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양2동주민센터 정문

입춘이 지났지만 옷깃을 마냥 여미게 하는 매서운 겨울 날씨가 연일 동장군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의학 서적으론 세계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동의보감’의 ‘의성 허준’선생님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자 설립한 ‘허준박물관’옆 ‘가양2동 주민센터’ 2층 ‘허준마을 작은도서관’을 찾았다.

계단을 오르면 대면하는 ‘독서의 습관을 몸에 지닌다는 것은, 인생의 거의 모든 불행으로부터 당신을 지켜주는 피난처를 마련한다는 것이다.’라고 적은 ‘서머셋 모음’의 글귀가 걸음을 멈추게 한다.

입구부터 강한 초록 색감이 편안한 쉼터의 분위기를 물씬 풍겨 ‘여기가 정말 도서관이 맞을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일단 문을 열고 들어서니 가지런히 정리된 서가가 답을 내었다.

도서관에 비치된 도서는 1만 권이 넘으며 검색용 PC로 손쉽게 자료를 찾을 수 있고, 특히 ‘허준’선생님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자료와 의학 서적들과 유아들을 위한 특화 도서가 별도로 꾸며져 있다.

커다란 스크린이 장착된 비디오 프로젝터가 설치된 중앙에는 영상 관람과 강의는 물론 북토크도 할 수 있는 등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고, 신발을 벗고 올라가 아이들과 책상에 마주 앉아 ‘도란도란’ 책을 읽어 줄 수 있는 예쁜 둥근 탁자와 안락한 분위기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도서관 내에는 독서 관련 회의나 모임을 할 수 있는 회의실과 소모임을 가질 수 있는 소통의 공간도 준비되어 있다.

강서구에는 규모가 있는 7개의 구립 도서관 이외에도 각 동마다 28개의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강서구민이라면 누구나 신분증을 지참 후 방문하면 회원증을 발급해 주고, 정가 5만 원 이하 등 몇 가지 선정 제외 요건만 갖춘다면 매월 1인당 3권의 희망도서도 신청 가능하다.

2017년부터 ‘허준마을 작은도서관’ 관장과 ‘강서구 작은도서관협의회’ 회장을 맡아 봉사하고 있는 조충미 관장은 “우리 구민들이 잠시 발걸음을 내디뎌 몇 분 이내면 닿을 수 있는 마을 주변 도서관을 찾아 삶의 무게를 잠시 털어 버리고 생의 활기를 불어넣으면 좋겠다.”라는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고 한다.

곧 겨울의 동토를 뚫고 나와 황금색 꽃을 피울 복수초를 생각하며, 모두가 희망과 기쁨으로 봄을 맞기를 소원해 본다.


[ 허준마을 작은도서관 ]

☎ 02-2600-7813

서울 강서구 허준로 93 (가양2동주민센터 2층)


강서까치뉴스 명예기자 이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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