하기 좋았습니다.

경사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이천 쌀밥 체험’이 있는데 쌀을 커다란 망치로 내리쳐 떡으로 만드는 체험이에요.

심지어 직접 반죽한 떡으로 인절미를 만들어 주시는데 교육관 내부에서 나눠준 오미자차와 함께 마시면 정말 맛있어요!

이런 체험할 때마다 ‘새참 교환권’을 받을 수 있는데 각종 채소와 달걀까지 올려준 비빔밥을 무료로 받을 수 있어요! 받은 새참은 2층 강당에 꾸며진 테이블이나 돗자리 위에서 편히 먹을 수 있어요.

교육관 2층 내부에서는 가장 인기가 많았던 ‘물레체험’도 볼 수 있어요. 선착순으로 방문하면 전문가 선생님들께서 함께 물레에 흙을 놓고 그릇을 만드는데 단순한 원형 그릇이 아니라 꽃과 같은 모양으로 나만의 그릇을 만들 수 있어요.

어린 학생들도 함께 체험하는데 다들 즐거움과 호기심에 눈이 반짝였어요. 완성된 작품은 말려두었다가 행사가 끝난 뒤에 각자 회수해 갈 수 있어요.

해가 넘어가는 저녁 5시부터 공연을 볼 수 있는데 그전까지 시간이 남는다면 2층 ‘전수교육관 전시실’을 둘러보시길 추천해 드릴게요.

이천거북놀이, 목조각장, 사기장, 벼루장 등 이천을 대표하는 장인들의 작품과 그 역사적 의미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이에요. 전시실을 둘러본 덕에 실제로 공연을 감상할 때 더 감동적이고 즐거운 마음이 들었어요.

우리 민족의 흥을 느껴보는 전통 공연

개막 행사는 이천시와 전통문화유산을 대표하는 분들의 개막선언 및 축사와 함께 경기도 무형유산 제29조 목조각장이신 ‘한봉석’님의 목조각 제작 시연이 있었어요.

커다란 나무를 톱으로 쓱쓱 잘라내는데 어느샌가 용의 얼굴이 보이더라고요. 고작 20분의 짧은 시간 안에 저만큼 조각을 하시는데 그 형태가 섬세하기까지 해서 정말 놀라웠습니다.

다음으로는 ‘이천거북놀이’가 이루어졌는데요. 입구에서부터 흥겨운 풍물놀이와 함께 거북놀이 노래를 부르며 축제장까지 걸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거북놀이는 마을의 풍요와 가정의 복을 기원하는 동물 가장 놀이로 전국의 거북놀이 중 유일하게 이천 거북놀이만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50호로 지정되어 더욱 특별합니다.

이후로는 차례로 전통문화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사단법인 민족음악원에서 진행한 ‘비나리’는 ‘빌다’의 옛 명사형으로 액살을 물리치고 순조로운 삶을 영위하고자 함과 동시에 소망하는 것이 이루어지도록 기원하는 내용이에요.

살풀이-액막이-덕담-축원 순으로 이루어졌어요. 5명의 악사가 북, 징, 장구, 꽹과리를 연주하며 “풍류” 행사를 찾아준 모든 분의 앞날을 빌어줬습니다.

다음으로는 국가무형유산 평택농악보존회에서 진행한 ‘평택농악’이 이루어졌어요. 농악대가 여러 놀이와 진풀이를 보이는 놀이로, 상모를 쓴 채로 판굿을 벌이는데 개인놀이-버나놀이-무동놀이-열두발놀이가 차례로 펼쳐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무동놀이는 ‘남녀노소’라는 말이 어울리게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으로 이루어졌어요. 꼬까옷을 입고 춤을 추는 아이들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졌는데 각종 곡예를 펼치는 모습을 보고 조마조마했네요.

다음은 전통연희집단 푸너리의 ‘시너어’가 진행되었어요.

‘시너어’는 신에게 공연을 고하는 의미의 외침을 뜻하는 용어로 청신-오신-송신의 과정을 염두에 두어 강릉단오굿에서 사용하는 악, 가, 무를 연희적 재료로 삼아 새롭게 구성된 공연이에요.

신에게 바치는 공연인 만큼 실제로 무당들이 진행하며 하얀 풍등을 들고 춤을 추기도 하고 분위기에 맞춰 즉흥적인 연주가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그 열정이 가슴 깊이 와닿았습니다.

하늘이 어두워질 즈음에는 양주별산대놀이보존회에서 선보인 ‘양주 별산대놀이’를 감상했습니다. 중부지방 탈춤을 대표하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가면을 쓴 연기자들이 장단에 맞춰 춤과 무언극, 덕담과 익살이 어우러진 민중놀이에요.

어릴 적 역사 교과서에서 봤던 장면을 실제로 보니 너무 신기했는데 연기가 어찌나 실감 나던지 진행되는 내용에 따라 함께 웃기도 하고 화도 내고 장내 모인 사람들과 한마음이 되는 신비한 경험을 했습니다.

마지막은 경기도무형유산 안성남사당풍물놀이보존회에서 진행한 ‘안성남사당 줄타기’ 공연이 이뤄졌어요. 사극 드라마에서 종종 볼 수 있었던 줄타기 공연을 실제로 보긴 처음이었는데, 아래에서는 매호씨, 악사가 연주하고 줄 위에서는 어름산이가 각종 묘기를 선보였어요.

높은 줄 위에서 뛰기도 하고 앉았다 눕기도 하고 각종 자세를 위태로운 듯 아닌 듯 취하는데 눈을 뗄 수가 없었네요.

모든 공연이 끝나자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며 풍물놀이가 이뤄졌는데 공연장의 관객들이 함께 나와 춤을 추고 연주하다 마지막에는 함께 강강술래까지 하는데 이보다 재미있는 축제는 없었어요.

어른, 아이 나눌 것 없이 함께 웃으며 즐기는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축제의 의미가 아닐까요?

가을이 다가오고 있어요.

우리의 문화를 즐기고 싶다면 내년 ‘풍류’ 행사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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