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오신 날 가기 좋은 영탑사와 의두암

이제 봄이 깊어가고 부처님 오신 날도 지나 여름이 다가오고 있는데요. 기독교 신자들이 크리스마스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처럼, 불교 신자들은 부처님 오신 날을 기다리고 그날이 오면 자신이 다니는 절이나 원하는 절에 가서 예불을 드리기도 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이 가까워지면서 불자들의 발길이 사찰로 향했었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영탑사도 신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봄빛 고운 날 당진시 면천면 상왕산자락에 있는 영탑사에 다녀왔습니다.

영탑사는 수덕사의 말사로 신라 말 도선국사가 창건하였고, 고려 중기에 보조국사가 현재의 대방(大房) 앞에 5층 석탑을 세운 뒤에 영탑사라고 하였고, 1911년 중수 때 2층을 더 올려 7층으로 했다고 합니다.

정말 바위 위에 서 있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석탑의 폭이 넓지 않고 길게 서 있는 모습입니다.

그 뒤에 무학대사가 현재의 법당 자리에 있던 천연 암석에 불상을 조각하고 절을 중건하였습니다. 1760년(영조 36)에 편찬된 『여지도서(輿地圖書)』에 영탑사가 기록되어 있으며, 1798년에는 지윤이 유리광전을 중수하였습니다.

그 뒤 1911년에 신도들이 사찰을 중수하였으며, 1928년에 이민동이 노전(爐殿)을 중건하였습니다. 1988년에는 법당을 신축하였고, 1992년에는 화재로 노전이 소실되었으니 최근에 복원되었습니다.

영탑사에는 당진시에서 ‘아름다운 나무’로 지정된 여섯 그루의 느티나무가 있습니다. 수령은 110년부터 200년이 넘은 나무인데 지금은 잎이 초록색으로 무성합니다. 이곳에 있는 ‘아름다운 나무’를 보아도 시원해집니다.

이곳은 원효 깨달음길 7코스에 속해 있는데 영탑사에서 안국사지로 이어집니다. 산 입구에는 걷기 길을 나타내는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이곳 영탑사를 돌아본 뒤에 걷기 길을 통해서 트레킹을 하여도 좋습니다.

영탑사에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유리광전과 산신각 그리고 요사채 그리고 인법당, 적묵당 등이 있습니다. 절 마당에 들어서면 정면에 대웅전이 좌우로 멀찌감치 떨어진 요사를 거느리고 당당하게 중심을 잡은 모습이 균형 있게 느껴집니다.

영탑사 대웅전은 1988년에 지어졌고 정면 5칸 측면 3칸입니다. 대웅전 안에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지장보살상과 삼존보살상 등 삼존으로 봉안되어 있습니다.

대웅전 안에는 작은 범종이 있는데 충남 문화재자료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영탑사 범종은 1760년(영조 37)에 가야사 법당의 금종을 녹여서 조성한 것이라고 합니다.

범종의 높이는 60cm, 밑지름 46cm인 작은 종입니다.

영탑사의 유리광전 안에는 충남 유형문화재인 약사여래상 석불이 양각되어 있습니다. 이 불상은 당당하고 엄숙한 분위기의 석불로 세련미는 없지만, 친근하게 다가오는 고려 시대 지방 양식의 마애불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고려 말에 자초가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드리던 중 갑자기 기암괴석이 나타나, 그 상서로움을 신성하게 여겨 국태민안을 기원하며 불상을 조성하였다고 합니다.

전각에 걸려 있는 편액은 8살짜리 어린아이의 글씨로, 1835년(헌종 1)에 면천면 대치리에 사는 이 씨 부인이 마애불에 백일기도를 올린 후 낳은 아들이 썼다고 전해옵니다.

영탑사 문화재 중에서 보물로 지정된 것이 있는데 바로 고려 중엽에 조성된 금동삼존불로 입니다. 이 삼존불은 높이 51cm로 연꽃에서 출현한 삼존불이 나란히 연화대좌 위에 좌정하고 있는 특이한 양식을 지니고 있답니다.

지금은 유리 상자 안에 들어가 있어 보호되고 있습니다.

칠층석탑에서 산길을 따라서 조금 걸으면 의두암이 있습니다. 내포문화숲길을 걸으면서 만나볼 수 있는데 바위입니다.

의두암(依斗岩)은 영탑사 뒷산 연화봉에 있고 높이 4m 되는 바위에 앉을만한 편편한 대(臺)를 이룬 바위가 있습니다. 의두암은 산 정상 쪽으로 병풍처럼 수직으로 의자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의두암의 바위를 살펴보면 예서체로 의두암 글자를 음각한 것이 보이는데 구한말 학자 온양 김윤식이 글자를 새겼습니다. 병조판서였던 김윤식은 명성황후의 친러정책에 반대하여 대원군의 재집권을 모의하다 면천으로 유배되었고 5년 6개월을 살았습니다.

김윤식은 매일 의두암에 올라 임금이 계신 북쪽을 바라보면서 망배(望拜) 하였다고 합니다. 계단을 내려오다가 제비꽃을 만났는데 보랏빛 색깔이 참 아름답습니다.

잠시 산길을 걸었는데 초록빛 세상이 펼쳐져 마음이 아늑해집니다.

고즈넉한 영탑사에서 우리의 문화재를 만나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참 좋습니다. 이곳에는 금낭화가 곱게 피어있습니다.

그리고 일본목련이 피어나 향기로움이 전해집니다. 그리고 사찰 마당 끝에 마로니에 나무에서도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이곳은 당진시 21개의 우수 관광자원 중 20번째 우수 경관자원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사찰 여기저기에 연등이 여기저기에 달려있어 분위기를 돋웁니다.

이번 부처님 오신 날에 이곳 영탑사를 찾아서 고즈넉한 분위기에 젖어 보아도 참 좋습니다.

영탑사

주소 : 충청남도 당진시 면천면 성하로 139-33

전화 : 041-356-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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