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때가

빠른 때

전북상록풍선아트봉사단

평균연령 70대 초반. 전북상록풍선아트봉사단은 황혼의 나이에 동심(童心)을 불러일으킨다. 퇴직 후 취미로 배운 풍선아트로 사람들을 아이처럼 즐겁게 만드는 마법을 부린다. 어두운 마음을 알록달록 풍선처럼 물들이고 두둥실 떠오르게 한다. 마술과 노래, 악기 연주 등을 곁들인 풍성한 레퍼토리로 즐거움을 더한다.


나 홀로 취미, 다 함께 봉사로

봉사단은 풍선아트와 마술로 누군가를 돕는다. 단원 모두 풍선아트 자격증을 소지한 실력자들이다. 시작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공무원연금공단 전북지부에서 진행한 퇴직자 대상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이 뜻을 모았다.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활동적인 단원들이 주축이 됐다. 초등학교 교사로 40년간 근무하다 퇴직한 기노신 단장은 처음으로 봉사 활동을 한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창밖을 보며 한없이 눈물을 뚝뚝 흘리던 할머니가 잊히지 않는다”며 그분들 마음에 위안을 주고 싶었다고 한다.

유튜브로 새롭게 익힌 풍선아트 기술을 단원들에게 지도하면서 역량 강화에도 힘쓴다. 자신이 가르친 단원들이 월등한 실력을 보일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관객이 즐거우면 나도 즐거워

풍선 장식으로 공간에 활기를 더하고 다 함께 노래 부르기, 옛날이야기 들려주기, 풍선 만들기를 진행한다. 복지관, 어린이병원, 아동센터 등 활동 영역을 넓혔는데 요양병원에 갈 때면 더 마음이 쓰인다.

나이 드신 부모님 혹은 내 앞날이라는 생각에 애틋해진다. 함께 웃고 노래하면서 이 시간만큼은 즐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이크를 건네면 쑥스러운 듯 거절하다가도 이내 흥을 발산하는 관객들 덕분에 힘이 난다.

올해 여든다섯 살로 봉사단 최고령인 이창운 회원은 공연하며 주고받는 좋은 기운 덕에 활동을 멈출 수 없단다. 소소한 즐거움을 건네면서 또 다른 기쁨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뒤늦게 익힌 기술로 누군가를 기쁘게 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단원들. 그 재미에 빠져서 손이 무뎌지지 않도록 매일 새로운 창작물을 만든다.

봉사하기 늦은 때란 없어

뭐든 꾸준히 하기가 어려운 법이다. 봉사단은 그 어려운 걸 해냈다. 2020년까지 요양병원 8개소와 주간보호센터 5개소를 찾았다. 코로나19로 방문이 어려워지자 집에서 공연하고 ZOOM(줌)으로 전달했다. 2023년 이후에는 지역아동센터와 경로당, 지역축제 등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갔다.

올해부터는 지역축제나 여러 행사에서 홍보 부스를 운영하고 무대 장식도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단원들이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노인상을 보여주고자 한다. SNS 활동을 활성화해서 참가자도 모집할 예정이다. 더 많은 사람이 봉사의 즐거움을 느낄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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