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익산 판소리 - 익산치유와 도전愛날
창작 익산 판소리
익산치유와 도전愛날
치유와 도전에 담긴 사연을 알고 싶어 지난 11월 11일 저녁 7시, 국가무형문화재통합전수관을 찾았다.
공연의 중심에 익산의 소리꾼 이다은이 있었다.
그녀의 인사말을 빌어야 그녀가 10년째 해오고 있는 이 공연이 가진 의미를 독자에게 오롯이 담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초대합니다. 슬픔과 치유! 희망과 도전, 사랑! 우리 익산에 대한 의미로 가득 찬 익산 치유와 도전 愛 날 1111공연에 귀하를 초대합니다,
이 공연에 함께하신 공덕으로 모든 슬픔 이겨낼 치유와 새로운 도전! 희망과 사랑으로 맑고 좋은 기운 받으시어 모든 소원 꼭 이루시길 간절히 기도 올립니다.
익산의 소리를 만들어 가겠다는 저의 작은 소망에 잘하라는 추임새와 박수로 디딤돌 하나 놓아주시면 더욱 열심히 노력하는 익산의 소리꾼으로 성장해 가겠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출처/ 이다은 초청장에서 |
#치유
익산치유와 도전愛날
치유는 어떤 뜻을 담고 있는 걸까?
그녀가 2017년에 발표한 창작 익산 판소리 <익산치유와 도전愛날에 대하여> 노랫말에서 그 의미를 찾아보면 어떨지.
시간은 흐르고 흘러 1977년 11월 11일 45년 전 그날 이리역에 화약열차가 소리도 없이 당도 했는디 화약류 직송 원칙을 지킬 리 없는 세상인가 보더라 화약열차를 20여 시간 방치하니 총포화약류 취급 면허도 없는 수송원이 화난 마음에 술을 마시고 촛불을 켜놓고 속절없이 잠이 들었구나
촛불도 잠이 들었으면 좋으련만 너울너울 춤을 추다 화약 상자 위에 쓰러지니 불 끄러 달려간 역무원들은 폭발 소리와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나비처럼 날아 논바닥에 처박혔다 허니 촛불의 그 위력 알리로다 그때 산화한 이리역 역무원들이 열여섯 분이니 그들의 동상을 만들어 기려도 아까울 판인디 아 세월도 무상하다
출처/ <익산치유와 도전에 애(愛) 날에 대하여> 노랫말 중 일부 발췌 |
47년 전, 이리역 폭발사고 그날을 기리는 창작 익산 판소리 익산치유와 도전愛날공연을 보며
익산 시민으로 익산의 상처를 보듬고 기리는 이들의 노고에 감사했다.
현재 '이리역 폭발사고' 관련 추모와 기림으론 유일한 공연이라 하니 더욱 그렇다.
익산치유와 도전愛날
1부는 ‘치유와 추모! 위로의 마음을 전하다’는 이다은 소리꾼의 소리와 다율민속국악단의 연주로 진행되었다.
#도전
익산치유와 도전愛날
도전은 어떤 뜻을 담고 있는 걸까?
그녀가 2020년에 발표한 창작 익산 판소리 <모현동이야기> 노랫말에서 그 의미를 찾아보면 어떨지.
조선시대 전주부 옥야현 관아가 있었던 유서 깊은 모현동은 1945년 8월 15일 해방의 그 날 이리읍 고현동으로 시작하여 1961년 모인동과 고현동을 통합하여 모현동이 되었고 철도가 놓이기 전 가장 먼저 도시가 형성된 곳으로 1977년 11월 11일 이리역 폭발사고 피해지역으로 역세권 가운데 가장 눈부시게 발전한 모현동을 살펴보는디
비옥한 농토가 있었던 옥야현을 철도가 동서를 가르고 연정통을 위시한 급격한 발전으로 흥청거리던 역 앞은 소비하는 곳으로 막대한 배설물을 끊임없이 쏟아내고 복개되지 않은 채 더러운 치부를 드러낸 하수도는 철도보다 더 분명하게 동서를 갈라놓으며 송학동 모현동을 지나 배산 쪽으로 흘러 갔고 역 뒤에 있는 모현동 살던 사람들 중 까대기로 지붕을 엮은 판자 집들이 언덕을 덮고 화장실도 없는 불편함을 견뎌야 했고 가끔 선탄을 훔치다 새카매진 사람들이 열차에서 날린 석탄가루로 온통 새카매진 동네에서 살았는디
그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이리 역 폭발사고 후 영세민 집단 이주지역으로 모여든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고 구시대의 아픔을 견디고 살아온 어르신들과 큰 못 있던 설내방죽 자리 일부에 설치된 에코르 아파트와 옛 옥야현이 있었던 곳에 자리 잡은 이편한세상 아파트 등 새로 지은 아파트와 주택에서 새 생명들이15,000세대 40,000며명의 주민으로 모여
서로서로 위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소통하며 맞이한 새 시대의 모현동은 온고지신 정신으로 아픈 곳을 치유하고 탄탄하게 다져진 새로 포장 된 아스팔트 위를 힘차게 걷고 뛰고 달릴 때 마다 새 역사가 탄생하는 내 사랑 모현동 모현동 만 만세라
출처/ 모현동이야기 전문 |
철도로, 더러운 하수도로 갈라졌던 새카만 동네 모현동이야기는 비단 모현동의 이야기만이 아니라는 것을 다 안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그림처럼 그린 모현동이야기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기자는 모현동이야기에서 말하는 온고지신 정신에서 익산 치유와 도전 愛 날의 도전을 보았다.
#교육
이다은 소리꾼은 2017년 세계 기네스 판소리 최장시간(9시간 20분) 기록 경신(13시간)을 위한
판소리 다섯 바탕 연창 공연 인증을 비롯, 2020년부터 익산어린이판소리합창단을 창단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2024년부터 판소리늘봄학교를 운영하며 어린이 교육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공연에 초청된 이 예쁜 꼬마 손님들이 그녀의 제자들이다.
#기획의도
익산치유와 도전愛날기획한 김광심 선생님의 기획 의도를 들어봤다.
"이 공연은 익산 시민 모두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도전하고 성취하시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판소리 보존과 현대화를 위해 이다은 소리꾼이 창작 익산 판소리를 작곡하여 발표하는 공연입니다,
익산의 슬픔, 아픔, 도전, 사랑이 공존하는 의미를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여러분들의 격려와 사랑으로 열리는 공연입니다.
의미와 의미로 가득 찬 이 공연에 함께 하신 공덕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별 하나 가슴에 심어 도전하고 성공하시길 간절히 기원하는 공연입니다."
#흰그늘
기자는 황석영 작가를 통해 판소리 여섯 바탕의 사설 집성자이신 신재효 선생님의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그는 우리문화의 정체성를 '그늘'이라 표현했다고 한다. 검은 그늘을 흔히 우리가 말하는 '한'이라고 한다면
흰그늘은 솟구치는 힘이라 했다. 흰그늘은 달밫에 널린 흰빨래와 같은 것이라 했다.
기자는 이다은 소리꾼의 창작 익산 판소리가 솟구치는 힘을 가진 흰그늘 같은 판소리로 판소리 현대화의 길잡이가 될 수 있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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