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진하해수욕장 속으로
폐장일인 8월 31일, 파도가 넘실거리는 진하해수욕장을 찾았습니다.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여전히 뜨거운 여름 태양 아래 시원한 바닷물에 몸을 던지는 피서객들로 북적거리고 있었습니다.
진하해수욕장은 부산광역시 기장군과 맞닿아 있는 울산의 남단부의 울주군 서생면 진하리에 있습니다.
해가 가장 일찍 뜨는 일출 명소 간절곶과 가깝습니다.
1974년에 처음 개장한 울산에서 제일 큰 해수욕장입니다. 바다 수심이 얕고 백사장이 넓으며 바닷물이 깨끗해 피서지로 최고입니다.
울산의 속살을 보는 기행을 위해 일부러 울산시청에서 715번 시내버스를 탔습니다.
진하해수욕장으로 가는 교통편은 율리에서 출발하는 405번, 태화강역에서 출발하는 705번을 타도 됩니다.
705번은 5시 40분 첫차로, 배차시간은 대략 40분에 한 대씩 있습니다.
KTX를 타면 태화강역에서 5004번 리무진버스를 타고 남창고등학교 앞에서 내려서 갈아타면 됩니다.
715번 버스는 공업탑과 울산대공원 동문을 거처 덕하역을 경유했습니다. 좁고 굽은 도로를 지나는데 아찔한 구간이 여럿이었습니다.
청량, 덕신, 남창, 온양을 지나오는데 시골풍이 물씬 풍겼습니다.
남창천에서 열리는 축제도 볼거리였고, 아슬아슬하게 달리는 버스가 술마를 지나자 농촌 풍경이 펼쳐집니다.
1시간 넘게 달린 715번 버스를 진하해수욕장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내렸습니다.
해수욕장이 가까워지자 근처에 임진왜란 때 왜군이 축성한 서생포성(사적 제54호)을 비롯해 신라 시대 성터인 숙마성지, 시길곶 봉수대, 신석기시대의 고인돌 등이 있다는 문화유적지 안내문이 스쳐 가는데 다시 방문하라고 유혹했습니다.
5분 정도 걸어가니 진하해수욕장이 나왔고, ‘JINHA’라 쓴 영문 조형물이 이국적 이미지를 풍겼습니다.
6월 28일 개장한 해수욕장은 8월 31일 오늘 폐장일이라 했습니다.
운영 기간 내에는 파라솔, 튜브, 구명조끼, 샤워장 등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쉴 곳, 머물 곳, 즐길 곳의 요소를 갖춰 찾는 이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유사 이래 기록적인 폭염을 쏟았던 여름 무더위를 식혀 주었던 전국 286개 대부분의 해수욕장이 문을 닫았습니다.
울산에는 일산해수욕장과 함께 2개지만 강원도는 95개입니다. 늦더위로 바다를 찾는 피서객은 여전하지 싶습니다.
진하해수욕장은 개장 기간에는 개장식을 비롯해 7월 26~27일 진하 해변축제, 8월 3~4일 울주 해양레포츠 대축전, 8월 10일 서머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가 매년 개최되고 있습니다.
특히 9월 3일 4일 열린 서핑 클래스와 해변 ATV 오토바이 체험 등 참여 행사를 필두로 울주 해양레포츠 대축전은 생존 수영, 아쿠아슬론 전국 대회가 함께 진행되어 재미와 풍성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바다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구속되고 싶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 길들이기를 거부하는 야성의 바다를 바라보며 걷습니다.
백사장을 맨발로 걷는 것은 바닷물에 가득한 음이온이 몸에 흡수돼 어싱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했습니다.
이는 맨발 걷기 운동 중에서도 건강 증진 효과가 높아 슈퍼 어싱으로 불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동해의 검푸른 파도를 피해 북으로 살짝 비켜 앉은 지형 덕분에 큰 파도도 엉거주춤 쉬어가고 있었습니다.
자연계 중에서도 가장 신비스러운 공간인 바다는 생명의 근원이요, 영적 신비이며 영원성이지 싶습니다.
삶에 회의가 오면 밀려오는 포말로 응답합니다. 사랑에 아파하면 퍼렇게 멍든 가슴을 헤쳐 보이며 달래줍니다.
그리움은 수평선이 종교처럼 달래줍니다.
