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거제]겹겹이 쌓인 시간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평화, 거제 옥포대첩기념공원

"전라좌도 수군절도사 신 이, 삼가 적을 쳐서 무찌른 일로 아룁니다. “

동아시아 국제전쟁(임진왜란) 당시 최초의 승전보(옥포대첩)를 조선 조정에 올린 이순신 장군의 보고서(玉浦破倭兵狀·옥포파왜병장) 첫 구절입니다. 이순신 함대의 첫 출전 첫 해전이었던 거제 옥포 해전을 승리로 이끈 배경과 자연환경을 둘러보기 좋은 곳이 거제 옥포해전기념공원입니다.

옥포 국가산업단지의 골리앗 같은 조선소들의 거대한 덩치들을 벗어나 장목면으로, 거가대교 쪽으로 향하다 팔랑포로 가는 바닷가가 나옵니다. 굽이굽이 해안 길을 따라가면 옛 대우조선소(현 한화오션)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옥포대첩기념공원이 나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푸른 하늘의 맑은 기운이 기분 좋게 우리를 감쌉니다. 아늑하고 평화로운 공원 어디를 먼저 걸어도 좋지만 우리는 기념관으로 향했습니다.

들어서면 큰 북(大鼓)이 우리를 먼저 반깁니다. 출전을 알리는 북소리가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는 듯합니다.

이순신 장군의 초상화를 뒤로하고 2층으로 성큼성큼 올라가면 격렬했던 옥포해전의 현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그림들이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붙잡습니다.

본격적으로 전시실에 들어서면 전쟁에 관한 간략한 상황 등이 우리에게 당시로 시간여행 떠나게 합니다. 조선 수군의 주력 함대인 판옥선과 거북선 반으로 자른 모형은 2층 구조의 거북선 등을 쉽게 알려줍니다.

2층 전시실을 나와 3층으로 올라갑니다. 2층이 전쟁 전반에 관한 전시 위주였다면 3층은 옥포대첩에 주안점을 둔 곳입니다.

첫 키스처럼 강렬하게 남는 해전 첫 전투와 첫 승리. 당시 조선군 누구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본 수군을 무찌른 옥포대첩. 이순신 장군이나 휘하 장병들도 최초의 실전(實戰)이었기에 긴장하고 다소 두려웠던 장병들에게 “경거망동하지 말고 침착하게 태산같이 무겁게 행동하라! (勿令妄動 靜重如山·물령망동 정중여산)”이라는 작전 명령 1호가 하달되었을 겁니다.

옥포해전에서 일본 수군 30여 척을 기습하여 26척을 불태워 없애고 일본군 4천여 명을 살상했으나 아군은 부상 1명 이외 피해가 없는 놀라운 전과를 올렸습니다.

첫 해전의 승리는 이후 조선 수군의 이정표가 됩니다. 옥포해전의 압승은 조선 수군의 자신감을, 적에게는 이순신 함대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는 계기였습니다.

기념관에서 나름의 공부를 열심히 하고 옆에 있는 사당인 ‘효충사’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사당 앞 동백들이 장군과 장병을 향한 우리의 마음인 양 붉디붉게 치었습니다.

사당에서 예를 오리고 나왔습니다. 등 뒤의 아늑한 풍경이 밀려옵니다.

산책하듯 주위를 걷습니다. 평화롭습니다. 공원 곳곳에 쉬어가라 유혹하는 쉼터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시간 여유를 누리기 좋습니다. 빙수처럼 시원한 하얀빛의 싸리나무꽃 사이를 지나자, 옥 포루가 나옵니다.

옥포루 뒤편에 높이 30m의 옥포대첩 기념탑이 있습니다. 탑으로 향했습니다. 그날의, 승리의 함성이 밀려옵니다.

탑 주위를 걷습니다. 곱게 빻은 듯한 햇살이 따뜻하게 우리에게 쏟아집니다. 누각에 올라 파노라마 같은 풍광을 꾹꾹 눌러 담습니다.

‘나라를 지키겠다’라는 일념으로 이순신 장군과 하나 되어 용감무쌍하게 싸운 이름 없는 영웅들이 있어 오늘 우리 여기에서 평화를 맘껏 누립니다. 겹겹이 쌓인 시간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평화입니다.

옥포대첩기념공원

✅주소 : 경남 거제시 팔랑포2길 87

⏰️관람 시간 : 09:00~18:00(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 주차료 : 무료

📞문의 전화 : 055-639-8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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