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도 온대성 기후대에 속한 한반도는 4계절이 뚜렷한 지역입니다.

동해안과 남해안의 경계 지역인 울산 역시 한반도에서 비교적 따뜻한 지역이라고 하나 사시사철 계절이 변하는 걸 울산 시민이라면 몸소 느끼며 살고 있을 텐데요. 그럼에도 겨울날 시린 북풍은 있을지언정 눈이 무척이나 적은 지역입니다.

이렇다 보니 한반도 다른 지역의 폭설 소식은 그저 뉴스로만 접하는 다른 나라의 소식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울산에도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요?

2025년 1월 8일 저녁 울산에도 공식적으로 적설량을 기록하였다(이미지 출처 - 기상청 홈페이지)

충청도, 전라도 지역으로 큰 눈이 내렸던 지난 1월 8일 저녁에는 울산에도 공식적인 적설량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눈이 거의 쌓이지 않고 살짝 흩날리는 정도로만 만족을 했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겨울철 울산에 살짝 눈이 내리거나 찬비가 내릴 때 울산의 가장 서쪽에 자리한 영남 알프스 자락은 제법 많은 눈이 내립니다.

일주문을 지나 석남사로 가는 길

이러다 보니 겨울철 울산 도심에 눈발이 날리거나 차디찬 비가 내리는 날이면 개인적으로 영남 알프스로 눈을 만나러 가는데요.

영남 알프스 자락에 위치하면서 접근성이 좋은 울주군 석남사로 가까워질수록 도심 속 찬비가 점점 눈으로 변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지요.

사찰로 가까워질수록 눈발이 굵어진다

일주문을 지나 가을철 단풍이 아름다운 숲길을 걸어 갈수록 조금씩 흩날리던 눈발이 점점 굵어지더니 사찰 앞에 도착하면 어느새 함박눈으로 변하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겨울 눈 내린 석남사

겨울 석남사

눈 내린 울주군 석남사

펑펑 내리는 눈을 맞으며 경내는 어떠한 모습일까, 궁금해하며 한 발 한 발 계단을 오르다 이윽고 대웅전 앞에 서면 겨울철엔 여기가 극락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보물 제369호 석남사 승탑

전국의 특별시와 광역시 중에서 면적으로는 인천광역시 다음으로 두 번째로 넓은 지역이 울산광역시입니다.

이렇게 넓은 면적임에도 국가 문화재인 '국보'나 '보물'이 그리 많지 않은데요.

울산의 총 8 개의 보물 중 하나인 석남사 승탑이 석남사 뒤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눈 내리는 날 석남사를 찾았는데 보물도 만나고 가야겠죠?

대웅전 뒤를 돌아 순백의 승탑을 찾아 내리는 눈을 맞으며 홀로 탑돌이를 하는 호사로 누려보고요.

승탑에서 바라본 겨울 눈 내린 석남사

대웅전 뒤편 승탑 위치가 조금 높다 보니 이곳에 서면 석남사 가람의 구석구석 모습을 살필 수 있다지요.

석남사 뒤편으로 새하얀 가지산 모습까지 시선이 이어집니다.

탑돌이를 하고 다시 대웅전입니다.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으로 풍경 소리가 산사를 가득 메우는 동안 말 스님은 말없이 조용히 눈 위로 길을 내고 있었습니다.

함양 울산고속도로가 생기면서 '국립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 접근성이 좋아졌다

자, 이번에는 '국립 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이하 '신불산 자연휴양림'으로 표기)입니다.

울산, 밀양, 양산 경계에 위치한 신불산 자연휴양림은 울산 지역 영남알프스 중에서 가장 오지에 위치한 지역인데요.

함양 울산고속도로가 개통하기 전에는 겨울철 눈이 내리면 울산에서 신불산 자연휴양림으로 가는 배내골 고갯길이 통제가 되는 탓에 설경 보기가 쉽지 않았던 장소입니다.

2020년 12월에 밀양까지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눈 내리는 날에도 도심에서 정말 편하게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겨울 신불산 자연휴양림

석남사가 울산에서 가지산 가는 길에 위치해 있는 반면 신불산 자연 휴양림은 신불산 안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덕분에 영남 알프스 지역 중에서도 가장 눈이 많은 지역 중 하나입니다.

휴양림 입구에서 파래소 폭포까지는 접근이 쉽다

파래소 폭포 가는 길

일반인들이 신불산 자연휴양림을 찾는 많은 이유 중 하나가 휴양림 안에 위치한 '파래소 폭포'를 보고자 함일 텐데요.

지금은 울산 12경에서 제외되었지만 이전에는 울산 12경 중 하나로 울산을 대표하는 풍경이 바로 '파래소 폭포'이기도 했습니다.

간월산과 신불산 사이 협곡 끝에 위치하여 폭포 주위를 병풍처럼 둘러싼 산세가 그야말로 일품이지요.

그러니 눈 내린 파래소 폭포 풍경은 만나고 가야겠죠?

겨울 신불산 계곡

쉬엄쉬엄 파래소 폭포까지 가는 길.

강원도 어느 계곡 같으면 꽁꽁 얼어 버렸으련만 흐르는 물소리가 천지를 뒤덮어, 내리는 눈마저도 잠시 주춤하게 만듭니다.

겨울 파래소 폭포 가는 길

파래소 폭포에 가까이 갈수록 풍경은 점점 새하얗게 변합니다.

데크를 따라 계곡만 파래소 폭포다

이제 데크만 건너면 파래소 폭포입니다.

겨울 눈 내린 파래소 폭포

영남 알프스에서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파래소 폭포. 덕분에 웬만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아 기우제를 지냈던 장소.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면 바라는 소원이 이뤄진다 하여 '바래소'라 불렀던 곳.

개인적으로 단풍철 파래소 풍경을 좋아해서 늦가을 단풍이 절정일 무렵 자주 찾는 장소인데요.

폭포 주위로 알록달록 물든 풍경도 좋지만 눈 내린 새하얀 파래소 풍경이 일품인 것 같습니다.

또다시 눈 내리는 날 만날 걸 기약하며 몸과 마음에 풍경을 새기며 떠납니다.

※ 해당 내용은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의 원고로 울산광역시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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