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전
오늘도 쓰는 우리 갓 - (주)샤뽀 조현종 대표
전통에 현대를 둘러
샤뽀 조현종 대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한류 콘텐츠가 위상을 떨치며 공식처럼 자리 잡은 글귀다. 모자 전문업체 (주)샤뽀 조현종 대표는 전통 모자로 이 글귀에 힘을 실었다.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에서 주목받은 ‘1초 갓’이 그 주인공이다.
우리 것의 가치
조현종 대표보다 ‘조 박사’라는 표현이 익숙하다. 우리나라 모자 산업을 진정성 있게 연구했고 이를 토대로 대외 활동을 펼친 덕분이다. 2002년 아내인 셜리천 씨가 운영하던 (주)샤뽀에 합류해 급속한 성장을 이뤄낸 뒤 상품성보다 콘텐츠에 주목해 왔다. 이후 우리나라 모자 역사를 보여줄 통합 기구의 필요성을 느꼈고 2008년부터 2년간 준비해 고향인 전주에 모자 박물관을 열었다.
개관에 앞서 세계 각국 박물관을 찾아다니며 중요한 건 ‘우리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통문화를 보여주는 공간을 만들기로 한 것. 그때부터 갓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역사 자료를 살피고 전문가도 찾아 나섰다. 알면 알수록 매력적이었다.
아름답고 쓰임새 있는 갓
갓은 원과 원통으로 이뤄졌다. 조 대표는 “모든 물체가 완벽하게 똑같은 중력을 받을 때 만들어지는 원이야말로 아름다움의 근원”이라고 강조했다. 밑 둘레 밖으로 둥글넓적하게 두른 양태(갓의 테두리)부터 그 안의 큰 원과 기둥이 되는 작은 원까지 모두 심미적인 부분을 담당한다고. 유려한 곡선이 자아내는 특별함은 세계 어느 나라 모자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의미도 빼놓을 수 없다. 양반이라는 신분을 드러내는 장치이자 올곧은 선비 정신의 상징이었다. 자세가 틀어지면 모자도 틀어졌기에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 주는 도구로써 선비 정신을 만들어준 셈이다.
내용을 알고 나니 허투루 만들 수 없었다. 아름다운 형태와 깊은 의미를 잃지 않으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꼬박 3년이 걸렸다. 원터치 텐트 원리를 적용해 양쪽 끝을 잡고 비틀듯 접고 펴는 방식으로 휴대성을 더했다. 1초 만에 펴지고 가격까지 적당한 ‘1초 갓’이 탄생한 순간이다.
누구나 언제든 쓰고 다니도록
지난해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1초 갓’의 데뷔 무대였다. 국가무형유산 제4호 갓일(입자장) 보유자 박창영 장인의 시연을 더해 관심을 제대로 끌었다. 미국과 캐나다, 폴란드 등에서 온 바이어와 수출 이야기가 오간 지 하루 이틀 새 계약이 체결됐다.
편리하되 가치를 훼손하지 않은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섰다. 선물하기도 좋고 집 안에 전시하기에도 손색없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6억 원의 수익을 올리며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다.
조 대표는 해외에서 성과를 얻기보다 국내에서 가치를 인정받길 바란다. 삼일절이나 광복절을 비롯해 국가적 행사에 누구나 갓을 쓰고 거리를 거니는 갓 잔치가 벌어질 날을 기대한다고.
루이엘모자박물관
◆ 전주시 완산구 전동성당길 8
◆ 운영시간:10:00~18:00
매주 월·화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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