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의 도시 인천은

역동적인 역사를 간직한

근대문화의 산실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특히 중구와 동구는

발길 닿는 곳마다

시간 여행을 떠나게 하는

매력적인 도시인데요.

인천광역시교육청화도진도서관

인천을 중구와 동구를 배경으로 하는

문학작품을 읽고 마을 구석구석을 걸으며

인천 향토사와 문화에 대해 깊게 탐구하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2024년 마을탐방 프로그램

「작가와 함께 걷는 인천 길」

함께 걸어 보실까요!

작가와 함께 걷는 인천길

화도진도서관

저는 지난 5월 21일,

이순향 여행작가님과 함께

오정희 작가의 『중국인 거리』를 읽고

중구 일대를 걷는

두 번째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작품의 배경은 6·25전쟁 직후

인천의 중국인 거리로,

서울 태생인 오정희 작가가

마음속 고향으로 여기는

인천 차이나타운에서의 추억을

기반으로 쓴 성장소설입니다.

*성장소설이란,

주인공이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되기까지

자신의 인격을 완성해 가는

성장 과정을 그린 소설을 말합니다.

_출처: 국어사전

두 번째 인천길 탐방은

『중국인 거리』에 등장하는 장소를

소설 속 내용을 읊으며

가볍게 걷는 코스로 구성되었습니다.

<탐방코스>

인천역 → 축항선 → 대한제분 →

일본조계지 → 자유공원 → 인천시민애집

오전 9시, 이른 집결 시간에도

많은 분이 인천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참여해 주셨어요.

먼저 소설 속 주인공 ‘나’

입덧이 심한 어머니가 유일하게 먹은

싱싱한 굴과 조개를 사기 위해

달려갔던 하인천어시장의 흔적

찾아 걸었습니다.

인천역 뒤편과 대한제분 사이,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만석 우회고가교가 있던 일대

하인천어시장이 있었다는데요.

1975년 연안부두로 이전하면서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

하인천어시장의 추억을 뒤로하고

다음 장소로 향했습니다.

인천제8부두 건너편

작은 어촌마을이 남아 있는데요.

무수히 많은 화분과

생선을 말리는 어망이 주렁주렁 걸린

따뜻하고 포근한 마을이었습니다.

이번엔 소설 속 아이들이

배고픔을 달랬던

대한제분을 찾았습니다.

경비 아저씨가 자리를 비운 틈에

몰래 들어가 멍석 위에 놓고 말리는

밀을 훔쳐 먹으며

배고픔을 달랬던 아이들.

전쟁 후 모든 것이 폐허가 되어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배를 곯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밀을 입에 넣고

씹으면 껌처럼 됐다고 해요.

탐방을 안내해 주는

이순향 작가님이 밀을 준비해 오셔서

입에 털어 넣고 물과 함께 섞으며

꼭꼭 씹어 보았는데요.

정말 신기하게 풍선까지 불리는

껌이 되더라고요.

이번엔 폐허 속 아이들의

놀이터로 등장하는

축항선과 철로를 찾아 걸었습니다.

아시아 최대 곡물창고였던

상상플랫폼이 있는

인천제8부두에 도착했는데요.

1959년 축항선이 개통되어

석탄과 건축 자재들을

전국 각지로 수송했던 곳으로

소설 속 첫 시작을 알리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철로는 현재 폐쇄되어

철조망으로 가려져 있었는데요.

작가님이 출력해 온 지도를 보며

철로를 따라 운행했던

열차가 다닌 구간을 확인했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서양 종교가 첫발을 디뎠던

첫 선교 수녀 도착지 기념비가 있습니다.

소설 속에서 어머니를 잃은 제니가

성당 보육원을 가게 되는데

그곳이 바로 답동성당이었습니다.

실제로도 1950년대 말

답동성당은 보육원을 운영하였는데,

꽤 많은 혼혈 고아들이 맡겨졌다고 합니다.

아픈 상처를 지닌 인천의 아이들을

돌보고 위로했던 곳이

바로 답동성당이었던 셈이었죠.

제물포항에서 선교사들이 들어온 경로와

소설 속 이야기를 적절하게 섞어

그간 잘 알지 못했던

인천의 역사를 들려주셨습니다.

미군기지 내 테니스코트가 있었던

인천 하버파크호텔을 지나

일제 강점기 노동자들의 휴식처였던

마루보시사택의 흔적을 찾아

인천여자상업고등학교 인근까지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으면 걸었습니다.

인천신흥초등학교

실제 오정희 작가가 2학년부터

5학년까지 다녔던 학교로

작가로서의 꿈이 시작된

이기도 합니다.

그 일화를 살짝 들려드리면,

국민학교 3학년 때 백일장에 나가

특선을 받게 됐는데요.

당시 담임 선생님이

글을 잘 쓴다며 칭찬을 많이 해주셨고

이는 소설가의 꿈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죠.

어린 정희에게 선생님의 칭찬은

글을 쓰는 원동력이었습니다.

개항장거리를 따라

중구청을 지나 도착한 곳은

오정희 작가의 유년 시절 추억을

간직한 집이었는데요.

현재는 복림원이라는

중식당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번엔 소설 속 ‘나’와 친구들이

자유공원을 가기 위해 올랐던

청일조계지 경계계단을 오르며

아이들의 흔적 따라가 보았습니다.

비록 먹을 것이 없어 배를 곯는

힘든 시절이었지만,

그 속에서도 아이들은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었습니다.

이번 탐방의 도착지는

인천 시민애집이었는데요.

인천길을 타박타박 걸으며 들었던

소설 속 이야기를 되새겨 보고,

내 마음속의 고향은 어디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정희 작가

“태어나 태를 묻은 곳이 아닐지라도

마음 깊숙한 곳에서

언제나 그리운 그곳이 고향이 아닐까”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마음을 달래고 싶을 때

찾는 곳이 있나요?

오늘 소개한 인천길을 따라 걸으며

잊고 있던 내 추억의 공간,

나의 꿈을 떠올려 보면 좋겠습니다.

작가와 함께 걷는 인천길에

참여하지 못해 아쉬우신가요.

그렇다면 10월 14일 이설야 시인과

인천 동구를 노래한 시편을 읽고

배다리 일대를 구석구석 걷는

마지막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세요.

9월 19일부터

화도진도서관 홈페이지

온라인 수강신청 페이지에서

프로그램 참여자를 모집합니다.

문학 속에서 만나는 인천의 흔적을

눈과 마음에 가득 담아 보세요!

<화도진도서관>

※ 본 게시글은 제12기 인천시 SNS 서포터즈 조연희 님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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