고운 백사장이 약 2km에 뻗쳐있으며, 수온이 적당해 피서지로서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2023년 이곳에 전국에서 찾아온 피서객들 106만 명으로 명성을 얻었던 장소입니다.
해변 길이가 긴 편이고, 해안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가볍게 걷기 좋은 해수욕장이기도 합니다.
모래사장 바깥쪽에는 해송이 있고 그 사이로 나무 데크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파도와 바람이 좋아 해양레포츠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형형색색의 서핑보드가 바다 위를 수놓고 윈드서퍼와 카이트 서퍼들이 바다 위를 질주합니다.
파도를 가르는 레포츠 행렬을 보는 것만으로 덩달아 시원해집니다.
해수욕장 운영 기간에는 수상 레저 이용 구간과 유영 구간을 분리 운영하기 때문에 레포츠 체험객과 해수욕 인파가 서로 방해받지 않고 안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팔각정의 모습이 풍만합니다. 폐장을 앞두고 있어 뭔가 아쉬움이 많은가 봅니다.
명선교로 건너가는 연륙교는 밀물 때라 건너갈 수가 없었습니다.
섬이 해변에서 멀지 않고 썰물 때면 ‘모세의 기적’처럼 길이 열려 걸어서 출입할 수 있는 곳입니다.
명선도 방문 시에는 물때를 확인해야 하며 야간 경관조명은 월요일과 기상 악화 시에는 운영하지 않습니다.
팔각정에서 바라본 명선도 풍경이 동양화 같습니다.
넘실대는 파도가 밀려왔다가 뒤돌아 가면서 쉬어가는 바다 위의 쉼표 같은 명선도가 압권입니다.
신선이 내려와 놀았던 섬이라 명선도(名仙島)라 했습니다.
사암 등의 중생대 퇴적암의 장방형 순상 지형으로 면적 5,576㎡, 고도는 약 10m이입니다.
수령이 약 50년 된 곰솔 군락과 후박나무 군락이 동서 쪽에 각각 형성되어 있습니다.
식물은 총 47종이 있는 이 섬에는 천연기념물 제65호인 동백나무 50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인근 온양의 목도 상록수림에서 2023년 4월 옮겨온 나무라 했습니다.
명선도 해안선은 다양한 모양의 암석과 파도가 어우러져 있어, 자연이 그려낸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2022년 ‘태양이 잠든 섬, 명선도’라는 주제로 야간 경관조명 시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오묘한 색감의 조명이 파도를 따라 일렁이고 산책로에는 몽환적인 불빛이 어른거리고, 바위 절벽 위로는 화려한 불빛이 폭포가 되어 흘러내린다고 했습니다.
울산의 자연경관과 문화적 유산을 대표하는 여러 곳 중에서 명선도도 일조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울산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지도 모릅니다.
울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해변을 따라 아기자기한 포토존이 설치돼 걷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드는 형태의 대형 조각품, 알록달록 채색된 팔각정 등이 있었습니다.
회야강 하구가 있는데 명선교가 있어 회야강을 건너 온산읍으로 건너갈 수 있게 해 놨습니다.
진하와 강양 두 마을의 결속의 다리, 화합의 장, 공동의 번영을 위해 설립한 이 다리를 건너면 하나가 된다고 했습니다.
길이 145m의 다리로 주민들을 위한 편의 시설이자 관광객을 위한 경관 명소입니다. 지역 원전 건설 지원금으로 건설한 사장교이자 인도교인 이 다리는 비상하는 한 쌍의 학을 형상화해 울주군의 발전과 미래상을 상징한다고 했습니다.
회야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 오르면 한쪽으로는 잔잔한 강이, 다른 한쪽으로는 웅장한 바다가 펼쳐져 이색적이었습니다.
울산의 일출 명소로 유명한 강양항에서 갓 잡아 온 멸치가 유명합니다.
최근 강양항 개발사업을 진행해 어선 86척을 수용할 수 있는 대피항으로 정비했습니다.
재난 상황 시 대피항 기능뿐만 아니라 평상시 어업 활동도 할 수 있는 물양장 형태로 조성했기 때문에 강양항을 이용하는 어민과 주민들에게 효율적인 어업기반 시설로 만들었습니다.
이제 내년을 기약하며 수많은 스토리텔링을 남기고 진하해수욕장은 휴식에 들어갈 것입니다.
울산에서 가장 큰 진하해수욕장 속은 번창의 용트림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번창을 기원합니다.
※ 해당 내용은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의 원고로 울산광역시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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